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0명 설문“내년 1.3% 오를 것”
UCLA 앤더슨 연구소“가주도 저점 통과 중”
최근 발표되고 있는 주택시장 관련 지표를 보면 갈피를 잡기 힘들다. 달이 바뀔 때마다 주택 거래량은 들쭉날쭉 이다. 주택가격도 집계 기관마다 상반된 결과를 내놓고 있어 주택시장의 미래를 점치기 힘들다. 그러나 주택시장 및 경제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밝은 편이다. 연구기관들의 진단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가 이미 끝났거나 막바지로 치닫는 중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침체가 끝나고 내년부터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도 하다. 가주 주택경기도 향후 1년 내에 바닥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 2013년부터 상승’, 펄스노믹스 전망
주택 가격이 이르면 내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포털 사이트 질로우닷컴이 부동산 컨설팅기관 펄스노믹스사가 경제 및 주택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전망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설문조사에서 주택 가격이 올해 소폭 하락한 뒤 내년부터 반등해 2016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올해 주택가격 하락폭은 약 0.4%로 지난 3월 실시된 1분기 설문조사 때보다 예상 하락폭(-0.7%)이 감소했다. 또 내년 중 예상되는 주택가격 상승폭은 약 1.3%로 1분기 조사 때(1.4%)와 비슷한 전망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014~2016년 약 9%가량의 주택가격 상승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질로우와 펄스노믹스사의 주택가격 전망 조사는 2010년 5월 처음 시작돼 매 분기 실시되고 있는데 설문 참여 전문가들 대다수가 주택가격 상승에 동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의 상위 25%는 올해 주택가격이 약 1%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하위 25% 답변자는 올해 약 2%의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면 주택 소유율에 대한 전망은 매우 어둡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약 56%의 답변자는 5년 후 미국 주택 소유율이 올 1분기 주택 소유율인 65.4%를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답변자 5명 중 1명은 주택 소유율이 1965년 최저치인 62.9%에 근접한 63%를 기록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었다.
스탄 험프리스 질로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며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주택시장 바닥시기를 확인시켜주는 조사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주택 소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주택시장 회복의 길이 험난할 것을 예고하는 것”라며 “깡통주택 소유주와 압류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재구입하는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 5월31일부터 6월14일까지 경제 및 부동산 전문가와 금융업체 투자 전략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올해 장기침체 끝’, 전국부동산에디터협회(NAREE) 포럼
전국부동산에디터협회(NAREE)가 지난달 22일 주최한 포럼에서 주택시장 업계를 대표하는 3명의 전문가는 올해를 주택시장 장기침체의 마지막 해로 선언했다. 포럼 참석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급격한 회복보다는 앞으로 수년간 매우 더딘 회복시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역자산(주택시세가 대출금보다 낮은 상황) 주택 비율이 여전히 높은데다 까다로운 대출조건 등이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데 3명의 전문가들은 동의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 3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데이빗 크로우,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 수석부회장
최근 들어서야 주택시장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주택시장이 거래량 면에서 60년만에 최악의 해라고 할 정도로 힘든 한해였다. 협회는 올해 단독 주택 신축량이 지난해보다 약 19% 증가한 51만6,000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렌스 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택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와 부정적인 신호가 현재 함께 나타나고 있지만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만 낮은 주택 감정가 문제와 까다로운 대출조건 등이 살아나고 있는 주택 수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협회에서는 낮은 감정가와 까다로운 대출조건 등의 이유로 주택거래가 약 30%가량 무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그러나 최근 급매성 매물에 대한 거래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난해 전체 주택거래에서 약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던 급매성 매물 거래는 올해 약 25%, 내년에는 약 15%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지역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따라서 회복세를 이야기하려면 미시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지난해 이미 피닉스, 디트로이트, 마이애미 등의 지역에서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는데 이처럼 회복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늘면서 전국적인 회복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회복의 형태는 ‘L’ 형태보다는 계단형의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주택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깡통주택’ 소유주들이 주택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매물을 내놓고 거둬들이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가주 주택시장 저점 통과중, UCLA 앤더슨연구소
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는 현재 가주 주택시장이 저점을 통과중인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에야 완연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주 주택건설 경기가 가주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도 연구소 측은 전망했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2014년쯤 주택 신축허가 건수가 연간 약 13만채를 기록하며 주택재고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한편 실업률 하락도 이끌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제리 니클스버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년간 가격회복을 압박하는 급매성 매물 등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가주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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