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희(뉴커머스 고교 교사)
아티즘 스픽스는 2006년 창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자폐 관련 리서치 및 옹호 단체다. 하지만 아티즘 스픽스의 규모에 대한 경외감을 늘어놓기보다는 소박하게 자폐성 장애를 둔 한 아이의 엄마의 입장에서 왜 아티즘 스픽스에 단연 큰 점수를 주는지 묻는다면 아티즘 스픽스야말로 자폐성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알고 즉각적으로 대처해주는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자폐성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거쳐야 하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하는 아티즘 스픽스의 노력은 그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록(KIT)으로 쉽게 알 수 있다. 아이에게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막 알게 되어 혼란스러울 새내기 부모들을 위한 ‘처음 백일 살아남기(100 day Kit: 반갑게도 현재 한국어판 제작이 준비 중이다)’, ‘약물치료는 언제 어떻게?(Medication Decision Aid)’, ‘학교와의 성공적인 특수교육 간담회(IEP Guide and school resources), ‘성인이 된 자폐성 장애인들을 위한 거주시설(Housing and Residential Support)’처럼 굵직한 정보를 담아내는가 하면 ‘치과 방문법(Dental Professionals’ Tool Kit)’, ‘미용실/이발소 가기(Tips for successful haircuts)’ 등과 같이 비장애아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기에 사소한 일처럼 보이나 감각기능의 장애를 동반하거나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기가 힘든 자폐성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소소한 일들까지 놓치지 않고 다루어내고 있다. 또한 자폐성 장애아를 손주로 둔 조부모들을 위한(Family Support Tool for Grandparents)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가족적 차원의 접근을 직계가족을 넘어서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도 크게 살 만하다.
아티즘 스픽스가 자폐성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발 빠르게 도움을 주는 단체로 인식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자폐 커뮤니티에 대한 끊임없는 접근 때문이기도 하다. 자폐성 장애인들이 속해있는 지역이나 그들의 연령에 따라 그에 대처하는 접근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아티즘 스픽스는 자폐성 장애인들에 맞는 ‘맞춤법’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기금인 ‘커뮤니티 그랜트’를 창설했다. 2011년 한 해에만 27개의 단체에 58만8,514달러를 지원한 아티즘 스픽스는 ‘방과후 특별활동’과 같이 예상하기 쉬운 프로그램에서부터 ‘꽃·원예를 통한 직업훈련 프로그램(Roses for Autism), ‘지하철 혼자 타기(Subway Sleuths, An After school program for Children on the Autism Spectrum to Expand Social Skills Using the Wonder of Trains)’,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운전 가이드(To drive or not to drive?)’ 등과 같은 독특한 프로그램까지 그 폭이 다양하다. 이는 예의 기발하면서도 자폐성 장애인이 속한 지역과 그들의 연령을 한층 잘 이해하고 있는 커뮤니티만이 고안해낼 수 있는 ‘안성맞춤’격인 접근법인 셈이다.
자폐성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이처럼 친근하면서도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티즘 스픽스가 거둔 큰 성공이다. 이 같은 성공을 일구기까지는 아티즘 스픽스가 다른 자폐 관련 기관과 꾸준하면서도 적극적인 제휴를 맺으며 일을 공동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는 점이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자폐성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정보록을 제작함에 있어서는 자폐성 장애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ATN(Autism Treatment Network)과의 공동 연구가 바탕이 됐으며 성인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접근 방법을 모색함에 있어서는 ‘Advancing Futures for Adults with autism’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이 그 예이다.
아티즘 스픽스가 글로벌 GAPH(Global Autism Public Health Initiative)를 통해 국제적인 자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하는데 큰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는 바로 미국 내에서 아티즘 스픽스가 이뤄낸 탄탄하고 성공적인 활동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다.(다음 주에 계속)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