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하바’ 보울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짐 하바 감독과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잔 하바 감독이 다음달 3일 뉴올리언스 수퍼돔에서 벌어지는 수퍼보울 XLVII(47)에서 사상 처음으로 사령탑 형제대결을 펼치게 됐다. 20일 매사추세츠 팍스보로의 질레트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AFC 챔피언십게임에서 잔 하바 감독이 이끄는 레이븐스는 안방에서 절대 우세가 예상되던 디펜딩 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28-13으로 완파하고 12년 만에 수퍼보울 무대에 복귀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애틀랜타 조지아돔에서 벌어진 NFC 챔피언십게임에서는 잔의 동생인 짐 하바 감독이 이끄는 49ers가 전반 0-17 열세를 극복하고 탑시드 애틀랜타 팰콘스에 28-24로 역전승을 거둬 18년 만에 수퍼보울 진출권을 따냈다. 하바 형제가 이끈 두 팀은 이날 모두 뒤진 채 전반을 마쳤으나 후반들어 상위시드이자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지닌 상대를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틀어막으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사상 처음으로 사령탑 형제대결이 성사된 수퍼보울 XLVII(47)에서 도박사들은 일찌감치 동생인 짐이 이끄는 49ers의 5점차 우세를 점치고 나섰다.
NFC 결승 아우 짐의 49er, 탑시드 팰콘스에 28-24 대 역전승
AFC 결승 형 잔의 레이븐스, 패이트리어츠에 28-13 완승
◆AFC 결승; 레이븐스 28, 패이트리어츠 13
조 플락코가 페이튼 매닝(덴버 브롱코스)에 이어 탐 브레이디(패이트리어츠) 마저 무릎 꿇리며 레이븐스를 수퍼보울로 이끌었다. 지난주 매닝과 마찬가지로 당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꼽히는 브레이디도 안방에서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플락코를 꺾는데 실패했다. 플락코는 240야드 패싱을 기록하며 인터셉션 없이 후반에만 터치다운 패스 3개를 뽑아냈다.
반면 브레이디는 320야드 패싱을 기록했으나 터치다운 패스 1개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2개의 인터셉션을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브레이디는 생애 홈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해프타임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67전 전승행진을 이어왔으나 그 기록도 레이븐스의 스파이크에 짓밟히고 말았다.
이날 승리로 지난 2001년 구단 역사상 유일하게 나간 수퍼보울에서 MVP를 차지했던 레이븐스의 라인배커 레이 루이스는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를 수퍼보울 무대에서 마감하게 됐다. 루이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브레이디가 이끄는 리그 최강의 오펜스를 자랑하는 패이트리어츠는 이날 여러차례 레이븐스 진영 깊숙이 전진했으나 한 번을 제외하곤 모두 터치다운을 뽑아내는데 실패했고 결국 그 차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레이븐스는 이날 1쿼터에 먼저 패이트리어츠에 필드골을 내줬으나 2쿼터 초반 10번의 플레이로 90야드 드라이브를 만들어내며 레이 라이스의 2야드 TD런으로 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패이트리어츠는 곧바로 79야드 드라이브로 응수, 브레이디의 1야드 TD패스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전반 종료직전 25야드 필드골로 리드를 13-7로 벌렸으나 끝내 안방에서 전반 리드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레이븐스는 후반들어 디펜스가 인터셉션 2개와 펌블 1개 등 턴오버 3개를 뽑아내며 패이트리어츠 오펜스를 셧아웃시켰고 플락코는 안쿠안 볼든에 2개, 데니스 피타에 1개 등 3개의 TD 패스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NFC 결승; 49ers 28, 팰콘스 24
49ers가 적지에서 전반 0-17 열세를 극복하는 대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1995년 이후 18년만에 수퍼보울 무대에 복귀했다. 17점차 열세를 뒤집은 것은 NFC 결승 기록이다. 49ers는 다음달 3일 수퍼보울에서 승리하면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함께 수퍼보울 통산 6회 우승으로 최다우승 타이를 이루게 된다.
육상선수같은 파워 러싱으로 유명한 49ers 쿼터백 콜린 캐퍼닉은 이날 팰콘스 디펜스의 철저한 견제로 인해 단 2번의 러싱시도로 21야드 러싱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는 21개의 패스 중 16개를 성공시키는 정확한 어깨를 과시하며 233야드 패싱을 뽑아내 다시 한 번 뛸 줄만 아는 쿼터백이 아님을 입증했다. 팰콘스 디펜스는 캐퍼닉의 러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후방 수비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했고 49ers는 와이드리시버들은 물론 러닝백 프랭크 고어(90야드 2TD)와 라마이클 제임스(34야드, 1TD)등도 자유롭게 팰콘스 진영을 누비고 다닐 수 있었다.
이날 기세 좋게 출발한 팀은 팰콘스였다. 1쿼터에 쿼터백 맷 라이언이 훌리오 존스에 46야드 TD패스를 성공시키며 포문을 연 팰콘스는 필드골에 이어 2쿼터 존스가 20야드 TD패스를 잡아내 17-0으로 달아났다.
전열을 정비한 49ers는 2쿼터 중반부터 반격에 나서 제임스의 15야드 TD런과 버논 데이비스의 4야드 TD 리셉션으로 리드를 3점차(17-14)로 좁혔으나 팰콘스는 전반 종료 25초를 남기고 라이언이 토니 곤잘레스에 10야드 TD패스를 연결, 다시 24-14로 달아난 채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49ers는 3쿼터 고어의 5야드 런으로 TD를 뽑아 다시 3점차로 따라붙었고 4쿼터 8분23초를 남기고 고어가 9야드 TD런으로 마침내 28-24로 경기를 뒤집어 이날 첫 리드를 잡았다. 팰콘스는 이어진 반격에서 49ers의 10야드 라인까지 전진했으나 끝내 재역전 터치다운에 실패하고 무릎을 꿇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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