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일반인들의 경우 대체로 주택용어나 주택구조물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사전지식 없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바이어(Home Buyer)들은 외관과 시설의 모양, 그리고 장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주택구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다.
주택검사(Home Inspection)를 의뢰하는 바이어들의 스타일을 분석해 보면 좋은 사전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검사관(Home Inspector)에게 구체적인 장소와 특정 구조물의 철저한 검사를 주문하기도 하고 좀 더 사려 깊은 바이어들은 검사관에 앞서 결함이나 문제를 찾아내기도 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아주 적극적인 바이어들은 주택검사 내내 검사관과 함께 하며 궁금한 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기도 하기도 한다.
충분한 사전지식 없이 주택을 구입하고자하는 바이어들은 주택검사관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그리고 검사관이 검사하는 동안 자신은 홀로 집안 구조를 살피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검사관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의 차원이기도 하겠으나 이는 차후 검사결과 보고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검사 결과 보고서(Inspection Report)는 방대한 양의 내용과 아울러 전문적 용어와 표현을 많이 담고 있다. 따라서 검사 내내 검사관과 동행하며 사전 설명을 들은 바이어들은 보고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반면 그렇지 않은 바이어들은 당연히 보고서에 나열된 지적 사항들에 관한 이해와 판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물론 인스펙터들은 바이어들이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기는 하나 발견된 결함이나 문제의 설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문적 용어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작성된 보고서의 이해의 정도는 결국 바이어 몫이 되고 차후 주택구입 결정, 특히 가격조정의 기회가 있을시 가격결정에 아주 중요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종 구매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검사보고서에 언급된 지적사항에 관해 변호사의 판단과 조언이 따르기는 하나 가장 유익한 방법은 지적된 사항의 심각성에 관해 인스펙터의 의견을 청취하고 아울러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혹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주택을 구입했다면 차후 이를 수리하기 위한 비용은 고스란히 주택구입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로는 검사당일 검사가 가능하지 않는 항목에 대해 보고서에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겨울에는 에어컨의 작동여부를 검사할 수 없다. 화씨 60도 미만의 날씨에서 검사를 위해 강제로 작동시켰을 경우 에어컨의 핵심 부품중의 하나인 컴프레서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스펙터는 보고서에 검사불가 이유를 나열하게 되는데 이때 바이어는 이러한 사실을 셀러(Seller)에게 통보하고 60도 이상의 상온에서 정상작동하지 않을시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한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인스펙터가 종종 당면하는 애로사항 중의 하나는 적절한 검사가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로 집안 물건이나 집기들이 너절하게 꽉 차 있는 경우(Cluttered Condition)다. 특히 지하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곳은 인스펙터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장소이기도 하다. 누수현상, 터마이트 문제, 과도한 습기로 인한 곰팡이 문제, 균열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하실에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검사를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육안검사를 원칙으로 하는 인스펙션의 속성상 장애물을 치우면서 인스펙션을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당연히 검사보고서에 언급하게 된다.
한번은 검사보고서에 사진과 함께 지적되어 있는 석면문제를 간과한 바이어가 이미 구입 후 이를 알고 다급하게 전화를 해 온 적이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는 큰 문제로 셀러에 의해 이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 이들 석면은 과거에 거의 대부분이 보일러 온수 파이프라인의 단열제로 사용된바 있는데 제거시 발생하는 먼지 때문에 이사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주택검사보고서는 주택매매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주택에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한 검사결과를 나열하고 있고, 보고서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불찰로 인해 차후 발생하는 수리비용은 당연히 주택구매자의 몫이 된다. 셀러가 부담해야 할 수리비용을 바이어가 부담하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피땀 흘려 평생 모은 돈을 주고 구입하는 내 집인 만큼 검사보고서를 철저히 읽고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이해하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