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2일 열린 ‘2012년 부동산 시장 전망 전문가 좌담’에서 2012년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왼쪽부터 케니 조 밸리한인부동산협회 회장, 크리스 엄 옴니부동산 대표, 린다 노 한인부동산협회장, 애나 김 팀스피릿부동산 브랜치 매니저, 마크 홍 CBRE 수석부사장, 에릭 배 BEE 부동산 부사장.
“지난 몇 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좋아질 것이다.”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2년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일 본보와 가진 ‘2012년 부동산 시장 전망 전문가 좌담’에서 “지난 3~4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비교적 좋아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린다 노 한인부동산협회장(리맥스 메가그룹 대표)은 “한인들이 선호하고 많이 거주하는 한인타운이나 베벌리, 행콕팍 지역 등은 매물이 없을 정도”라며 “이자율이 워낙 좋기 때문에 좋은 시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케니 조 밸리한인부동산협회장도 “유사 이래 최저 수준이라 할 만큼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있다”며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고 주택 재고도 많지 않은데다 지난 4~5년 동안 신규주택 착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때가 됐다”고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비즈니스 매물 시장도 낙관적으로 전망됐다.
마크 홍 CBRE 수석부사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은행들이 차압 물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여부인데 요즘은 차압물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한인타운이나 웨스트LA 등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에는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나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 정도로 인기”라고 설명했다.
에릭 배 BEE 부동산 부사장도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연말부터 기존의 비즈니스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비즈니스 거래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LA 한인타운 등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부동산이 우선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린다 노 회장은 “한인타운이 다운타운과 공항은 물론 베벌리힐스도 가까워 최적의 로케이션을 갖추고 있다”며 “숏세일이나 REO 등에는 복수 오퍼가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정상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라고 말했다. 크리스 엄 대표는 “한인타운에는 2~4 유닛 규모의 아파트 매물에는 복수 오퍼가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변하고 있다는 점도 올해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크리스 엄 대표는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콘도의 인기가 엄청 높아졌다”며 “콘도는 거주와 투자, 2가지 목적을 모두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은 물론, 아이들을 결혼시킨 부부들도 콘도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애나 김 팀스피릿 브랜치 매니저는 “가디나의 좋은 지역에서는 ‘Live Work’라고 해서 아래층은 비즈니스용, 위층은 주거로 사용하는 일종의 주상복합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부동산 거래형태도 변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마크 홍 CBRE 수석부사장은 “투자자나 바이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를 찾아 더 쉽게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은행들이 에이전트를 끼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 특별 좌담 / 올해의 시장 전망
-우선 지난해 부동산 주택시장을 요약하고 올해 시장을 전망해 본다면.
▲린다 노: 지난 3~4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비교적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인들이 선호하고 많이 사는 베벌리 지역이나 행콕팍, 한인타운은 매물이 없을 정도다. 1990년 초반 불황의 끝자락이던 1993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론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 때에 비해 이자율이 너무 좋다. 41만7,000달러 이하의 컨포밍 론의 경우에는 3.95%(2일 현재)다. 올라가도 4.5%를 넘지 않을 것이다.
▲케니 조: 초저금리 시대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유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실업률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8.5%이던 실업률이 머지않아 정상 수준인 7.5%로 회복될 것이다. 실업률이 개선되면 사람들이 돈을 쓰게 된다. 주택 재고는 6개월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금방 소진된다는 얘기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4~5년 동안 신규주택 착공도 이뤄지지 않았고 집을 사지도 않았다.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외국 투자가 유입되고 있고 정부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유인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금부터 봄~가을 사이에 통계적으로도 좋은 전망이 나올 것이다.
▲크리스 엄: 3~4년 전부터 좋다고 했는데 올해는 막연한 게 아니다. 부동산 격언에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표현이 있다. 숏세일로 거래됐던 물건이 다시 숏세일로 나오면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시점에 왔다는 뜻이다. 지난 2008~09년에 한인타운 콘도 하나가 숏세일로 나와 42만달러에 거래됐다. 이 물건이 이번에 다시 숏세일로 28만9,000달러에 나왔다. 올해는 대선이 있고, 부양책 나오고 있다. 돈도 풀리고 있어 핑크빛 전망이 나오지 않을까. 가격이 당장 오르지는 않겠지만 거래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애나 김: 연방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8.5%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주택 공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고 분양도 시작되는 등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 사우스베이 지역에는 은행차압 매물이 많지 않지만 숏세일이나 REO 물건에는 복수오퍼가 들어와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제는 다들 부동산 불황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전화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투자용으로 아파트 유닛을 찾는 분들이 많다. 주로 은행에 예금이 좀 있거나 기존 주택을 페이오프한 분들이다.
▲마크 홍: 부동산 사이클은 보통 10~12년 주기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불경기가 시작된 지 3년쯤 지나면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상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은행들이 차압물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여부인데, 요즘은 차압물건 자체가 줄고 있다.
또 전에는 좋은 물건이 있어도 사기가 힘들었지만 은행들이 재정 여건이 좋은 곳에는 대출을 시작했다. 이자도 4.24~5.5% 사이로 무척 저렴하다. 커머셜 빌딩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
▲에릭 배: 비즈니스 거래도 활발하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건수가 많지 않았지만 연말 무렵부터 기존에 비즈니스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 사기 시작했다. 손님 중에 비즈니스 16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또 사더라. 비즈니스 매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비즈니스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거래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범위를 좁혀 한인들이 선호하거나 밀집된 지역의 부동산 시장 현황을 정리해 본다면.
▲린다 노: 한인타운은 좋은 로케이션을 갖고 있다. 베벌리힐스는 물론 공항, 다운타운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에 병원이나 로펌들이 많아 의사나 변호사 아니면 집 사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요즘 한인타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REO 물건이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좀 낡았다는 단점은 있지만 복수 오퍼가 들어오는 것은 기본이고 정상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다.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 전반적으로 부동산이 침체된 것은 맞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많다.
▲크리스 엄: 2~4유닛 규모의 아파트에는 복수 오퍼가 들어와 거의 정상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인타운 내에서도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굉장히 좁다. 하버드나 호바트, 세라노 같은 큰 길 이름이 아니거나 익숙하지 않으면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아예 보려 하지 않는다. 본인이 모르는 길이면 나쁘다고 생각한다.
▲케니 조: 밸리 지역은 정상 거래 매물이 거의 없다. 5% 미만이다.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안정적이어서 매물이 많지 않다. 20% 정도가 REO 물건이고 나머지는 숏세일이 대부분이다. 2011년 말 기준으로 밸리 지역의 주택 재고는 3.1개월로 1년 만에 28% 줄었다. 특히 요즘 인기 있는 소형 주택이 거의 없다. 바이어들이 좋은 매물을 사기가 쉽지 않았다. 한인타운과 마찬가지로 복수 오퍼가 많이 들어와 리스팅 가격보다 높게 거래되기도 했다.
▲애나 김: 토랜스나 팔로스버디스 등의 사우스베이 지역은 처음부터 안정된 지역이다. 가격이 많이 내렸다 해도 하한선이 60만달러다. 숏세일로 나와도 55만달러 미만은 거의 없다. 은행에서 말끔하게 단장해서 내놓기 때문에 그렇게 싸지 않다. 사우스베이 지역은 정상 세일로 가서 가격을 협상하는 게 더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상업용 부동산과 비즈니스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이 우세한데.
▲마크 홍: 부동산 사이클에서 불경기가 시작된 지 3년쯤 됐으니까 회복이 시작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갈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 LA, 한인타운, 행콕팍 등 중간 소득이 5만달러 이상인 곳은 이미 회복이 시작됐다. 한인타운에 매물이 나올 때면 경쟁이 무척 심하다. 아주 부자 동네는 매물 자체가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차압되기 전에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에릭 배: 한인들은 여전히 리커스토어나 마켓에서 시작해 돈이 좀 모이면 모텔이나 호텔로 옮겨가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리커스토어나 마켓은 부모로부터 2세들이 물려받고 있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볼륨이 커졌다는 점이다. 월 소득이 최소 1만달러 이상인 물건들을 많이 찾는다. 대신 세차장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고 기존에 갖고 있는 사람들이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다.
-주택구매 경향이 달라지고 있는데.
▲린다 노: 과거처럼 큰집만 선호하는 게 아니다. 1세들은 큰 것을 좋아했지만 1.5세, 2세는 작은 걸 선호한다. 요즘은 오히려 소형 주택이나 콘도를 많이 찾는다. 콘도도 3베드룸에 1.5베스룸 같은 대형 사이즈가 아니라 1베드룸에다 넓은 공간을 갖춘 콘도들이 인기다. 집에서 밥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부엌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
▲크리스 엄: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콘도 인기가 엄청 높아졌다.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콘도는 거주뿐 아니라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위치만 좋은 면 굳이 하우스를 고집하던 시대는 지났다. 나이든 부부들도 아이들이 결혼하고 나면 콘도를 찾는 경우가 많다.
▲애나 김: 가디나의 좋은 지역에는 ‘Live Work’라고 해서 새로운 주거형태가 선보이고 있다. 전체 100유닛 가운데 20유닛 정도를 아래층은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2~3층은 주거지역인 일종의 주상복합으로 만들고 있다. 3베드룸의 경우 일반 주택은 42만달러부터 시작되지만 이런 유형은 52만달러부터 시작되는 등 인기다.
-인터넷 발달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애나 김: 손님들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서 집을 찾은 다음, 에이전트에게 집을 보여 달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과거 에이전트에게 “어느 지역에 방 몇 개짜리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던 것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다.
▲마크 홍: 투자자나 바이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기회도 더 빨리 찾고 결정도 더 쉽게 한다. 투자자들이 좋은 차압매물들을 발견하고 은행으로 직접 연락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중간에 에이전트를 끼지 않고 직접 거래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뀌고 있다.
▲에릭 배: 인터넷 발달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부동산 거래를 몇 번씩 해봤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케니 조: 부동산 거래에 있어 집을 찾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에스크로를 오픈하고 나면 에이전트의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에이전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리=정대용 기자·사진=장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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