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게 주택 구입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평생 한 번 겪을 수도 있고 한번 도 겪지 않을 수도 있다. 주택구입 경험이 있다고 해도 십수년 후 다시 구입하는 경우, 주택시장 환경의 변화로 예상치 못한 실수도 저지른다. 낮은 이자율로 주택 구입 여건이 유리하지만 불필요한 실수로 인한 피해는 막아야겠다. 최근 주택 구입 때 바이어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짚어본다.
에스크로 기간 충분히 잡아야 피해 없고
렌더 2~3곳 이상과 협상해야 대출 유리
구입 땐 현금 올인 말고 여유자금 남겨야
◇낙관적인 거래기간 예상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거래 경험이 적은 바이어들은 주택 거래 기간에 대해 낙관적인 예측을 하기 쉽다. 주택시장 상황이 좋았던 시절에는 통상 약 30일 정도면 주택 거래가 마감됐다. 그러나 대출기준 강화, 주택 감정규정 강화 등의 변화가 생기고 차압 매물, 숏세일 매물 등 급매성 매물이 급증하면서 주택 거래기간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들이 돌발하면서 전보다 거래기간이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오퍼 제출 때 바이어 측이 에스크로 기간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만약 제시한 기간보다 지연되면 대개 바이어 측이 이에 대한 피해를 셀러 측에 보상해야 한다. 따라서 바이어의 대출 승인에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최대한 정확히 예측해 셀러 측에 적절한 에스크로 기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스크로 마감에 소요되는 기간을 45일 정도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들어 다시 30일 정도로 줄었지만 여전히 45일에서 60일까지 소요되는 주택거래도 흔하다. 그러나 여전히 30일을 통상적인 에스크로 기간으로 여기는 바이어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융자 사전승인을 받았더라도 대출을 받고 에스크로를 마감하는데 30일에서 45일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타이틀상의 오류, 낮은 감정가, 대출 승인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에스크로 마감에 60일까지 걸리기 일쑤다. 숏세일 매물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주택 거래 기간을 더욱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직전 회장 론 핍스에 따르면 대출은행이 한 곳이고 이미 은행 측이 숏세일을 승인한 경우라면 에스크로 기간을 약 45일 정도로 잡으면 적절하다. 만약 렌더가 2곳 이상이고 승인되지 않은 숏세일 매물이라면 거래기간은 6~9개월까지 기약 없이 지연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렌더 쉽게 결정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4% 미만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키로 결정돼 시중 금리는 당분간 현재의 낮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주택 대출 은행들도 이같은 추세에 따라 경쟁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주택 구입 때 렌더 한 곳만 상담한 뒤 대출은행을 결정하는 것은 아무리 낮은 금리시대라지만 현명한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어도 커뮤니티 뱅크 2~3곳, 대형 은행 2~3곳, 그리고 융자 중개업체 1~2곳과 상담을 한 뒤 결정하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데 도움이 된다. 각 은행 및 업체가 제공하는 모기지 금리와 수수료 비용 등을 꼼꼼히 비교해 자신에게 적합한 모기지 대출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렌더 및 융자 중개업체와의 상담에 임하는 대출자의 자세에 따라서도 대출조건이 좌우된다. 전문가들은 상담 때 대출자가 마치 ‘대출 초보’와 같은 자세를 취하며 렌더 측에 전적으로 도움을 구하면 좋은 조건을 대출을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렌더를 만나기 전 금리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시중 금리를 파악하는 한편 대출과 관련된 몇 가지 용어를 익힌 뒤 상담에 나서면 렌더 측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어쭙잖은 흥정
누구나 주택거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고 초반부터 갖은 신경전을 펼친다. 그러나 어쭙잖은 흥정은 주택 거래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주택 거래 협상은 집을 보러 갔을 때부터 시작되고 이때부터 흥정의 기술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일부 바이어들은 주택의 결함을 지적하며 셀러의 기를 죽이려는 방식으로 흥정을 펼쳐간다. 예를 들면 셀러가 집을 팔기 위해 새로 칠한 페인트의 색을 지적하면서 부정적인 언급하는 식이다. 롭 핍스 NAR 전 회장은 “실제로 있었던 일로 감정이 상한 셀러는 부정적인 언급을 내뱉은 바이어의 오퍼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물의 단점을 지적하는 협상술은 과거에 사용되던 방법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매물의 장점을 강조하고 특히 바이어가 맘에 들어 하는 요소를 셀러 측에 전달하는 방법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일종의 긍정의 힘인 셈이다.
◇주택 구입에 보유현금 올인
주택 구입에 가지고 있던 현금 자산을 몽땅 사용하는 것도 바이어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다. 특히 ‘드림 홈’을 구입하는 경우 이같은 실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보유중인 현금을 다 사용하게 되면 주택 구입 후 필요한 수리나 리모델링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주택 구입을 마치고 살다보면 주택 구입 전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던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터지게 마련이다. 새 것처럼 보이던 워터히터가 하루아침에 작동을 멈추거나 한여름에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당장 필요한 수리를 위해서라도 주택 구입에 모든 현금을 사용하지 말고 일부 남겨두는 것이 좋다. 정말 맘에 드는 집을 사는 경우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심정일 것이다. 그만큼 쉽진 않겠지만 주택 구입 때 여유 현금 남겨두고 구입 가능한 가격대를 정해 두면 실수를 막을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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