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스비 줄이고 퇴근 후 여가생활 풍부 베이비부머·18~32세 연령층 특히 선호 건설업체들 도심부지 선점 전력투구
▶ 침체기 거치며 주거형태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주택 형태를 바꾸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며 교외지역 주택에 대한 인기가 시들고 도심에 위치한 주택을 찾는 바이어가 늘었다. 퇴근 후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그만이고 최근 치솟는 유류비 절약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주택 건설사들 역시 이같은 수요에 맞춰 도심지 주택건설 계획에 주력하고 있다.
■퇴근 후 여가생활에 적합
USA 투데이에 따르면 모리스 터너와 프릿 바 부부는 최근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 도심에 새 집을 장만했다. 애나하임에서 임대를 해오던 부부는 집을 사기로 맘을 먹고 한동안 집을 보러 다닌 끝에 결국 같은 도시에 그것도 사무실과 상가가 즐비한 도심에 위치한 타운하우스를 구입했다.
부부가 도심 한복판에 집을 구입한 이유는 활기찬 도심생활을 쉽게 즐기기 위해서다. 퇴근 후 인근에 위치한 식당과 위락시설 등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건설업체 브룩필드사가 애나하임 히스토릭 디스트릭에서 분양중인 복합 주택단지 ‘콜로니 팍’에 약 1,700평방피트 규모의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부부는 “차에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이 인근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좋다”며 도심에 주택을 구입한 이유를 밝혔다.
■도심거주 선호 인구 증가
이들 부부처럼 최근 교외 대신 도심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도심생활을 선호하는 현상은 특히 자녀가 이미 출가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 자녀 세대로 볼 수 있는 18~32세의 연령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로 구성된 단체 ‘스마트 그로스’에 따르면 두 연령층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 앞으로 교외보다는 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택개발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수요의 형태가 변하면 공급의 형태도 변하는 법. 주택수요가 교외에서 도심으로, 대형에서 소형으로 변하자 주택 건설업체들의 반응도 빨라졌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남가주에서는 도심 한복판의 공장지대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는가 하면 플로리다에서는 도심 인근 골프장이 주택가로 탈바꿈 중이다.
치솟는 유류비와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직장과 가까운 도심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늘자 반세기 동안 지속돼 온 건설업체들의 건축형태가 서서히 모습을 바꿔가고 있다. 도심 외곽지역의 녹초지에 비슷한 모양의 ‘쿠키 커터’식 단지 개발에서 벗어나 가능하면 도심과 최대한 가까운 부지에 복층구조의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도심지 주택가격도 상승세
도심에 위치한 주택을 선호하는 현상은 인구 증가 형태에서 잘 나타난다. USA투데이가 연방 센서스국의 최근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기준, 직전 1년 동안 외곽지역의 카운티 인구 증가는 거의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도시가 위치한 카운티의 인구 증가 속도는 전국 인구 증가 속도보다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도심지역의 집값과 교외지역의 집값 상승 속도가 10년 사이에 역전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10년 전 워싱턴 DC 인근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외곽지역인 그레이트 폴스였다. 반면 최근에는 다운타운과 가까운 듀폰트 서클의 집값이 그레이트 폴스보다 약 70%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돼 도심주택 선호현상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크리스 레인버거 스마트 그로스 대표는 “교외지역 주택의 인기가 시들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주택시장 붕괴지역 중 약 80%가 주로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주택공급 과잉현상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도심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대형 건설업체들은 약 5년 전부터 앞 다퉈 도심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있다. 도심 전담부서는 주로 도심지역 또는 도심과 최대한 가까운 지역에 주택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선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빈 땅은 물론 용도 변경이 가능한 상업지구 및 공업지구도 주택 건설업체들의 매입 대상 부지들로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 건설업계의 지형이 변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요크 솔루션의 매리 요크 대표는 “10년 전부터 주택 건설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도보 용이도, 자전거 사용 용이도 등 환경 및 건강문제가 주택 건설업계의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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