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인터뷰 `라스트 스탠드’셰리프 역 아놀드 슈워제네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갱들을 향해 샷건을 난사하고 있다.
오는 18일에 개봉될 액션영화‘라스트 스탠드’(The Last Stand)에서 도주하는 멕시칸 마약 카르텔 두목의 월경을 저지하는 애리조나주의 한 작은 마을의 셰리프로 할리웃에 컴백한 아놀드 슈워제네거(65)와의 인터뷰가 지난 5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영화는 한국의 김지운 감독의 할리웃 데뷔작으로 촬영도 한국 의 김지용이 했다. 노타이셔츠에 정장을 한 슈워제네거는 먼저“35년 전에 내게 신인상을 주고 그 뒤로도 계속해 나를 지원해준 할리웃 외신기자협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우린 다 같은 이민자들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들”이라고 액센트가 있는 저음으로 일장연설을 했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건장한 체구를 한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위트와 유머를 섞어 청산유수 식으로 질문에 답했는데 자신의 하녀와의 혼외정사에 대해서도 솔직히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정치인 노릇을 해서 그런지 언변이 아주 좋았는데 눈초리가 매서웠다.
김지운 감독은
비전 있고 정열적인 사람
그와 언제든 다시 작업
영화에서 폭력 사용
단지 재미 위한 것
‘폭력조장’은 넌센스
*지운 김 감독과 일한 경험은.
- 난 김지운이라고 부른다.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추라의 권유로 내 집에서 김지운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가 우리 영화의 감독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비전이 있고 정열적이며 매우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영어로 서로 소통하기가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장면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선 통역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 1주일 그와 함께 일한 뒤로 나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통역 없이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스턴트와 액션을 스스로 하면서 자신이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그와 다시 일할 용의가 있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배우와 촬영진과 함께 일하는 협력자다. 외국인 감독이 미국에서 일하려면 이런 태도가 가장 중요한데 그는 이에 곧 적응을 했다. 나는 그를 매우 좋아하며 앞으로 그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빈다. 그는 이 영화로 훌륭한 일을 해냈다.
*영화에서 당신은 은퇴를 원치 않는 셰리프로 나오는데 그가 65세에 화면에 컴백한 당신과 닮았다고 보는가.
- 난 일하면서 동시에 쉴 수 있다. 난 언제나 일을 하고 남을 돕고 또 무언가를 행하도록 배우면서 자랐다. 6시간 자고나서도 아직도 침대에 있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은퇴라는 것은 낭비다. 도대체 자기가 좋아하면서 일하는 것으로부터 왜 은퇴를 한단 말인가. 내 사전엔 은퇴란 없다. 우리는 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할리웃을 떠나 고향인 오스트리아에 가서 살 생각을 해 봤는가.
- 했지만 잠깐 뿐이다. 나는 이곳에서의 삶을 사랑한다. 비록 미국이 현재 다소 어려운 형편에 있긴 하나 내게 있어 미국은 여전히 위대한 기회들이 많은 세계 넘버원 나라이다.
*어떻게 해서 당신과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나이 먹은 액션 스타가 아직도 모든 연령층에 어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나이 먹었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린 아직도 스크린에서 관객들이 믿을 수 있는 액션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아직도 우리들이 팬들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난 지난 7년간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일하면서 내가 할리웃을 떠난 사이에 나를 대신할 젊은 액션스타가 나올 것이 두려웠다. 그렇게 되면 할리웃이 나를 다시 받아주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내 대타가 나오질 않았다. 스탤론이 ‘익스펜다블스’에 나를 캐미오로 썼는데 극장에서 관객들이 스크린에 내가 나오자 환호하는 것을 보고 난 컴백에 자신감을 얻었다. 내 할리웃 컴백 첫 영화인 이 영화는 컴퓨터 특수효과를 쓰지 않았다. 치고 박고 높은 데서 추락하는 것이 모두 실제 연기다.
*당신은 바디 빌더에서 시작해 할리웃의 수퍼스타 그리고 주지사까지 지낸 성공인인데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이뤄 놓은 것들이 어떻게 서로 효과적으로 도울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내 당장의 일은 내가 얼마 전에 설립한 전 세계의 기아와 질병 그리고 대기온난화 현상 등을 다룰 USC-슈워제네거 인스티튜트 오브 스테이트 앤 글로벌 폴리시를 위해 내 스타 파워를 사용,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과 신체 단련을 위해서도 내 스타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당신을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가.
-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날 액션스타로 또 어떤 사람들은 환경보호론자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주지사로서 날 기억해 줄 것이다.
*주지사직에 대해 가장 기억되는 것이 무엇인가.
- 그것은 도전이요 큰 책임이자 영광이었다. 30분마다 나오는 새 안건을 다룬다는 것은 매우 흥미 있는 일이었다. 가끔 그런 흥분감이 그립다. 그러나 반면에 모든 것에 대해 내 불찰이라고 비난을 받는 것은 결코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난 좌파도 우파도 아닌 단지 사람들을 위해 내 임무를 수행하려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막상 정계에 들어가 보니 정치인들은 서로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서 나오니 행복하다.
*이 영화 같은 할리웃 폭력영화가 실제로 폭력을 조장한다는 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런 말에 이해가 가긴 하나 그 건 틀린 말이다. 액션영화들은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이다. 성경이나 책에 폭력을 썼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 폭력을 조장한다고 말할 수 없듯이 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말은 넌센스다.
*당신 인생은 성공의 연속인데 그런 사람이 최근의 불상사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했는가.
- 난 실패도 많이 해 봤다. 그 중 하나는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서 2등 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나온 영화가 상영도 안 되고 곧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최근의 그 일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개인적 실패였다. 그러나 난 언제나 쓰러졌다가 일어나곤 했다.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내 인생관이다. 남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고 전진하는 것이다.
*할리웃 컴백에 대한 소감은.
- 우선 스탤론에게 감사한다. 스탤론과 나는 옛날에는 서로 자기가 더 세다고 싸움박질을 하다가 그것이 어리석음을 알고 친구가 됐다. 이 영화로 난 액션배우로서 리듬을 어느 정도 되찾았는데 그것은 훌륭한 리더인 김 감독과 함께 좋은 팀웍 덕분이다. 이 영화 전에 제작비 1억달러짜리 영화출연 제의가 있었으나 난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위해 이 영화를 택했다. 다음 것은 이보다 규모가 큰 영화이다.
*인생을 어떻게 즐기는가.
- 난 인생을 즐길 줄 알며 열심히 일하고 또 열심히 노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난 내 장난감인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수집하고 또 스키도 즐긴다. 그리고 내겐 훌륭한 네 아이 아니 실은 다섯 아이(그의 하녀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가 있다. 그들은 내게 큰 기쁨으로 내 인생이 지금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비록 지금 아내와 이혼 중이지만 우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있다. 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열정적이며 헌신적이고 또 에너지를 있는 대로 쏟아 붓고 있다.
*‘터미네이터 5편’을 만들 예정인가.
- 그렇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가(그는 3남2녀를 두고 있다).
-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고 노력한다. 나는 그들에게 나나 그들의 어머니처럼 반드시 야심이 많고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가르치질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좋다. 내 딸은 애견미장원을 차리는 것이 소원인데 난 그 꿈을 적극 지원한다. 훌륭한 사람들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난 아이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라고 가르친다. 다행히 좋은 어머니가 있어 매일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있다. 우린 아이들을 잘 키웠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자서전을 냈는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 느낌은.
- 사실은 사이먼 & 슈스터 출판사가 20년 전부터 자서전을 내자고 졸랐지만 난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그런데 주지사가 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바디 빌더에서 미스터 유니버스가 됐고 이어 할리웃의 탑스타가 됐으며 마침내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주의 지사까지 됐으니 충분히 할 말이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난 언제나 미래 지향적이어서 어제 일을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자서전을 쓰면서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고 깨달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왜냐하면 나이가 65세가 되면 세상을 과거와 달리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난 과거를 돌아보기를 꺼려해(그것은 시간 낭비다) 앨범이 100개가 있는데도 지금까지 한 번도 들춰보질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것을 열어 봤다.
*눈알이 돌아갈 정도의 액션신이 많은데 다치기라도 하지 않았는가.
- 실제로 액션 신을 하다 보면 다치는 것은 일상사다. 어깨와 팔꿈치와 무릎 등 온 곳을 다치긴 했지만 고통은 일시적이다. 스크린에 있는 것만이 영원할 뿐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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