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자폐증과 중재’(Autism and Intervention)에 관한 세미나가 주님의 영광교회에서 열렸다. ARG(Autism Research Group) 주최의 이 세미나는 주님의 영광교회 교육국 사랑부가 주관하는‘특수교육과 장애사역’ 3차 세미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ARG는 비영리 자폐 연구기관으로 자폐증 자녀를 둔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효과적인 정보를 주기 위해 올해 설립됐으며, 지난 1990년 설립된 ABA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CARD(자폐증과 관련 장애를 위한 센터)의 연구개발팀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RG의 이그제큐티브 디렉터 조나단 타박스 박사, 칼스테이트 프레즈노출신의 행동분석가 안젤라 펄시키, 내셔널 대학에서 응용행동분석에 특성화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박미경씨가 강사로 나와 자폐증을 위한 ABA(Applied Behavioral Analysis, 응용행동분석) 치료법과 효과 및 집중적 치료법의 연구 리뷰, 자폐 아동에게 독립적인 생활을 가르치기 위한 전략들, 문제행동 교정에 대한 실제적인 해결방법 등을 강연했다.

특히 이날 자폐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부분은 바로 자폐아동의 배변 훈련.

자폐 아동의 성공적인 배변 훈련과 세미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자폐 아동의 배변 훈련
자폐증이 없는 유아의 배변 훈련도 쉽지는 않다. 자폐증을 갖고 있는 경우, 부모는 처음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BA 치료 프로그램을 응용한 배변 훈련을 통해 충분히 3일만에도 배변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 타박스 박사의 지적이다.
자폐 아동의 배변 훈련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하루 종일 화장실에서 그냥 보내는 방법이 있으며, 둘째는 화장실을 자주 가는 방법이다.

타박스 박사는 “배변 훈련을 시작한 첫 날 아침 일찍부터 10분마다 화장실에 데려 가서 2분간 앉히는 방식으로 시작한다”며 “대략 100명 정도 아이들에게 배변 훈련을 실시했는데 항상 성공했다. 또 자폐증이 아니어도 인지능력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나 자폐증을 갖고 있는 청소년, 또 나이 많은 30~50대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첫 날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거의 하루 종일 화장실에서 보내게 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편이다. 첫 날 배변이 성공하면 그에 따른 긍정적인 강화(positive reinforcement), 즉 상을 주는데 자녀를 크게 칭찬하거나 좋아하는 사탕이나 캔디를 준다. 대개는 사탕을 많이 상으로 쓰는 편.

타박스 박사는 “어떻게 배변 훈련을 시키는가보다는 자녀에게 어떤 것을 강화로 쓰느냐를 더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성공하면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상으로 준다. 특히 배변 훈련을 시작한 첫 날부터 3일 동안은 가장 강력한 강화를 써야 하는데,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상으로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배변 훈련을 시작하면 기저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이가 옷이 젖거나 오줌이 피부에 묻어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데, 기저귀를 계속 쓰게 되면 기저귀 특성상 빨리 오줌을 흡수하고, 아이는 불편함을 못 느껴 배변 훈련은 실패하게 된다.

타박스 박사는 “대개 부모들이 카펫이나 바닥에 오줌을 싸게 될까 걱정하지만 10분마다 화장실 변기에 앉히면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다. ABA 프로그램 특성상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 그 결과 캔디를 상으로 받는다는 커넥션이 생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변 기록의 성공과 실패를 적어 두어야 한다. 성공을 했는지, 실패를 했는지 적고, 몇 시에 성공했는지, 카펫이나 바닥에 오줌을 쌌다든지 등을 기록한다. 며칠 동안 계속 기록해 놓으면 아이의 화장실 변기 사용이 잘 이뤄지는지, 아니면 잘 못 쓰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화장실 변기 사용을 성공하고 바닥에서 실수하는 일이 점점 없어지면 10분에 한 번씩 가던 것을 12분에 한 번, 15분에 한 번, 20분에 한 번씩으로 시간을 늘린다.
타박스 박사는 “배변 훈련 3일째에는 자녀의 행동이 달라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개 변기를 좋아하게 된다. 변기를 사용하면 부모의 칭찬을 받거나 캔디를 받지만 옷에 싸거나 바닥에 싸면 아무 것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변기를 쓰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변 훈련 3일 안에 성공하기
1. 대개 토요일 아침부터 시작한다. 다른 일보다 그날은 배변 훈련만을 목표로 한다. 대개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저녁에는 거의 성공한다.
2. 배변 훈련을 시작한 첫 날 하루 종일 10분마다 화장실에 간다.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2분간 앉힌다.
3.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상으로 준다. (긍정적 강화)
4. 배변 훈련 첫 날 시작할 때 기저귀를 빼야 한다. 기저귀가 있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5. 배변 훈련을 할 때, 성공과 실패를 기록해 데이터를 모은다.

배변 훈련 때 기저귀 사용하면 실패

3세쯤 시작하는 게 적당

-아이가 배변 훈련이 준비됐는지 어떻게 아는가?
2세반~3세쯤 되면 대부분 시작한다. 더 일찍 할 수도 있지만 힘들 수 있다. 타박스 박사는 “3세쯤이 적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해 부모에 따라 4세까지도 기다린다. 자녀가 생리기능을 이해 못해서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타박스 박사는 “배우기 전까지는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자꾸 반복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상으로 주고 하면서 자녀가 배우게 되면 충분히 배변 훈련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기 자체를 무서워한다. 소리 나는 것도 싫어한다. 어떻게 하나?
최대한 긍정적으로 화장실 환경을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으로 꾸민다. 아이가 좋아하는 포스터나 그림, 만화 캐릭터 등을 붙여두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화장실에 놓고 들려준다. 변기 자체를 너무 무서워한다면 처음부터 변기에 앉히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안에 한발 들여놓으면 상을 주고, 두 발 모두 들여놓으면 또 상을 주고, 변기에 한 발씩 가까워지면 상을 주는 식으로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자녀를 유도하면 성공할 수 있다.

-잘 때는 기저귀를 해도 되나?
괜찮다. 대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저귀는 빼주고 낮 동안에는 기저귀 착용을 하지 않는다. 배변 훈련이 성공해도 대개 1년간은 밤에 기저귀를 하고 잔다.

-나이가 많은 20대에도 할 수 있나?
그렇다. 나이가 많은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중요한 것은 강력한 상을 주는 것. ABA는 많이 연습하고 강력한 강화를 받는 것이다.

-ABA 테라피를 할 때는 잘 하지만 그 이후 다시 그전 행동으로 돌아갈 때?
ABA를 통해 아이도 커넥션을 배운다. 어떤 행동을 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치료하는 중에는 잘 하지만 치료시간이 끝난 후에는 이전 행동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상을 받지 않기 때문. 치료기간의 행동은 모두 상과 연결됐지만 그 이후는 상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다시 이전 행동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때는 상을 없애지 말고 천천히 패턴을 바꾼다. 예를 들어 수학문제를 1문제 하고 나서 상을 줬다면 점점 문제를 더 크게 만들어, 다음에는 2문제를 하고 나서 상을 준다든지, 한 페이지를 다 해야 상을 준다든지 해서 늘려간다.

문의 이메일 및 웹사이트 www.autismresearchgroup.org/ info@autismresearchgroup.org
m.park@centerforautism.com(한국어 가능)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