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과 고콜레스테롤은 같은 말이다. 우리 몸에 흐르는 혈액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이면 심장으로의 혈액흐름을 막거나 방해하게 된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고지혈증인 줄을 모르거나 진단을 받아도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고콜레스테롤을 그냥 놔두면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문제다.
최근 한국에서는 고지혈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연간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고, 의심 환자군은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압, 당뇨에 이어 3대 국민 만성질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미국에서는 4,200만명이 고지혈증으로 진단을 받았으며, 6,300만명이 보더라인(정상 수치와 비정상 수치의 사이)에 해당한다. 고지혈증으로 진단되면 식이요법과 체중관리 등으로 엄격하게 콜레스테롤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이 고지혈증으로 진단받아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총 콜레스테롤 240mg/dL이나
중성지방 200mg/dL 넘으면
위험상태… 관리에 들어가야
#콜레스테롤, 너 뭐니?
고지혈증은 쉽게 말해 우리 몸 혈관에 기름기가 쌓이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밀랍 같은 지방으로 간에서 지방을 콜레스테롤로 바꿔 혈류로 보내면 지방은 단백질에 붙어 혈관을 떠다니게 된다.
콜레스테롤 역시 우리 몸에 필요한 지질(지방) 단백질이다. 부신피질 호르몬, 여성 호르몬, 남성 호르몬 등 호르몬을 만들고, 비타민 D 체내합성, 지방을 소화시키는 담즙산 생산 등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세포벽을 만드는 필수 성분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서는 자체적으로 몸에서 필요한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80% 정도 생성되고, 나머지는 육류나 유제품 등 먹는 음식에서도 콜레스테롤을 얻는다. 하지만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지방 성분이 쌓여 좁아져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고 동맥경화를 부르게 된다. 동맥경화는 또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진다. 산소가 공급되는 혈액이 심장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한다. 뇌에서는 혈액 공급이 막히거나 느려지면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지혈증은 유전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예방되고 치료될 수 있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또 필요하면 약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일단 20세가 되면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아보고, 매 5년마다 체크해 볼 것을 권한다. 만약 가족력이 있거나 심장질환, 흡연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위험요소를 갖고 있으면 의사는 콜레스테롤 검사를 자주 해 볼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그리고 수치
고지혈증 진단은 9~12시간 금식 후 혈액검사를 통해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HDL 수치를 측정해 진단한다. 건강해도 총 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이면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라고 대개 의사는 조언한다.
-저밀도 지질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s, LDL)은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LDL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이 관상동맥 혈관에 쌓이게 된다. LDL이 많아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LDL 수치는 심장질환 위험이 있는 경우100mg/dL 이하여야 하며, 이미 심장질환 경험이 있거나 위험도가 중증으로 높은 경우는 70mg/dL 이하로 더 낮춰야 한다. 160mg/dL 이상은 약물치료가 필요해진다. 건강한 사람은 100~129mg/dL 정도가 최선에 가까우며, 130~159mg/dL 사이는 보더라인에 해당한다.
-고밀도 지질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s, HDL)은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HDL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다시 운반해 분해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60mg/dL 또는 그 이상이어야 한다. 남성의 경우 40mg/dL 이하거나 여성의 경우 50mg/dL 이하면 HDL 수치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총 콜레스테롤은 200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200~239mg/dL은 보더라인으로 정상과 매우 높은 경우 사이의 수치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줄여야 한다. 240mg/dL 이상은 총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얘기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중성지방은 다른 종류의 지방으로 혈액 속을 떠다닌다. 나쁜 콜레스테롤처럼 수치가 올라가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150mg/dL 이하가 건강하다. 150~199mg/dL는 보더라인이며, 200-499mg/dL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500mg/dL 이상은 매우 높은 상태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100mg/dL 이하가 최상이라 조언한다.
-초저밀도 지질단백질(Very-low-density lipoproteins, VLDL)은 대개 중성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며, 지방의 한 종류로 혈액 속에서 단백질에 붙어 돌아다닌다. VLDL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의 사이즈를 크게 만들어 혈관을 더욱 좁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먹고 있는데, VLDL 수치가 높으면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을 더 처방받을 수도 있다.
채식위주 식이요법으로 바꾸고 운동 꾸준히 해야
트랜스 지방 함유 빵·과자
지방 많은 육류는 피하고
식이섬유 많은 홀그레인 섭취
와인도 한두 잔이 적당량
#체중을 줄이고,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4년 관상동맥이 90%가 막혀 바이패스(bypass) 수술을 받았으며 고지방식을 먹던 식습관을 고쳐 철저한 채소 위주의 식이요법으로 다시 건강해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았고, 어머니 쪽 가계에 심장질환 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17세부터 37세까지 거의 20년간 흡연해 왔으며, 5번의 심근경색을 경험했고, 첫 심근경색은 37세에 발병했다. 한 가지 이상의 고지혈증 약을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비만,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은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먼저 체중을 줄여야 한다. 과체중, 비만은 고지혈증으로 이어진다. 5~10파운드 정도만 줄여도 총 콜레스테롤 레벨이 달라진다.
건강하게 먹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전문가들은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먹는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면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계 약물을 복용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약물치료도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운동도 하루에 30~60분 정도 꾸준히 한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추천된다. 10분씩 하루에 틈틈이 운동하는 것도 좋다.
#콜레스테롤 건강을 위한 식이요법
-건강한 지방을 선택한다: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은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범이다. 총 칼로리 섭취에서 10% 이상은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신 올리브, 땅콩, 카놀라 오일 등에서 섭취되는 단순불포화 지방을 먹는다.
-트랜스 지방은 제한한다: 마가린, 빵, 과자, 크래커 등의 원료인 트랜스 지방은 LDL를 높일 뿐 아니라 HDL를 낮춘다. ‘트랜스 지방-프리’라고 써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 트랜스 지방이 서빙당 0.5g 이하면 ‘프리’라고 명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심하고 먹다가 오히려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음식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량은 300mg으로 제한한다: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는 200mg으로 더 줄여야 한다. 육류, 달걀노른자, 우유 제품은 콜레스테롤 함유가 높은 편. 지방이 적은 육류를 소량 먹고, 우유는 저지방을 골라야 한다.
-홀그레인을 먹는다: 현미, 홀그레인 빵 등은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홀그레인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과일과 채소는 많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계절 과일과 채소를 먹는다.
-육류 대신 생선: 지방과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이 적은 참치, 넙치 등을 먹는다. 연어, 고등어에는 심장건강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
-술은 적당히: 와인이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콜에 대한 의견은 학계에서도 분분하다. 술은 적당히 마신다. ‘적당히’란 의미는 여성의 경우 한 잔 정도, 남성은 두 잔 정도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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