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희(뉴커머스 고교 교사)
2005년 단체를 설립한 이후 미국에서 자폐 커뮤니티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티즘 스픽스는 글로벌 GAPH(Global Autism Public Health Initiative)를 통해 미국에서 빚어낸 성공을 국제적인 단계로 이끌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야심찬 시도를 구체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GAPH의 세 가지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폐성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과 기금 구축을 위해 전문가 및 일반인들의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국제적 차원에서 도모하고 둘째,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정책 발달에 기반이 될 수 있는 국제 공동연구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국경을 초월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조기진단 및 치료교육의 발달과 개선, 그리고 자폐성 장애인의 가족에 대한 후원을 증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티즘 스픽스는 글로벌 GAPH가 목적 달성을 위해 일률적으로 만들어진 소위 만능치료법 패키지가 아닌 국가 고유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중점을 두는 ‘과정(Process)’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글로벌 GAPH는 각 국가에서 이미 구축된 자폐 커뮤니티가 속한 상황이 각기 다르고 그에 따라 추진 방향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끝이 보이는 동일한 결과를 염두에 두기 보다는 글로벌 자폐 커뮤니티의 개선을 위한 다양하고도 끊임없는 노력의 연속으로 보는 것이 옳겠다. 아티즘 스픽스는 글로벌 차원의 자폐 커뮤니티 성공을 위해서는 각 국가에서 존재하는 자폐 커뮤니티의 지도력이 절대적인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아티즘 스픽스는 스스로를 각국의 자폐 커뮤니티 지도층이 그 영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게끔 보조하는 조력자로 간주하고 있다.
글로벌 GAPH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묻는다면 그 과정을 일률적으로 보기보다는 각 국가마다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겠으나 대체적으로 글로벌 GAPH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는 준비과정으로서 각국의 자폐 커뮤니티를 검토하고 효과적인 접근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간부 및 전분가, 그리고 부모로 이루어진 국가적 차원의 자문 위원회(National Advisory Committee)를 구성한다. 그 다음은 시범 단계로 소규모 단위의 자폐 관련 연구를 진행하되 자폐인식 캠페인이나 치료 교육 및 훈련, 자폐 유병율 연구 등을 시범적으로 시도한다. 마지막 단계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 단계로서 시범단계에서의 결과를 토대로 국가적 차원의 자폐 인식 캠페인과 교육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공중보건 제도 및 정책 개선에 도입하게 된다.
글로벌 GAPH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에서 자폐 커뮤니티의 주요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늘릴 수 있게끔 실증적 사례에 기초한 최상의 실행 지침을 만들어 이를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궁극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티즘 스픽스에서는 글로벌 GAPH를 통해 이미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조기진단 평가도구를 17억5,000만명 사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언어로 번역했으며 가족서비스 정보록이 이미 포르투갈어, 서반아어, 방글라데시어 등으로 번역돼 이용되고 있고 가족서비스 정보록 중 ‘100 day Kit’의 한국어 판이 다양한 전문가를 통해 한국 정서에 맞도록 현재 재번역 과정 중에 있다.
글로벌 GAPH의 성공 사례는 알바니아와 방글라데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알바니아에서는 ‘Albanian Children’s Foundation’과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폐 커뮤니티의 역량을 키우고자 여러 가지 자페 인식 캠페인과 교육훈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냈다.
또한 국가차원의 아트 치료 프로그램과 리서치 센터를 설립했고 아티즘 스픽스는 이에 필요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에 기금을 제공하였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국무총리의 딸인 사이마 호산(Saima Hossan)의 주도로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정치 지도자층을 대상으로 한 자폐 인식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보건·교육·사회복지부가 현재 공동 위원회를 구성해 국가적 차원의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정책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 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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