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생제
▶ 오남용으로 항생제 내성 생기면 효과 없어
염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항생제를 먹어야 할까? 감기나 누런 콧물이 나오는 코감기에 걸렸다고 항생제가 필요할까?
항생제는 아주 강력한 효과를 지닌 약물 중 하나다. 항생제는 박테리아(세균)를 죽이는 약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아니라 박테리아가 원인인 질환에 처방된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나 독감, 코감기, 기침감기, 기관지염, 목감기 등 상기도 호흡기 감염질환에는 항생제가 처방되지 않는다. 박테리아가 원인인 질환으로는 패혈성 인두염(strep throat), 중이염(ear infections), 방광염 같은 요로 감염증(urinary tract infections), 축농증(sinusitis, 부비강염) 등이 있다. 중이염이나 축농증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처방전이 결정된다.
항생제는 종류가 다양하다. 감염증을 일으킨 박테리아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항생제도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생제를 처방하게 된다.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보고, 항생제가 언제 필요한지, 항생제가 불필요한 경우, 항생제 내성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독감·코감기·기침감기·기관지염 등
바이러스가 원인이면 항생제 소용 없어
인두염도 패혈성으로 진단때만 사용
#항생제가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기 때문.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기관지염, 기침감기, 콧물 코감기, 목감기, 위감기(stomach flu, 바이러스성 위장염) 등에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 없다. 흔하지는 않지만 박테리아가 원인인 급성 기관지염의 경우는 의사에게 항생제가 필요한지 상담해야 한다. 또한 연쇄상구균이 원인균이 아닌 인후염(sore throat)일 때도 항생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기나 독감, 인후염, 급성 기관지염, 콧물 코감기 등은 그 자체로 시간을 두고 쉬면 대개 저절로 낫게 된다. 빨리 낫기를 원하거나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해 볼 필요는 있다. 감기는 대개 건강한 성인이라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낫는다. 특별한 약이 필요 없이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금물로 코나 입을 헹구는 정도로만 해도 빠른 회복과 증상완화에 도움된다.
#항생제는 어느 질환에 필요한가요?
주로 박테리아가 원인인 중이염, 폐혈성 인두염, 축농증에 처방되지만, 중이염, 축농증의 경우 의사의 진단아래 항생제 처방이 이뤄지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패혈성 인두염은 항생제가 꼭 필요한 질환이다. 실험실 검사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패혈성 인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연쇄구균(Streptococcus pyogenes)이다. 연쇄구균은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환자가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으로 전염될 수 있으며, 음식이나 음료를 나눠 먹는 행위로 인해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연쇄구균에 의한 패혈성 인두염을 제대로 항생제로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 후 연쇄구균 박테리아가 편도선, 부비강(sinuses), 혈액, 귀로 퍼질 수도 있으며, 합병증으로 성홍열, 신장 염증 질환에 속하는 연쇄구균 사구체신염, 심각한 류머티스성 열(rheumatic fever)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류머티스성 열 질환은 매우 드물지만 심장, 관절, 신경 시스템, 피부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다. 물론 합병증이 다 생기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서 합병증이 생기는 위험률은 낮은 편이긴 하다.
어린이들이 잘 걸리는 중이염의 경우 예전과는 다르게 무조건 항생제가 처방되지는 않는다. 48~72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그래도 낫지 않으면 의사의 진단 아래 항생제가 처방된다.
중이염으로 항생제가 바로 처방되는 경우는 합병증 위험이 높은 2세 이하, 열이 화씨 101도 높거나 탈수증이 있는 경우, 구개파열 같은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 중이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재발성 염증인 경우 등이다.
항생제가 처방되지 않는 중이염에 걸린 어린이가 있는 경우 집에서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따뜻한 물수건으로 귀를 따뜻하게 해주고 충분히 쉬게 해 준다.
#심한 감기를 앓으면서 귀까지 막혔어요.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할까요?
2주 정도 감기를 심하게 앓으면서 귀까지 막힌 듯한 증상이 나타나고, 코를 풀거나 기침을 할 때 귀에서 ‘팡’하는 소리가 나는 듯하다. 항생제가 필요할까?
항생제가 필요할 수도 있고, 필요치 않을 수 있다. 중이염 혹은 부비강염으로 진단되는 경우 의사의 판단아래 항생제가 필요하면 처방될 수도 있다.
귀가 막히는 듯한 증상은 감기 혹은 부비강염에 걸렸을 때 중이와 목을 연결하는 유스타키오관이 부어 나타나기도 한다. 염증이나 앨러지성이 아닌 단순한 유스타키오관이 부어 생긴 증상은 항생제 처방 없이 증상 완화를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비강염이 오래 가거나 중이염 초기에 항생제 처방이 도움되기도 한다.
#항생제를 먹다가 한 번 먹는 것을 깜빡 잊어먹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개 열흘 정도 복용하는 항생제는 하루 3회 정도 복용한다. 어린이는 대개 물약이 처방된다. 만약 1회 정도 복용시간을 놓쳤다면 다음 복용시간 전에 되도록 최대한 빨리 복용한다. 하지만 이미 다음 복용시간이 된 경우라면 놓친 분량은 그대로 두고 계속 스케줄대로 다음 번 항생제를 복용한다. 대신 항생제 복용 스케줄은 1회 정도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마지막 날 점심에 끝나는 복용 스케줄이었다면 1회 놓친 분량 때문에 마지막 날 저녁에 모든 복용 스케줄이 끝나게 된다. 복용시간을 놓쳤다고 해서 절대로 다음 복용시간에 2알을 한꺼번에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2회 분량을 한꺼번에 먹으면 부작용 위험이 올라간다. 또한 항생제 복용을 깜빡 한 경우 즉시 의사와 상담한다. 여러 번 항생제 복용을 하지 못한 경우는 다시 의사를 만나 항생제 치료 스케줄에 대해 문의해야 한다.
#항생제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종류는
중이염, 패혈성 인두염 등에 걸리면 대개 페니실린(penicillin)이나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이 처방되며 10일간 복용한다. 페니실린이나 아목시실린에 앨러지가 있는 환자는 세팔렉신(cephalexin, 상품명 Keflex),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 상품명 Zithromax) 등이 처방된다.
#’만약을 위해서’ 항생제 복용하는 것은 금물!
감기나 염증에 무조건 항생제를 쓴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쓰더라도 살아남는 박테리아가 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변형된 박테리아는 더 강력해지고 독한 항생제를 먹어도 살아남는다. 박테리아가 강력해지면 항생제는 더 이상 소용이 없게 된다. 항생제 효과가 없는 균을 항생제 내성균이라 한다.
#항생제 내성이란
박테리아(병원균)가 항생제에도 죽지 않고 내성(저항력)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세균을 이용해 세균을 죽이다 보니 공격을 받는 병원성 세균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 병원성 세균이 항생제 공격을 받아 방어체계를 만들어내고 이전 항생제 치료로는 효과가 없는 균으로 변해 내성이 생긴다. 강력한 항생제 치료에도 살아남은 박테리아는 계속 증식하며 더욱 못된 세균으로 발전한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예전에 쓰던 항생제로 치료 효과가 없어지거나 사소한 질환에 걸려도 전보다 증상이 더 심해진다.
중이염(ear infections)은 박테리아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원인균인 박테리아가 페니실린에 40%까지 저항한다.
일명 수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MRSA(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등은 강력한 내성균으로 항생제 치료가 듣지 않거나 감염되면 사망 위험률이 올라가는 등 최근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항생제 부작용은
흔한 것이 복통과 설사, 메스꺼움 등이다. 특히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C. difficile)균에 의한 설사는 위장성 대장염에 해당하는데 항생제가 원인이다. 항생제가 장에 살고 있는 정상적인 균까지 죽여 장염을 일으키는 ‘C. difficile’ 균을 자라게 하기 때문. 설사, 열, 복부 통증 등을 동반한다.
여성은 칸디다증(vaginal yeast infections)로 진단 받았을 때 항생제를 처방 받기도 하는데, 매우 드물지만 항생제가 위험한 앨러지 반응을 일으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타인의 항생제 복용 말고 증상 호전됐다고 복용 중단 말아야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 및 감염 질환 예방법
- 항생제는 의사와 꼭 상담 후 사용한다.
- 다른 사람이 처방 받은 항생제나 남이 먹다 남은 항생제는 절대로 복용하지 않는다.
- 항생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증상이 나아진다.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 항생제는 처방 받은 대로 끝까지 복용한다.
- 손을 꼭 씻는다. 화장실 사용 후, 식사를 하기 전에는 꼭 손을 씻도록 한다.
- 손을 씻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손 세정제를 이용한다.
- 독감 예방접종을 한다. 자녀의 예방접종은 모두 제대로 했는지 확인한다.
- 성인이라도 의사와 상담해서 필요한 백신을 맞는다.
- 아프면 집에서 쉬고 의사를 찾아간다.
-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으로 막지 말고 티슈로 입과 코를 막는다. 티슈가 없는 경우는 옷소매로 막는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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