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굿 데이 투 다이 하드’ 브루스 윌리스
14일 개봉된 액션영화‘다이 하드’의 4번째 속편‘어 굿 데이 투 다이 하드’에서 뉴욕 형사 존 매클레인으로 나오는 민둥머리 브루스 윌리스(57)와의 인터뷰가 지난 2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윌리스는 진지한 표정 속에 시치미를 뚝 떼고 유머를 구사하면서 입 안에서 중얼거리는 식으로 질문에 대답했다. 매우 원기 왕성한 태도로 인터뷰를 즐기는 것 같았는데 싹싹하도록 상냥하기까지 했다. 인터뷰 후 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기자가 한국인이라고 밝히자 윌리스는“병헌 리와‘G.I. 조’ 속편(3월 9일 개봉)을 찍었는데 그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부다페스트에서
6주간 길 막고 촬영
한편으론 신났지
딸 셋이 벌써 20대
모두 훌륭하게 성장
막내는 작년에 낳아
‘다이 하드’ 시리즈는
내 가슴 따스한 부분
나 자신에게 도전
*영화 첫 부분의 모스크바 거리에서의 오랜 차 추격장면이 대단히 박력 있는데 컴퓨터 특수효과인가 아니면 얼마나 실제로 액션을 했는가.
- 존 모어 감독이 실제 액션을 주장해 특수효과는 별로 안 사용했다. 그 액션을 위해 6주간 부다페스트에서 촬영을 했는데 길을 막고 거리를 초고속으로 달리는 일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었다. 그러나 거리를 미친 듯이 달리는 것은 한편으로는 신났다.
*영화에서 당신은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아들에 대해 불평을 하면서도 그를 위해 액션을 하는데 당신과 실제 당신의 딸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 부모의 자식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다. 그것은 본능적인 행위다. 내 딸 탤룰라가 세 살이었을 때 내가 로마에서 촬영을 하다가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탤룰라가 “아빠, 집에 와”라고 말하기에 난 주말을 이용해 집으로 날아가 딸과 주말을 보내고 다시 로마로 돌아왔다. 그런 것이 자식 사랑이다.
*딸들은 잘 자랐는가.
- 작년에 낳은 막내 메이블을 제외하고 나머지 셋은 이제 다 20대다. 모두 훌륭한 여자들로 성장했다. 딸들은 다 윤리와 도덕감이 강하고 친절하고 겸손하며 또 똑똑하다. 난 더 이상 기쁠 수가 없다.
*이 영화가 ‘다이 하드’의 네 번째 속편인데 당신은 얼마나 더 작중인물을 재개발시킬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25년 간 다섯 번에 걸쳐 같은 인물의 역을 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처음에야 이럴 줄을 몰랐다. 지금 돌이켜 보건데 난 과거 전 4편 영화의 상세한 부분까지도 모두 기억한다. 사람들이 아직도 이 영화를 즐긴다는 것은 액션과 함께 늘 가족에 대한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의 얘기는 우리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소재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즐기도록 하려고 애쓰고 있다.
*당신 부인 에마 헤밍이 만든 당신에 관한 기록영화에서 에마는 “집에서는 내가 주인이지만 남편이 주인이라고 믿도록 내버려 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 말이 맞다. 난 늘 아내가 주인이라고 말하는데 왜냐하면 그녀가 나보다 훨씬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난 아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따른다. 난 그 누구보다도 아내의 의견을 가장 많이 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이 집에서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 메이블을 웃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과 아들 역을 맡은 자이 커트니의 화학작용이 아주 좋은데 당신은 실제로는 딸부자다. 만약 당신이 아들이 있다면 딸들과는 다른 관계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그렇게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딸들이 자기주장을 말하도록 키웠다. 이제 다 커서 너무 자기주장들을 모두 늘어놓아 탈이긴 하지만 난 그것이 좋다. 영화를 찍으면서 자이가 남자이나 자기주장이 강한 내 딸들과 같구나 하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당신은 족히 100여대의 차를 파괴하는데 당신과 차의 관계는.
- 난 차를 좋아하고 그것을 존경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난 오래되고 복구된 차를 좋아한다. 내 차들 중에도 복구한 것들이 있다. 당신 말처럼 영화에서 차가 이렇게 많이 파괴되기는 이번이 신기록일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 아들은 당신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존이라고 부르는데 당신의 딸들은 당신을 어떻게 부르는가.
- 브루스라고 부르진 않는다. “대드”나 “팝스”라고 부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대디-오’다.
*‘다이 하드’ 1편이 나온 1988년에 비하면 요즘은 액션영화에 컴퓨터 특수효과가 남발 되다시피 하는데 그것이 연기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 그 때도 특수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더 복잡해졌을 뿐이다. 그 땐 영화 찍기가 아주 간단했었다. 난 그저 감독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다. ‘다이 하드’에 나오는 재미는 진짜 현장에서 진짜 차를 타고 뒤집어지고 엎어지고 하는 것과 함께 여기서 저기로 뛰어내리는 것이다. 생계를 위한 수단치곤 재미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은 “난 지금 휴가 중이야”라는 말을 여러 번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휴식을 취하는가.
- 내가 휴가 장소를 물색한 뒤 가족과 함께 쉬는데 차와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곳을 선택한다.
*영화가 밸런타인스 데이에 나왔는데 데이트 영화라고 보는가.
- 좋은 데이트 영화다.
*영화의 폭력과 액션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가.
- 수많은 차가 부서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자동차 회사들을 위한 광고영화가 된 셈이다. 그러나 그것은 액션영화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것은 또 재미의 한 형태이기도 한데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다이 하드’는 재미로서의 폭력과 파괴와 죽음에 근접한 모방일 뿐이지 실제와는 다르다.
*1988년과 현재의 당신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 그 땐 얼굴에 주름이 없었다. 그러나 얼굴이 주름이 있어도 난 행복하다. 시간의 흐름이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난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산다. 옛날에는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하기 쉽지 않은 똑똑한 척하는 친구였는데 이젠 내 일만 하면서 나 자신을 지나치게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50대 중반에 아버지가 된 것과 첫 딸을 봤을 때와 큰 차이라도 있는가.
- 생각하는 것만큼 차이가 있진 않다. 지금 내가 어린 딸을 키우기가 쉬운 것은 내가 신체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이다. 이제 다 큰 딸들을 키울 때나 지금이나 딸들에 대한 사랑의 양은 같다. 아침에 일어나 메이블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은 행복하고 신나는 일이다.
*며칠 전 폭스사 스튜디오 벽에 당신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벽화가 공개됐는데 그 전에 벽화를 봤는가.
- 못 봤다. 충격적이요 영광이며 정말 멋있는 일이다. 폭스에 감사한다.
*당신의 새 부인 에마 헤밍(2009년 3월 결혼)에 대해 말해 달라.
- 아내는 한 때 모델이었다. 아내가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한 번 봐야 할 것이다. 아내는 현명하고 멋있고 또 좋은 엄마다. 매우 침착한 사람으로 난 아내를 무척 사랑한다.
*‘다이 하드’ 시리즈는 당신의 생애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가.
-‘다이 하드’는 내 가슴에 매우 따스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매 편을 거듭할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도전하고 있으며 또 나 자신과 경쟁을 한다. 그리고 매 번 보다 나은 연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매 편마다 모습이 다르고 또 다른 일을 하는 나를 보려고 여전히 팬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엄청나게 장한 일이다.
*영화의 폭력이 실제로 폭력을 조장한다는 말이 있는데.
- 난 그 말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내게 그런 예를 들어보라. 그것은 순전히 말하기 좋아서 하는 말일 뿐이다. 실제의 폭력은 영화의 폭력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실제 폭력은 병든 마음의 소산이다.
*사람들이 당신을 존 매클레인이라고 부르기라도 하는가.
- 그런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나와 사진을 찍고 나서 존 매클레인과 사진을 찍었다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기분 좋은 일이다.
*로맨틱 영화에는 언제 나올 것인가.
- 분명히 나오긴 한다. 사람들이 로맨틱 영화를 생각할 때 날 제일 먼저 선택할 것이지는 의문이나 난 그 역을 하기를 좋아한다. 보다 많은 로맨틱 영화에 나올 예정이다.
*과거를 돌아볼 때 현재의 무엇이 자랑스러운가.
- 난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한 영화도 꽤 있다. 단지 내가 할 말은 난 늘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요즘 2자가 붙은 속편에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다이 하드’의 다음 편을 만들 때만해도 속편이라는 말을 안 썼다. 그저 한 편 더 만들자고 했을 뿐이다. 숫자가 붙은 속편이 계속 나오는 것은 첫 편의 장사가 잘 됐기 때문이다. 여긴 장사위주의 마을 아닌가. 그런데 사실 난 ‘어 굿 데이 투 다이 하드’가 무슨 말인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당신은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인데도 액션영화에 많이 나와 특수효과에 당신의 연기가 가려지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칭찬 고맙다. 나는 대사를 말할 때 연기를 의식하지 않고 말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즉 말들이 각본 그대로를 따를 것이 아니라 입에 맞게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연기 할 때 가끔 대사와 달리 말을 할 때가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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