▶ 산행 가이드 Mt. Hillyer
▶ 등산로 잘 다져져 걷기 편하고 길옆에는 잡목 숲 도처에 큰 바위… 한때 악명 높던 무법자 은신처로
Mt, Hillyer는 등산로가 잘 다져져 걷기에 편하고 사방에 푸르른 녹음이 있어 여름에는 무덥지 않다.
LA 인근의 산들을 찾다보면 가끔씩 예전에 도둑이나 악당들의 근거지로 이용된 사연을 가진 곳들을 만나게 되는데, 서부의 개척기에는 땅은 턱없이넓고 거친데다 인구는 아주 희박한 가운데 교통수단은 말이나 마차가 전부였을 테니, 무법자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그런시절이 당연히 있었을 것이겠다. LA의 뒷산격인 샌개브리엘 산맥에도 이러한 악당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황야의 무법자’ 스토리가 있으니, 오늘 소개할 Mt. Hillyer가 바로 그 곳이다. 즉, Tiburcio Vasquez라는 악명 높던 무법자가 이곳을 은신처로 삼아 활약한 바가 있는데, 1870년 당시에는 이곳은 세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지로서, 들고나기 용이한 은밀한 통로 BigTujunga Canyon이 있고 훔친 말들을 먹일 초지 Horse Flats가 있으며, 추격대의 공격을 받을 때는 도처에 큰 바위 무더기들이 산재해 있어 방어하기에좋은 난공불락의 천연요새 Mt. Hillyer가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가는 길-210 Fwy에서 La Canada의 2 Hwy East로 나가 27마일을 더 달린다. LA 한인타운에서는 40마일 지점이고 Hwy Mile Marker로는 50.6마일지점이 된다. Chilao Visitor Center라는도로 표지판이 길 오른쪽에 서 있고,입구는 왼쪽으로 있다.
입구에서 중심도로를 따라 거의 직진으로 0.7마일을 들어간다. UpperChilao라고 밝히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포장된 그리 넓지 않은 주차공간이 있는 곳에 ‘SilverMoccasin Trail’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주차증(adventurepass)을 차 안에 걸어놓는다.
■등산코스-안내판이 있는 곳에 북쪽으로 나있는 완만한 경사의 등산길이있다. 출발지점의 고도는 대략 5,100’로,대개는 7월에도 덥지 않고, 사방이 푸르른 녹음으로 공원 같은 편안한 느낌을준다. Horse Flats Campground까지 1마일이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다.
길바닥은 잘 다져진 흙으로 걷기에아주 편안하다. 길옆으로는 밀집된 잡목 숲이 싱그럽고, 가까이 또는 멀리Jeffrey Pine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공기도 향긋하다. 20여분을 걷다보면 표지판이 있는 Junction에 다다른다. 0.9마일을 온 것이다.
직진하면 Silver Moccasin Trail이 계속되는데, 우리는 왼쪽으로 0.1마일이라고 알려주는 Horse Flats Campground로 간다.
이곳엔 주차장도 있고, 말을 매어놓는데씀직한 철봉 구조물들도 보인다. 이곳이140년쯤의 옛날에 Tiburcio Vasquez와 그일당이, 훔쳐온 말을 어딘가에 되팔 때까지 숨겨 간직하던 곳이다.
Vasquez는 자기의 범죄행위를 매양‘캘리포니아를 멕시코 영토로 되돌리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고 천명하는 바람에,‘ Gringo’들에게는 희대의악당이지만, 많은 멕시코계 캘리포니안들에게는 통쾌한 영웅이 된다. 특히 그는 많은 여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데, 종국엔 여성에 대한 무절제한 집착이 그를 몰락케 한다.
왼쪽(서쪽)으로 나 있는 등산길이 Mt.
Hillyer Trail이고, Mt. Hillyer까지 2마일이라는 표지가 있다. 완만한 오름세로 이어지는 길옆으로, 아주 큰 화강암 돌들이, 멋지게 잘 자란 큰 Jeffrey Pine들과,부드럽고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변화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유독 예술성이 있는 이 산의 신령한 기운이, 장구한 세월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자신의 작품들을 자랑스레 펼쳐놓은, 특별한 2마일의 전시장임이 분명하다. ‘Bandido’ (무법자)Vasquez가 친구의 부인이자 자기의 애인인 Rosaria를 이곳으로 납치케 하여,같이 한 달여를 보냈다는데, 자기의 정인에게 이렇듯 로맨틱한 분위기를 보여 주려 했음일까?Mt. Hillyer의 정상(6,162’ )은 정상같지가 않다. 그저 널찍하고 평평한 느낌의 공터 같다. 공터의 정점이 다하고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직전의 왼쪽으로 역시 크고 둥근 바위덩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높은 바위에 오르면 바위의갈라진 틈 사이에 정상 등록부(summitregister)가 끼어져 있다. 바위 위에서 보이는 먼 산봉우리들(Wilson, San Gabriel,Strawberry, Josephine, Fox, Condor,Pacifico etc)을 보면서, 어설픈 소감이나마 몇 마디를 내 멋에 겨워 한글로 남겨도 뭐랄 사람은 없다.
배가 출출하다면, 여기가 도시락을여는 곳이 되겠다. 푹 쉬며 주변의 경관을 즐긴 뒤, 온 길로 되돌아가도 좋을 것이다(이 경우는 왕복 6마일, 순 등반고도 1,000’쯤의 산행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북동쪽으로 살짝 굽어지는길을 따라 앞으로 간다. 주변의 멋진경치를 보며 가벼운 내리막 또는 평지로 이어지는 1마일은 쾌적하기만 하다.
이 구간에서는 길옆으로 아주 무성하게 자라 있는 어른 키 높이의 식물군락이 확연히 눈에 띈다.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독초이다. Poodle-dog Bush가 그 이름인데, 식물의 밑동 부분 1’ 정도가 복슬복슬한 털 강아지의 다리를 닮았다. 검게말라붙은 잎들이다. 산불이 난 곳에 번성한다고 한다. 지금은 꽃이 다 시들었지만, 5~6월에는 보랏빛 향기로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만지고 싶은 충동을 제어키 어렵다.
이윽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에 닿는다. Rosenita Saddle이라는 안내판이있다. 지명에 담긴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Vasquez와 금지된 사랑을 뜨겁게나눈 정열의 여인 Rosaria를 기념하기위한 이름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곧 Santa Clara Divide Road를 만나면, 오른쪽 길을 택한다. 머잖아 HorseFlats Campground 쪽을 안내하는 Sign이 나온다. 우측으로 길을 잡아 걷다보면, 산을 오를 때 지났던 Horse FlatsCampground 지점에 닿는다.
다시 아까 올라왔던 Silver MoccasinTrail을 되짚어 0.9마일을 내려가면, 처음의 출발점에 도달된다. 부채 모양으로 8마일의 상쾌한 산행을 마친 것이다. 대략 4시간을 잡으면 충분할 듯하다. 2 Hwy를 운전할 때는 특히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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