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학년 대상]
김선우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존경이란 무엇일까? 존경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로 그 존경하는 분과 비슷해지고 싶고, 그 사람이 나 자신 보다 더 위대하고, 더 놓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들은 많다. 마틴 루터 킹, 링컨, 안중근, 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들려고 죽을힘을 쓴 인물 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나의 어머니다.
약 30년 전, 어머니는 아버지와 한국에서 결혼한 후, 바로 화학공부를 하러 미국으로 왔다. 그런데 어머니는 곧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한 1년 후 내 형이 태어났다. 그 때, 어머니는 아주 곤란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학교를 계속 다니고 공부를 다시 할까? 아니면 집에서 아들을 키울까? 어머니의 꿈은 그 당시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고, 지금까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산 분이셨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렇게 생각을 하셨다.
“선생님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내 아들을 최대한 사랑해 주고, 정성을 다해 키울 수 있는 사랑은 오직 나 한 명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찢어지는 심장으로 꿈을 버렸다.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빠졌다면, 어떤 길을 골랐을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인생과 꿈을 버리는 일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아주 존경 받아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5년 전, 내가 태어났다. 부모님은 엄청 기뻐하셨고, 내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그랬다. 어머니는 정말 온 힘을 다 써서 나를 키워 주셨다. 매일 밤마다 동화책을 읽으면서 손가락으로 글을 따라 찍었다. 매일매일 이 짓을 하니, 손가락이 안 아플 리가 있을까? 그래도 어머님은 팔과 손의 고통을 무시하고, 내가 즐거워 할 수 있게 웃으면서 책을 읽어 주셨다. 자신이 아파가면서도 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어머니를 존경 안 할 수가 없다.
아기들이 우는 이유는 무엇이 필요해서 운다고 한다. 배가 고프고, 졸리고, 장난감이 가지고 싶고, 등등 이유로 운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나는 이기일 때 한 번도 운 적이 없다. 그런 바로 어머니가 매일 24시간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혹시나 조금이라도 불편할까봐 언제나 나의 곁에 있어 주셨다. 주무실 때도 새벽에 일어나서 내가 잘 있는지 자주 확인했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살았다.
한 유치원 때 일어났던 일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반에서 “우리 가족”을 주제해서 그리는 것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다 아빠부터 그렸지만 나는 엄마를 먼저 그렸다. 선생님은 내 그림을 보고 “와, 네 아빠는 참 머리가 기시네!”라고 말씀 하셨다. 내가 선생님께 설명을 해 드리니까 선생님은 참 놀래셨다. 집, 그리고 과정의 리더는 아버지가 아닌가? 하지만 나의 어린 마음속에서는 어머니가 최고였고, 가장 사랑했고, 가장 존경하였다.
이런 행복한 날들이 아쉽게도 계속되진 않았다. 클수록 나는 더 의기 만만해졌고, 내가 어머니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착각을 했다. 사춘기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자주 싸웠고, 한 13살부터 어머니와 매일 전쟁을 했다. 우리의 무기는 말과 행동이었고, 상대방이 약점을 보이면 짐승같이 공격했다. 유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는 것을 질색했다. 그래서 싸움은 시간이 많이 걸렸고, 아주 살벌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엄마, 사랑해”가 “엄마, 진짜 싫어”로 바뀌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어머니의 마음은 그럴 때 엄청나게 다쳤다는 느낌이 온다. 15년 동안 정성을 다해 키운 아들이 대들고, 엄마가 싫다고 고함을 지르니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을까? 하지만 내가 무슨 짓을 하던, 다음 날이 되면 어머니는 나를 웃으면서 깨워 주셨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나와 싸우면, 나는 그 사람을 쉽게 용서해주고, 사랑할 수 있을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는 싸울 때마다 어머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게 되고, 더욱 존경하게 된다.
나는 어제 아주 큰 사고를 겪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다가 나를 못 본 사람이 운전하다가 나를 쳤다. 내가 크게 다친 것을 무서워했던 운전사는 빨리 가 버렸다. 다행히 무릎과 손이 좀 까진 것으로 끝냈지만, 어머니는 아주 슬퍼하셨고, 엄청 화를 내셨다. 나는 어머니를 보고 아주 놀랐다. 다친 나는 별로 슬프지도 않고, 화도 안 냈지만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순간에 어머니는 나를 내 자신이 사랑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욱 사랑하시는 사실을 알았다.
어머니는 정말 존경을 받아야 할 분이시다. 형을 위해서 자기의 꿈과 자기가 30년 동안 했던 공부를 버리셨고, 자신의 팔과 손가락을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희생하셨다. 이런 것도 알면서 어머니와 싸우는 나를 어머니는 끝도 없이 용서해 준다. 그리고 나를 상상도 못할 만큼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어머니께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어머니, 자주 싸워서 죄송하고, 어머니 말씀을 안 들어서 죄송해요. 그리고 내가 무슨 짓을 하던 용서해 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어머니를 많이 싫다고 하지만, 저는 어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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