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전체 대신 방 하나를 임대하는 것은 한인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임대형태다. 집안의 여유 공간을 임대해 별도의 수익을 올리려는 건물주와 적은 비용으로 거주공간을 마련하려는 세입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임대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방 하나를 임대하더라도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건물주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세입자를 물색해야 건물주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충고다. 주택의 일부 공간을 임대하는 건물주가 주의할 사항들을 짚어본다.
■ 단기 임대부터 시작
사용치 않는 방을 세놓아 임대수익을 올려볼 계획이라면 우선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 방을 세놓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바로 임대 수익이다. 한 달에 수백달러가량의 추가소득을 바라는 것이 방을 세놓으려는 모든 집주인의 바람이다. 반면 방을 세놓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도 분명히 있다.
이같은 손해는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타인이 집안에 들어와 함께 생활함으로써 발생하는 가장 큰 불편함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다는 것. 가족의 사생활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감수해야한다. 또 가족의 생활공간이 줄어드는 것 역시 방을 세놓을 경우 발생하는 불편한 점이다.
콜드웰 뱅커의 헬렌 프린스 디렉터는 “세놓을 공간이 별채나 지하실처럼 이미 분리되어 있는 경우는 불편함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가족의 사생활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방을 세놓기 전 이점을 충분히 고려하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가족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받을 것을 감수해야 한다”며 “세입자의 성격과 가족의 불편함 정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 단기 임대계약을 맺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반드시 임대 계약서 작성
여러 장단점을 따져본 뒤 세를 놓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된다면 세입자를 물색하기 전에 몇 가지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집안의 일부 공간을 임대하는 것이 적법한 지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지하실 공간을 임대하더라도 적절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택소유주협회(HOA)나 시정부 측에 문의해야 안전하다.
또 방 한 칸을 임대한다고 계약서 작성을 무시하는 집주인도 의외로 많은데 가장 주의가 요구되는 사항이다.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된 임대 계약서를 준비해 세입자의 서명을 받아야 세입자와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보호받을 수 있다.
주택 임대 전문가 킴벌리 스미스는 “반드시 해당 주정부가 승인한 임대 계약서를 사용해야 건물주와 세입자가 모두 보호 받을 수 있다”며 “계약서는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 등을 통해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건물주와 세입자 보험에 가입
집안에 세입자를 들여놓기 전 주택보험 규정과 관련 보상 내용들을 미리 알아본다. 방 한 칸을 임대하더라도 집주인으로 하여금 ‘건물주 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는 보험사도 많다.
건물주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위험한 애완동물을 소유하고 있거나 건물을 훼손시킬 만한 가구를 소지하고 있다면 건물주 보험 가입 규정에 해당된다.
건물주뿐만 아니라 세입자 역시 보험에 가입하고 있어야 건물주가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 역시 ‘세입자 보험’ 등에 가입해야 개인 소지품 분실 때 건물주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 세입자 자격 철저히 점검
방 한 칸 임대한다고 아무 세입자나 받으면 안 된다. 자격 미달 세입자를 들여놓으면 예상치도 못했던 마음고생을 겪기 때문이다. 집 전체를 임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세입자를 물색해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초보 건물주라면 우선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세입자 찾기를 시작한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방을 임대할 계획이라고 알린 뒤 소개를 받는 방법이다. 지인의 소개를 받았더라도 필요한 경우 신분을 확인하고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검토한다. 또 소개해 준 사람으로부터 세입자에 대한 평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셜 네트웍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세입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만약 생활 정보지나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세입자와 연결됐다면 철저한 신분조사 과정은 필수다. 약 30~55달러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인터넷 신분조사 업체를 통해 세입자의 신분 및 크레딧 점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세입자의 신분조사가 필요할 경우 임대 신청서나 임대 계약서 등을 통해 신분조사를 해도 좋다는 세입자의 동의를 받아두도록 한다.
■ 기타 임대규정 작성
사생활이 방해받는 것을 최소화는 데 임대 계약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입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을 계약서에 포함시키거나 별도의 서류로 준비해 세입자의 서명을 받으면 건물주의 불편이 줄어든다. 세입자가 지켜야 할 규정에는 저녁 일정시간 이후에는 소음을 줄이는 규정, 가전제품 및 기타 설비 사용에 대한 규정, 주차 규정, 각종 고지서 납부 규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밖에도 건물주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항을 포함시키면 세입자와의 분쟁이 발생했을 건물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 임대 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곰팡이와 납성분 페인트에 대한 공개서, 금연과 관련된 조항, 애완동물과 관련된 조항, 세입자 보험관련 조항 등을 추가 조항에 포함시킨다.
전문가들은 “건물주가 원하는 사항을 구두로만 전달하지 말고 반드시 문서로 세입자에게 전달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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