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청
▶ 소아 난청 방치, 언어·지능발달 저해
‘난청’하면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환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연령을 가리지 않는 추세다.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의 이태량 이비인후과 전문의는“난청은 쉽게 말하면 보통사람보다 잘 못 듣는 것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소음 속에 산다. 특히 청소년들은 이어폰을 끼고 자극이 세고 소음이 강한 로큰롤이나 팝 뮤직을 지속적으로 들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핸즈프리 운전을 위해 늘 끼고 있는 블루투스 역시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정한 강도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이 서서히 손실되는 난청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난청으로 청력이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예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도 높은 소리에 장시간 노출, 청신경 손상
이명·어지럼증 동반되면 메니에르병 의심을
#난청은
난청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크게는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음파(sound waves)는 외이, 중이, 내이를 거쳐 고막을 울리고, 음파 진동은 청신경을 통해 뇌로 전해져 소리로 인식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중이, 내이, 고막 등 귀에서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에 염증이 생겼거나 망가진 경우, 또 귀가 막혀 소리가 전달되지 못해 발생한다. 또 심한 귀지가 외이를 막아 생기기도 하며, 선천적인 귀의 기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 내부 청신경 세포가 손상돼 음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우, 뇌에 이르는 신경이 손상되거나 종양이 생긴 경우 등이 해당한다. 또한 감각신경성 난청은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올 수 있으며, 선천적으로는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엄마가 임신 중 약을 잘 못 먹었다든지, 어릴 때 홍역이나 뇌막염을 앓은 경우 생길 수 있다. 또한 청신경이나 중추신경계 자체가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
전음성 난청, 감각신경성 난청이 각각 따로 독립돼 발생하기도 하며, 두 가지 모두 혼합된 경우도 물론 있다. 또한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특정 약물에 의한 난청, 돌발성 난청도 생길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소음성 난청이다. 스마트폰, MP3 등 각종 기기들에 이어폰을 꽂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이 전문의는 “셀폰의 경우 블루투스 사용보다는 스피커 폰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블루투스를 아무리 가볍게 귀에 걸어도 외이도가 많이 자극되며 귀가 막혀 있다면 좋지 않다. 지속적으로 일정 강도의 소음을 계속 듣는 생활 속에서 귀를 쉬지 못하게 하면 서서히 난청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생기는 돌발성 난청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관장애 때문에 나타나는데 바로 치료하면 70~80%는 회복된다. 보통 한쪽 귀에 오는 경우가 많으며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소아 난청은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엄마의 말소리나 주변 소리를 듣고 말을 배우는 시기에 난청이 나타나면 언어발달과 뇌 지능발달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문의는 “말을 할 때는 신경이 연결돼서 말을 하는데 1~2세 때 신경 연결이 안 돼 있는 걸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난청으로 인해 언어발달 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 또 귀 외형 모양이 기형인 경우 내부에도 기형 가능성이 있다. 미숙아나 저체중아의 경우는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아기가 태어나면 뇌파를 소리 전달해서 뇌가 활동하는 것으로 청력검사를 실시한다.
또 고막 파열이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폭발음 같은 아주 큰 소리에 의해 고막이 찢어져 난청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음압의 갑작스런 변화, 혹은 날카로운 것에 고막이 찔려 파열돼 난청이 나타나기도 한다.
귀에 염증 등 원인 다양
청력 떨어지면 회복 어려워
“뭐라고?” 오기 전 예방 중요
#난청의 증상
쉽게 말해 잘 못 듣는다. 상대방에게 자꾸 ‘뭐라고?’ 하면서 되묻는다. 또 천천히 말해 달라고 하거나 좀 더 크게 말해 달라고 요구한다. 상대방이 말한 것이 불명확하게 우물거리는 소리로 들린다. 대화할 때 이해하기 힘들며, 사람들이 많은 곳이나 시끄러운 곳에서는 더욱 못 듣는다. 처음에는 고음부터 잘 안 들리게 되다가 증상을 방치하고 오래되면 평소 대화할 때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게 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이명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어지럼증도 나타난다. 난청, 이명,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또 TV나 컴퓨터 등 소리를 크게 해서 듣는다.
#소음성 난청
폭발음, 총소리 같은 아주 강도가 높은 큰 소리 자극으로 인해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소음성 난청이다. 또한 일정 데시벨(decibel, dB) 이상의 소리를 지속적으로 들어도 생긴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이어폰으로 볼륨업 해서 음악소리를 지속적으로 많이 듣게 되면 난청이 생기며 이명증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데시벨은 소리의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일상적인 대화의 소리 강도는 60dB 정도. 속삭임은 30dB 정도이며, 세탁기 소음은 70dB이다. 85dB 이상부터 청력손실 위험을 부를 수 있는데 하루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청력 손실을 부를 수 있다.
참고로 심한 도시 교통체증 소리, 잔디 깎는 기계, 헤어드라이어는 소리의 강도가 85~90dB이며, 모터사이클 소리는 95dB, 스노모빌, 핸드드릴은 100dB, 락 콘서트, 체인톱 소리는 110dB에 해당한다. 제트엔진, 총소리 등은 140dB로 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청력 손상 위험수준. MP3나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등은 최대 볼륨이 100dB 정도지만 장시간 계속 듣다보면 청력감퇴 및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 중이염 예방
어린이의 경우 삼출성 중이염은 전음성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전문의는 “중이염을 제때 발견 못하면 체액이 안에서 굳거나 고막과 달라붙어 석회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주 중이염에 걸리는 경우 약물치료를 주로 하지만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으면 귀 안에 고인 용액을 빼주는 간단한 수술을 하기도 한다.
#난청의 치료는
난청은 사실 수술 같은 직접적인 치료가 어렵다. 시끄럽거나 소음이 있는 환경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심한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보청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인공달팽이관을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경우 성인은 언어발달이 충분히 이뤄져 있어 더욱 효과가 좋다. 어린이의 경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청각학자, 외과의, 소셜워커 등이 팀을 이뤄 종합적인 치료를 받는다.
난청 예방하려면
귀지 자주 파지 말고 감기땐 코 한쪽씩 풀어야
- 소아 난청은 빨리 발견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보청기를 어릴 때부터 써야 한다.
- 청소년, 젊은 성인은 소음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음악을 이어폰을 통해 자주 듣는다면 들었던 만큼 귀를 쉬어 주어야 한다. 또 너무 볼륨을 크게 하고 듣지 않도록 주의한다.
- 귀지를 너무 자주 파줄 필요는 없다. 외이의 삼분의 일 정도까지 귀지가 생기는데 그 안쪽에는 귀지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면봉으로 자꾸 귀지를 파다 보면 귀지가 결국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고 문제가 될 수 있다.
- 아이 앞에서 귀지를 파지 않도록 한다. 부모를 따라 하다가 날카로운 것으로 고막을 찌를 수도 있기 때문.
- 감기는 예방하며, 코를 풀 때도 양쪽 모두 한꺼번에 풀지 말고 한쪽씩 막고 푼다. 코, 목, 귀, 기관지 점막은 모두 연결돼 있다. 감기에 걸리면 귀부터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감기로 코가 막혔을 때 고막이 막히면 중이에 음압이 생기는데, 음압 해소를 위해 한쪽씩 코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 소음이 있는 직장 환경에서는 지속적인 소음차단을 위해 귀마개를 꼭 한다. 또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어야 하는 환경에서 일한다면 규칙적인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주신 분>
이태량 이비인후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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