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위장의 뒤에 위치하여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는 기관이다. 췌장의 기능은 크게 외분비와 내분비 기능으로 나뉜다. 췌관을 통해 십이장으로 췌액을 분비하여 섭취한 영양분의 소화를 돕는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역할이 외분비 기능이다. 또한 혈액으로 인슐린, 글루카손곤 등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혈액으로 분비하는 기능이 내분비 기능이다.
이런 췌장에서 발생하는 암은 의사들과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암이다. 진단 당시 이미 퍼진 경우가 많고,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수술을 한 경우도 상당수의 경우 국소 및 원격 재발이 많기 때문이다. 치료제에 대한 반응도 다른 암들에 비해 극히 불량하다.
1기 암으로 진단되어 수술을 한 경우도 결국 50% 이상 재발되어 2년 이내에 50%가 사망한다. 4기 암으로 원격 전이가 되어 진단된 경우는 평균 생존기간이 6개월이 채 안 되는 무서운 암이다.
췌장암의 90%는 외분비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에서 생기며, 특히 췌관에서 잘 발생한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췌장암은 바로 이 췌관에서 발생한 선암(adenocarcinoma)이다. 그 밖에도 드물지만 내분비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들이 있다.
이런 종양들도 양성과 악성으로 나눌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췌장에 생기는 소위 ‘물혹’이라고 부르는 낭종도 모두 안전한 양성 질환은 아니다. 악성인 물혹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췌장에 혹이 있는 경우는 조직검사나 절제를 대부분 권한다.
췌장암은 왜 생길까? 이 질문에 아직도 명쾌한 답변을 찾질 못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된 것은 분명하다. 흡연이 췌장암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유전자 변이중 K-RAS라는 유전자 이상이 췌장암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이것이 과연 췌장암의 원인인지는 불명확하다. 이 외에도 만성 췌장염, 비만, 당뇨병, 식이습관, 음주 등 많은 요인들이 의심되고 있지만 확실한 인과관계는 모른다.
췌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뚜렷한 예방법도 없다. 금연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암 예방을 위한 생활방식이 중요하다. 육류를 피하고, 과일과 야채의 섭취를 늘리며, 당뇨병을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과다한 음주를 피하는 것도 추천된다.
췌장암은 조기검진 권고안이 없다. 발생 빈도가 낮고, 조기검진을 위한 간편한 방법이 없으며, 조기검진으로 췌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다는 증거가 없다. 췌장암을 진단하기 가장 이상적인 검사는 전산화 단층촬영(CT scan)인데, 흔하지 않은 암을 발견하기 위해 다수의 건강한 사람들을 CT 검사하는 것은 문제점이 많다.
췌장암 증상은 체중감소, 황달, 복부 팽만감, 소화기증 장애 등의 소화기 증상이 주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거나, 만성 췌장염, 당뇨병 등의 췌장암 위험요인이 있는 분들은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 주치의와 즉각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췌장암이 의심되면 통상적으로 CT 검사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혹(종괴)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하거나 절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이 강력하게 의심되면 바로 조직검사 없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고, 확실치 않은 경우는 내시경적 초음파를 이용한 조직검사로 진단을 한 후 수술을 하게 된다.
췌장암은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다. 안타깝게도 증상이 있어 의사를 찾은 경우, 원격 전이가 되어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진단된 췌장암의 약 15-20% 정도만이 수술이 가능하다.
췌장암의 수술은 암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단순히 췌장만 제거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치에 따라서는 주변 기관인 소장, 십이지장, 위와 소장의 일부, 담관 등을 함께 절제하는 휘플씨(Whipple’s) 수술을 하게 된다. 췌장만 제거하는 경우 주변 장기에서 재발을 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암만을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효과가 좋지 않다.
LA Cancer Center (213)388-0908
안 상 훈 <암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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