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NE한인회 신임회장
한인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연속 4회에 걸쳐 회장 입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현 한인회장과 이사들의 노력으로 뉴잉글랜드 한인회장이란 자리가 공석 없이 유지될 수 있었지만 매번 한인회장 입후보자가 없어 다음 한인회장을 찾느라고 고생하는 일이 되풀이 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매번 한인사회를 위해 열정을 가지고 봉사하겠다는 리더가 우리 뉴잉글랜드 한인사회에서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초창기 한인회 회장을 역임한 한 사람으로 볼 때 예전과는 다르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수하고 한인사회를 이끌어 나갈 희생정신이 요즘 사회에서는 많이 결여된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사회가 예전과 달리 많이 다양해지고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봉사와 희생이라는 논리 하나만 가지고는 선뜻 한인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고국을 떠나 먼 이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한인’이라는 공동의 울타리에서 서로 의지하며 재미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인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다소 어렵고 힘든 환경일지라도, 또는 남이 알아주지 않는 허울 좋은 감투뿐이라도 나 자신을 희생하여 우리를 위해 봉사해 줄 수 있는 한인회장 후보들이 끊이지 않고 나왔으면 하는 것이 아주 오래 전 한인회장직을 수행했던 한 사람의 바람인 것이다.
이번에도 다행히 한선우씨가 차기 회장직을 기꺼이 수락해 주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한선우 차기 회장을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단결하고 화합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차기 회장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을 적어보게 되었다.
첫 번째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한인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갈등관리 기능을 요구하고 싶다. 사실 한인사회는 많은 갈등과 불화가 있어왔고 그 중심에는 상당부분 한인회가 있어왔기 때문에 이런 연유로 작금에 한인회를 이끌어 나갈 수장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한인회는 한인회장을 중심으로 집단간, 지역 간, 개인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한인사회의 화해와 포용을 이끌어 내어야 할 것이다.
미국 내에 있는 한인동포사회의 한인회는 고국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는 우리 한인들을 위하여 존재하여야 한다. 한인들의 권익에 앞장서고 단결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하며 더 나가서는 이민족간의 대립에 있어 우리 동포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어야 한인회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며 그런 한인회를 동포들은 믿고 따르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인회장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동포 들을 위해 끊임없는 희생과 노력이 요구되는 자리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한인회는 어떠했는가?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오래 전 한인회의 활동을 냉철하게 뒤 돌아 보면 유유상종 즉 같은 종류의 사람들 끼리 모여 집단 이기주의적인 생각으로 타 집단과의 갈등을 조장했고 여러 가지 분쟁이나 사건에 휘말리며 한인들에게 외면당해온 것도 일면 사실일 것이다.
해서 나는 한인회장직을 먼저 수행한 선배로서 차기 한인회장의 중책을 맡게 된 한선우 회장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옛 말에 제주복주(載舟覆舟)라는 말이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 도 있다는 말이다. 즉 지도자의 능력 여하에 따라 우리의 공동 운명체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탄 배가 물에 뒤집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탄 배의 노를 젓는 이사들과 임원을 잘 선정해야 한다. 한쪽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동포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재들을 골고루 잘 등용하여 한인회로부터 소외되는 집단이 없도록 선장으로서 배를 잘 이끌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설령 한인회의 활동에 반하는 집단이 있다 하더라도 힘이나 고함으로 그들을 물리치려 하지 말고 원칙에 따라 화합과 정의를 앞세워 그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언제나 리더는 고독한 자리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고 설령 욕을 먹더라도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해 주길 바란다. 과거는 과거의 논리가 있고 현재는 현재의 논리가 있다. 과거의 논리로 현재가 관리되지 않고 과거의 논리로 더 더욱 미래는 경영되지 않는다. 바쁜 벌은 어제의 과오를 시비하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 더 잘하고 열심히 하려고 할 뿐이며 한인회 지도자의 자질이 바로 동포사회의 질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을 깊이 새겨 향후 임기 동안 우리 한인회를 잘 이끌어 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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