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사흘 ‘골든 스타트’
▶ ’10-10’ 목표 이룬다
한국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양궁, 배드민턴, 유도, 태권도, 사격, 수영, 역도, 펜싱, 체조, 레슬링 등 약 9개 종목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근래 올림픽에서 침체기미를 보였으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레슬링과 복싱에서도 금메달이 나온다면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 이상으로 종합 10위 이내 진입)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금메달을 자신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메달권 진입의 경쟁력을 갖춘 종목들도 꽤 있어 망외의 금메달에 대한 희망도 있다.
28~30일 사격 · 양궁 등 전략종목 몰려
사격 10m 공기권총 진종오 `금’ 총성
양궁 남녀단체 올림픽 4연패 · 7연패 겨냥
박태환 자유형 400m와 200m서 금빛물살
유도 최광현-왕기춘 · 펜싱 남현희도 기대
한국의 이번 대회 메달 레이스 성패의 키워드는 ‘골든 스타트’다. 대회 일정상 금메달을 기대하는 전략 종목들이 대회 개막 다음날인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사이에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8일에는 총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이 중 한국은 최소한 3개 이상의 금메달 수확을 노리고 있다. 사격과 양궁, 그리고 한국 수영의 간판이자 희망인 박태환이 첫날 금 소식을 전해줄 강력한 후보들이다.
우선 시간상 첫 금메달 소식은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진종오가 전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는 28일 오전 7시30분(이하 LA시간 기준)에 시작되는 공기권총 결승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이어 오전 10시1분부터는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이 시작된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남자 대표팀(임동현·오진혁·김법민)이 올림픽 4연패를 노린다. 사격과 양궁에서 한국의 명사수들이 금빛 과녁을 명중시킨다면 이후 메달 레이스가 한결 수월해질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어 오전 11시49분부터는 이번 대회 한국 메달 레이스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하이라이트 이벤트가 펼쳐진다. 바로 박태환이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4년 전 베이징대회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사를 다시 썼던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의 신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걸려 있는 최고 빅 이벤트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1,500m 등 3종목에 나서는 박태환 개인으로서도 가장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바로 이날 400m다.
한편 이날 유도 남자 60kg급에 나서는 최광현과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나서는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남현희도 메달 획득은 물론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로 꼽히고 있다. 이들도 금 사냥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런던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드림 스타트’가 되는 것은 물론 국가별 종합순위에서도 1위로 나서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다.
본격적인 대회 이틀째인 29일에도 한국의 ‘황금물결’ 도전은 계속된다.
유도 남자 66kg급에 나서는 조준호는 대진 운만 따라주면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거론된다. 이어 오전 10시1분부터는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의 여자 명사수들(이성진·기보배·최현주)이 올림픽 7연패 위업에 도전한다.
30일에는 유도 남자 73kg급에서 왕기춘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008 베이징올림픽 8강전에서 갈비뼈를 다치고도 결승까지 올랐으나 단 13초만에 한판 패를 당하고 분루를 삼켰던 왕기춘은 현 세계랭킹 1위로 지난 4년간 와신상담을 딛고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날 또 다른 관심사는 수영 남자 200m에 나서는 박태환의 대회 두 번째 메달 도전이다. 베이징대회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이 기록상 금메달은 다소 힘들 가능성이 있으나 메달권 진입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펠프스는 이 종목 출전권을 따냈지만 스케줄 문제로 출전을 포기했기에 박태환이 버거운 상대가 하나 사라진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한국은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된 후 첫 사흘간 내심 겨냥하고 있는 금메달 수가 최저 5개에서 최고 9개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메달 10개를 목표로 한 한국에게 대회 첫 사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중반 이후엔 유도 김재범 · 황예슬 금 출발
여자탁구 · 여자양궁 개인 자존심 건 출전
태권도 금 2개, 배드민턴 · 레슬링도 가능성
체조 양학선 · 역도 장미란은 국민 기대주
한편 당장의 메달 레이스와는 무관하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경기가 있다. 바로 남자 축구다. 국민적인 관심의 대상인 남자축구 개막식 하루 전날인 26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으로 격돌한다. 이 멕시코전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팀이 출전하는 첫 경기로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북돋우고 분위기를 띄우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어 29일에는 스위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축구 역시 첫 사흘 안에 8강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메달 전략종목들이 대회 초반에 집중된 스케줄 상 ‘10-10’ 목표 달성 여부가 첫 사흘간의 성적에 의해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메달 수맥이 사흘이 지나면 말라버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반 이후에도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여러 개 있고 확률은 높지 않아도 경쟁력이 있는 종목들도 많아 의외의 곳에서 낭보가 날아오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선 31일에는 유도 남자 81kg급에 김재범이 출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김재범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현재 체급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색없다.
8월1일에는 탁구 여자개인전이 펼쳐진다. 여자 단식에서 3번 시드를 받은 한국의 에이스 김경아가 ‘만리장성’ 중국의 높은 벽을 넘어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 이날 벌어지는 유도 여자 70kg급에 나서는 황예슬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넘볼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남자 역도 77㎏급의 사재혁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2일에는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이 펼쳐진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선수 3명이 8강, 4강, 결승에서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무릎을 꿇어 금메달을 놓쳤던 한국으로선 자존심이 걸린 일전이다. 기보배와 최현주, 이성진 등 3명의 여자 궁사들이 베이징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고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벼르고 있다.
3일부터 5일까지는 배드민턴 경기가 펼쳐진다.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하정은과 짝을 이뤄 타이틀 2연패에 도전하고 5일에는 남자복식에서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4일에는 박태환이 나서는 자유형 1,500m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에는 또 한국 체조 역사의 기념비가 세워질 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학선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중 3바퀴(1,080도) 회전이라는 신기술로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체조연맹은 이 최고 난이도 신기술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그가 큰 실수 없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를 쓰게 될 것이 확실하다.
또 한국의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은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서게 된다.
대회 후반기로 접어드는 6일에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에 나서는 정지현이 최근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레슬링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줄 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7일에는 탁구 여자 단체전 결승이 펼쳐지는데 독보적 우승후보인 중국이 버티고 있어 금메달은 어려워 보이지만 다른 색깔의 메달은 충분히 가능하다.
8일부터는 국기인 태권도가 메달 레이스가 가세한다. 8일에는 이대훈(남자 58㎏급), 10일 황경선(여자 67㎏급)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나머지 두 종목도 메달 가능성이 있다.
11일에는 복싱 라이트플라이급에 출전하는 신종훈이 메달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10일 이후엔 구기종목 결승들이 펼쳐지는데 현실적으로 한국은 여자 핸드볼의 결승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 낭자들이 런던에서 다시 한 번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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