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가주 주택시장은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주택거래가 한산해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11월 주택거래가 급증한 것. 11월 재판매 주택거래는 연간 대비로는 3년 만에 최고 수준인 약 52만채(연율 환산)를 기록했다. 이후 주택시장에서 셀러가 자취를 감추며 매물부족 사태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주택거래가 급증한 데는 주택처분 시기라고 판단한 셀러가 늘어난 이유로 볼 수도 있다. 주택가격 상투를 잡은 소유주들이 페이먼트 부담에 고심하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자 하나둘씩 집을 내놓기 시작했던 것이다. 올해 중에도 주택가격 변동추이를 살피다 집을 내놓는 셀러가 늘어날 전망이다.‘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 주택 보고서 시리즈 중 두번 째 순서로 지난해 변화된 셀러들의 유형에 대해 알아본다.
가격 천정부지 때 구입 페이먼트 부담 못 견뎌
셀러 평균 연령 37세, 8년만에 10년 젊어져
가주서 주택 판매 후 타주로 옮긴 비율 껑충
■ ‘이제 집 팔 때’, 생애 첫 판매 셀러 급증
지난해 생애 첫 주택구입 후 처음으로 주택을 처분한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주 주택시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처분한 셀러의 비율은 전체 셀러 중 약 57%로 절반을 넘었다. 2011년 생애 첫 주택판매자가 약 48%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생애 첫 주택을 처분한 비율도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주택구입 바람이 불었던 2007년 생애 첫 주택판매자 비율이 고작 약 15%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시장 침체기 끝자락에 이처럼 생애 첫 주택판매자가 급증한 것은 ‘페이먼트 부담’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최근 집을 처분한 셀러들 대부분은 주택가격이 천정부지였을 때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해 생애 첫 주택판매자 중 약 58%가 주택 보유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처분을 결정했다고 조사에서 답변했다.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이 힘들었다고 답변한 셀러가 많은 가운데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하기 위해, 또는 가구 소득이 줄어서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셀러도 많았다.
생애 첫 주택을 처분한 다른 이유로 주택가격 전망이 부정적이어서라고 답변한 셀러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향후 10년 내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셀러는 1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은 단기 전망일수록 강했다. 셀러 10 중 고작 1명꼴로 향후 5년래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러도 젊어져
지난해 가주 주택구입자의 연령이 크게 낮아진 것처럼 셀러들의 평균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가주 셀러의 중간 연령은 약 37세로 8년 에 무려 10세나 젊어졌다. 전국 셀러의 중간 연령층인 약 53세와 비교해도 매우 ‘어린 나이’다.
1960년 후반 이후에 출생한 이른바 ‘X’세대 및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가 첫 직장을 얻어 주택 구입 연령층에 진입한 ‘Y’세대를 대상으로 활발한 주택매매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Y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앞으로 셀러들의 연령은 더욱 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소수 인종 셀러의 비율은 2011년보다 조금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다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가주 셀러 중 소수 인종의 비율은 약 65%로 전년도(약 67%)보다 소폭 하락했다. 소수 인종 셀러 가운데 아시안의 비율이 약 27%로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 셀러도 약 26%로 매우 높았다. 흑인 셀러 비율은 2004년 약 6%에서 지난해 약 12%로 두 배나 늘었다. 반면 백인 셀러는 지난해 약 35%로 바이어 변화 유형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 ‘타주로 타주로’ 가주 탈출 러시
가주에서 주택을 처분한 뒤 가주에 다시 주택을 마련하기보다 타주로 이주하는 비율이 지난해 급증했다. 지난해 집을 처분한 가주 셀러 중 약 44%는 타주로 주거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고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04년도 셀러들의 타주 이주 비율보다도 약 40%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가주에서는 지난 20년간 해외에서 유입되는 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타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 셀러들의 가주 탈출 러시는 이와 무관치 않다. 연방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2001년 이후 가주를 떠난 인구는 무려 약 21만3,00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주를 떠난 인구는 대부분 플로리다,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에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독신, 여성 셀러 증가세
고소득, 독신, 여성 셀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이어의 변화 유형과 비슷하다. 지난해 가주 셀러 중 약 93%의 평균 가구소득이 연간 약 7만5,000달러 이상의 가주 주민 평균 소득의 2배를 넘었다. 셀러 중 약 63%의 평균 가구소득은 연간 약 10만달러 이상으로 고소득자로 분류된다.
독신 셀러의 비율은 2004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2004년 약 13%에 불과하던 독신 셀러의 비율은 지난해 약 53%로 크게 늘었다. 반면 기혼 셀러의 비율은 2003년 약 87%에서 지난해 약 47%를 기록하며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가주에서 여성 셀러들의 비율은 약 58%로 남성 셀러의 비율을 2007년(52%) 이후 해마다 앞지르고 있다.
■대부분 에이전트 통해 집 팔아
지난해 가주에서 집을 처분한 셀러 중 대다수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러 4명 중 3명은 에이전트를 통해 바이어를 찾는데 성공했고 셀러들은 평균 약 3.6명에 해당하는 에이전트를 만나본 뒤 리스팅 에이전트를 결정했다.
지난해 눈에 띄는 사항 중 하나는 집을 최종 처분할 때까지 에이전트를 교체한 셀러가 크게 늘었다는 점. 집을 파는 동안 에이전트를 바꿨던 셀러는 2011년 약 22%에서 지난해 44%로 증가했다. 특히 연령이 낮은 셀러 층에서 이같은 현상이 뚜렷했는데 Y세대 셀러 중 무려 약 70%는 에이전트 교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셀러들은 에이전트의 신속한 답변을 에이전트의 가장 중요한 자세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셀러 중 약 45%는 에이전트의 즉각적인 답변을 기대한다고 답변했으며 약 97%는 늦어도 1시간 내에 답변을 주기로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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