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S 아이오와호’ 샌피드로항에 영구정박
한국전 맹활약 등 50년 간 세계의 전장 누벼
루스벨트 대통령 욕조·빅건 등 볼거리 풍성
2차 세계대전 기록영화를 보면 바다에서 엄청난 화염을 토해 내며 포탄을 쏘아대는 거대한 포를 가진 전함의 활약상을 기억할 것이다. 어른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포구만 봐도 함포(‘빅건’이라고도 한다)의 가공할 위력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다. 50년 넘게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종 전투에 참가했던 미 해군력의 상징 USS 아이오와호가 현역에서 은퇴한 뒤 개보수 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샌피드로항에 마지막 닻을 내렸다. 전함이 아닌 해상박물관으로 지난 7일부터 일반에 문을 열면서 LA의 새로운 명소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USS 아이오와호는
1940년 건조됐지만 실제 전투에서 가공할 화력을 자랑한 것은 4년 뒤의 일로 1944년 2월16일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 해군기지가 있던 캐롤라인 아일랜드 지역에서 취역 후 첫 함포를 발사, 순식간에 일본 군함을 수장시켜 버렸다.
길이 270미터, 높이 32미터, 총배수량 5만8,000톤인 이 전함은 당시 1억1,000만달러(현재 비용으로 계산하면 25억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건조됐다.
이 전함의 상징은 바로 3문이 한 쌍으로 전면 두 개, 후면에 한 개가 배치된 16인치 주포. 9문의 이 거대한 빅건들이 불을 뿜으면 타격지점은 한 순간에 초토화가 돼 버린다. 2차 대전 당시 같은 성능과 크기를 가진 전함이 아이오와 외에 뉴저지, 미주리, 위스콘신 등 총 4척이 건조돼 전쟁터를 누볐다.
2차 대전 후 아이오와호는 한국전쟁에 참전, 원산과 청진 등에서 강력한 화력으로 북한군을 괴멸시키거나, 주요 거점들을 타격했다. 이후 냉전 때도 오대양을 누볐던 이 전함은 무기 현대화에 따라 기존 빅건 외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등 첨단무기들로 무장을 강화하는 등 변천을 거듭하다 2006년 퇴역했다.
아이오와는 불행하면서도 아픈 역사도 가지고 있다. 1989년 폭발사고가 발생, 병사 47명이 사망해 전시가 아닌 때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대통령의 전함
아이오와 전함은 ‘대통령의 전함’(Battleship of Presidents)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3년 테헤란에서 요제프 스탈린, 윈스턴 처칠, 루스벨트 등 이른바 연합국 정상들이 회동할 때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호에 탑승해 대서양을 건넜다. 당시 아이오와호는 대통령을 위해 선실에 욕조를 설치했으며 대통령의 욕조는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미국 해군함정 가운데 욕조가 설치된 배는 아이오와뿐이다. 이 인연으로 아이오와는 퇴역할 때까지 이 영예로운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 LA로 오기까지
유명한 배들은 그 자체의 역사성과 희소성 때문에 많은 시들이 유치경쟁을 벌인다.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아이오와호 역시 2006년 퇴역한 뒤 해상박물관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 결정되자 LA와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조선업이 유명한 도시 바예호와 경합을 벌인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이 유치로 선상에서만 일자리 100개가 생기고, 연간 45만명이 전함을 보러올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 10년 동안 2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돌아보기
전함인 만큼 내부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우선 갑판 위에서 샌피드로항을 배경으로, 그리고 빅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함장실을 비롯해, 대통령이 머물렀던 시설, 주포를 움직였던 공간과 포탄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또 현대전에 맞춰 무장했던 미사일 등 첨단무기들이 배치돼 있는 곳들도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 전함 박물관 등 다양한 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 기프트 샵
전함에는 방문객들이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프트 샵이 마련돼 있다. 아이오와 글씨가 새겨진 모자를 비롯해 티셔츠, 전쟁 역사 사진 모음집 및 DVD 등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해 놓고 있다.
▲개장시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권 매표소는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권 요금
•당일 입장권: 성인 18달러, 어린이 및 청소년(6~17세) 10달러, 시니어(62세 이상) 15달러
•1년 가족 멤버십: 85달러(4인 기준)
▲가는 길
•LA에서
110번 프리웨이 남쪽 방향 샌피드로 쪽으로 가다 캘리포니아 국도 47번 N도로(Sea Side 프리웨이)로 갈아 타 빈센트 토머스 브리지/터미널 아일랜드 쪽으로 간다. 곧바로 만나는 하버 블러버드에서 내려 우회전, 1가에서 우회전하면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405번 프리웨이를 이용할 경우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다 110번 프리웨이 남쪽 방향으로 갈아탈 수 있다. 110번과 47N 도로에 ‘배틀십 아이오와’(Battleship Iowa)란 표지판이 있어 운전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405번 북쪽으로 올라오다 110번 남쪽으로 갈아탈 수 있고, 91번을 타고 서쪽으로 올 경우 110번에서 남쪽으로 갈아타면 된다.
▲주소
Pacific Battleship Center USS IOWA BB-61
250 South Harbor Blvd. San Pedro, CA 90731
▲홈페이지: http://www.pacificbattleship.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