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날이 밝았다. 힘차게 떠오른 새해 첫 태양과 함께 세상은 신생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아무도 발딛지 않은 미지의 땅에 선 듯 우리는 앞으로 펼쳐질 365일 그 신선한 시간 앞에서 희망과 기대로 설렌다.
2013년은 새로움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많은 변화의 가능성이 잉태되어 있다. 우리가 사는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각오로 집권 2기를 펼치고, 우리의 모국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민생과 국민의 행복에 초점 맞추는 박근혜 시대가 어떻게 펼쳐질지 한국뿐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기대가 크다. 그가 약속대로 국민 대통합의 원칙을 실행함으로써 보수와 진보가 화합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세대간 지역간 갈등이 해소된다면, 그래서 사회가 변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면, 그 영향은 미주 한인사회에도 넉넉하게 미칠 것이다.
2013년은 미주 한인이민 1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독히도 가난하고 힘없던 구한말 조선의 백성들이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 발을 디딘 지 110년이 되었다. 1903년 1월 그 초라한 이민과 비교하면 지금 한인이민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개정이민법 발효로 제2의 이민물결이 시작된 1968년 당시와 비교해도 한인사회의 성장과 발전은 눈부시다.
척박한 조건에서 맨몸으로 부딪치며 삶의 터전을 일군 이민 1세의 헝그리정신 덕분이다.
이민사회는 세대 단위로 한 단계 한 단계 위상이 올라간다. 우리의 2세들이 미국사회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1세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노동집약적 일로 땀흘리던 1세 부모들과 달리 전문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코리안아메리칸의 이미지를 드높이고 있다. 다민족의 각축장인 미국에서 코리안아메리칸이 능력 있고 힘 있는 민족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우리는 서있다.
미국사회에서 ‘힘 있는 민족’이 되는 것은 한인이민의 지도자 도산의 염원이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한인들이 미개인처럼 멸시 당하는 모습을 보며 도산은 지력(知力), 체력(體力), 덕력(德力)을 길러 무시당하지 않는 당당한 민족이 되자고 가르쳤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도산의 기대는 상당부분 실현되었다. 이제는 민족적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미주 한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정치적 힘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총재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고 미전역에서 한인들이 연방·주의원, 시장, 교육위원 등으로 활약하는 현실은 우리의 정치력 신장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이를 발판으로 2세들의 정계 진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전국 단위의 조직이 확립되어야 하겠다. 유대인 커뮤니티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주 한인의 위상은 한국 내에서도 제고되어야 하겠다. 재외국
민 선거가 좋은 계기이다. 지난 대선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서 한국 정치권은 미주 한인 표밭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한국과 미주한인사회의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고, 인적교류가 활발해질 조건이다. 능력 있는 2세들의 한국 진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둘째는 문화의 힘이다. ‘강남 스타일’ 열풍이 몰고 온 한국에 대한 친밀감은 미주 한인사회로서 더 없는 호재이다. 싸이에 대한 호기심이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주류사회와 타 커뮤니티에 전파하는 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문화로 국가적 위상을 높인 일본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커뮤니티의 정신이다. 자손 대대로 물려줄 미주 한인 정신이다. 도산이 강조한 3가지 힘 중 아직도 부족한 것은 덕력이다. 원칙과 신용을 지키는 정직한 민족이라는 이미지가 아직도 약하다. 우리의 2세 교육에 도덕과 가치관 교육이 필히 포함되어야 하겠다. 정신의 유산만큼 큰 힘은 없다.
국제적으로 국가적으로 변화의 회오리가 예상되는 2013년이다. 미주 한인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적극 대비하고 적응해서 힘 있는 민족으로 우뚝 솟아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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