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사용자, 1992년 수혈 베이비부머 세대‘고위험군’ 대부분 증상 못 느끼고 지내 백신 없지만 조기발견 땐 완치
▶ 이유없이 피로, 병원 찾았다 이상 발견, 피어싱·문신 바늘로 감염도 음식·물로는 전염 안돼 인테페론 자가 주사·약 복용 간경화 진행되면 간이식해야
간염은 쉽게 말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약 320만명이 만성 C형 간염환자로 추산된다. 최근 LA타임스가 보도한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1945~1965년에 태어난 미국 내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C형 간염이 조용히 유행하고 있으며, 미국 내 전체 C형 만성 간염환자의 75%(4분의 3)가 베이비부머 세대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C형 간염검사를 꼭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C형 간염이 증가추세다. 한국 내 C형 간염환자 유병률이 전 국민의 1%로 추산된다. 사실 B형 간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C형 간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한인들이 많다. 배호섭 위장·간 내과전문의는 “한인들에게는 B형 간염환자가 많지만 C형 간염환자도 적지 않다. C형 간염환자는 미국 내에서 전체 2% 정도 차지하는데, 한인들도 그 정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C형 간염은 백신도 없어 문제다. 하지만 조기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은 초기에는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 또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무려 수 십년이다. 바이러스가 몸속에 오래 잠복해 있기 때문에 보통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C형 간염 보균자가 53만명에 이르며, LA카운티에서는 13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C형 간염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간다. 아무런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딱히 아프지도 않기 때문이다.
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면 만성 간염에서 간경화로, 간경화가 심해지면 간이 굳어져 간 기능이 떨어지고 제 기능을 못해 간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물론 C형 간염에서 바로 간암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C형 간염으로 인해 만성 간염이 진행된 후 20~25%는 간경화가 올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20~30%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증상
특별한 뚜렷한 증상이 없다. 만약 증상이 나타나면 그냥 독감에 걸린 듯 피곤하거나 경우에 따라 눈과 피부에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메스꺼운 증세나 입맛을 잃고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조금 불편하거나 아플 수 있으며 근육 및 관절통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만성 간염의 진행은 굉장히 느린 편으로 이런 증상을 느끼기까지 감염 후 오랜시간이 걸리기도 하며 감염 후 30년까지도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80%까지 증상을 못 느끼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수십 년 후 피로감이 있어 병원을 찾거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검사의 이상이 발견돼 정밀검사를 해보고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전염 경로
C형 간염 환자의 피가 주요 전염 원인이다. 주로 마약 정맥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주사기를 공용하거나 오염된 피를 수혈 받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CDC에 따르면 1992년 이전에 수혈을 받았거나 혹은 장기이식을 한 경우도 고위험군에 속한다. 1992년 이후부터 수혈 혈액에 C형 간염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검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비위생적인 바늘을 이용해 귀에 피어싱을 하거나 문신을 하는 경우, 피부 접촉을 통한 간염은 아니지만 섹스로도 감염될 수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감염자와 칫솔이나 면도기, 손톱깎이를 공유하는 경우도 감염될 수 있다. 양치질을 할 때 출혈로 인해 감염될 수도 있으며 혹은 칫솔이나 면도기에 감염자의 혈액이 남아 있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60~80년대 마약사용이 빈번했던 히피문화 속에서 마약 정맥주사 바늘을 공용했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세대에 C형 간염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산모가 C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 출산하면서 신생아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확률은 B형 간염보다 높은 편이다. 태반이 떨어지면서 아기에게 피가 노출되면서 감염시킬 수 있다. 성행위로 전염될 위험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성관계 파트너가 많은 경우, 성병이 있는 경우, 문란한 성생활, 에이즈(HIV)에 감염된 경우는 성행위를 통한 감염위험이 증가한다.
#C형 간염 보균자와 식사하면 전염될까?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 식기를 함께 쓴다거나 키스, 허그, 손을 잡는 것, 모유수유, 기침, 재채기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또 음식이나 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검사는 일반적으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나면 과거에 C형 간염에 노출된 적이 없으며 만성 C형 간염에 감염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성이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이전에 감염됐다가 치료된 경우를 의미할 수 있다.
보통 바이러스 항체가 있다면 면역이 된 것으로 보지만 C형 간염은 항체가 있으면 바이러스 보균자로 판명한다.
또한 간기능 검사를 위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초음파 검사는 간암의 여부를 진단한다.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를 통해 간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간경화 진행이 안 된 경우 1년에 한번 정도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또 간경화가 진행된 경우는 6개월에 한번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한다. 구강 점막세포 검사는 새로운 방법으로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검사법이지만 피검사보다 비용이 좀 더 들 수 있다.
배 전문의는 “C형 간염이 발병할 수 있는 고위험군인 경우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젊은 시절 마약사용이 많았던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부 C형 간염검사를 받을 것을 CDC에서 최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C형 만성 간염의 치료 및 간이식
3가지 복합치료가 시도된다. 환자가 스스로 주사하는 인터페론(interferon)
주사치료와 라이바바이론(Ribaviron)을 하루 2번 복용하며, 최근에는 새로 나온 항바이러스 약인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protease inhibitors) 알약을 하루 3번 복용한다.
한편 C형 간염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배 전문의는 “조기 발견하면 24~48주 정도 바이러스 치료를 하게 되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간경화가 심하게 진행되면 간이식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간경화와 상관없이 C형 만성 간염 상태가 나빠졌을 경우, 생명이 위독하게 된 경우 간이식을 하게 된다.
검증 안된 건강보조제 복용 조심해야
#간에 부담 주지 않으려면
- 가장 주의해야 될 것은 바로 술이다. C형 간염증세가 나왔다면 바로 금주해야 한다. C형 간염은 술을 안 마시는 사람보다 마시는 사람이 훨씬 더 간경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또 술 때문에 지방간도 생길 수 있다. 지방간은 당뇨, 비만, 콜레스테롤 때문에도 생길 수 있으므로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체중도 정상으로 유지한다.
- 예전에 수혈을 받은 경우는 반드시 검사 받는다.
- 금연한다. 담배에는 니코틴 등 여러 유해물질이 있어 간암 등 간질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A, B형 간염은 예방백신 접종으로 예방한다.
- 현재 복용중인 약이나 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약은 피하거나 의사와 상의한다.
- 운동을 적당히 하고 적당히 쉰다. 과일이나 야채, 곡물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다.
- 면도기나 칫솔을 함께 쓰지 않는다.
- 간에 좋다고 광고되는 건강보조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이 많으므로 주의한다.
- 만성으로 진행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관리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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