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김(C2Education 원장)
자녀가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 부모의 마음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소위 ‘왕따(Bullying)’라고 표현되는 아이들 간의 괴롭힘과 소외현상은 한 아이의 자존감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정서적으로 예민한 나이의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한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왕따’ 현상은 미국에서도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불링(Bullying)’이라고 표현되는 친구들 간의 언어 및 물리적 공격, 괴롭힘, 따돌림 등으로 인해 2010년에 대략 270만명의 아이들이 고통을 당했다는 보고도 있다. 아이들은 언어를 통해 다른 친구들에게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고 물리적·신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으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친구들 간의 집중 타깃이 되어 고통을 겪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56%의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누군가가 부당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과반수이상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Bullying은 주로 4학년에서 8학년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데 이 시기 학생의 90% 가량이 친구에게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조사됐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Bullying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많은 아이들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도 이를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아래와 같은 변화를 보인다면 혹시 자녀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소지품을 잃어 버렸거나 망가진 채로 갖고 다닐 때 ▲잦은 두통 및 복통을 호소하거나 꾀병을 부리며 등교를 거부할 때 ▲식습관의 변화를 보이며 끼니를 거르거나 폭식할 때 ▲불면증이나 악몽에 자주 시달릴 때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학교에 대해 무관심해질 때 ▲갑자기 친구가 없어지거나 대인 관계를 회피할 때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져 보일 때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때 등이다.
또한 이와는 반대로 자녀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부모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자녀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혹시 우리 자녀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육체적 혹은 언어적 싸움을 자주 할 때 ▲왕따하는 아이들을 친구로 사귀고 있을 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 ▲학교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학교에서 문제가 됐을 때 ▲부모가 주지 않은 돈이나 물건을 갖고 있을 때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 핑계를 댈 때 ▲책임지지 않으려고 할 때 ▲친구들 간의 명예나 인기에 대해 매우 경쟁적이 되고 신경을 많이 쓸 때 등이다.
10월은 ‘전국 왕따 예방의 달(National Bullying Prevention Month)’로 지켜지고 있다. 한 아이의 인생에 매우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 따돌림 및 괴롭힘을 근절하려는 다양한 대응책이 모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이 문제의 심각성과 폐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인지시켜야 할 것이고 또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아이가 이 일에 직접 관여되지 않다고 해도 학교에서 이러한 일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하는지도 알려줘서 우리 모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이를 근절하는데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녀가 피해자로 혹은 목격자로 이 일에 대해 부모에게 이야기하면 반드시 학교당국에 알려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참여할 때에만 아이들간의 매우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괴롭힘 및 따돌림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미국 사회에서 이러한 Bullying을 근절하려는 노력 및 이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책이 웹사이트(www.stopbullying.gov)에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우리 모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더 이상의 피해자도 그리고 가해자도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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