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 가드 제레미 린
2경기 53점 15도움 폭발
연승 이끈‘Lin-sanity’
뉴욕 농구를 살린 ‘中大 사건’이 터 졌다. 뉴욕에서는 이를‘ 린-새니티(Linsanity)’ 라고 부른다.
인새니티(insanity)란 원래‘ 미쳤다‘’ 도 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뜻의 단어 다. 여기서 그 앞에‘ L’이 하나 더 붙은 이유는 이번에 그런 일을 만들어낸 중국 계 선수의 라스트네임이 린(Lin)이기 때 문이다. 하버드 출신인 제레미 린(23).
NBA에서 아시안 선수와 아이비리그 출신 중 어느 게 더 보기 드문지 잘 모 르겠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53점에 15 어시스트로 폭발한 린은 둘에 다 해당 된다‘. 린새니티’란 말이 나올 만하다.
포인트가드가 절실히 필요한 뉴욕 닉스(10승15패)는 그 동안 허리부상에 서 회복중인 배런 데이비스의 시즌 데 뷔만 손꼽아 기다리며 죽을 쑤고 있었 다. 그런데 사흘 전 우스운 일이 생겼 다. 마지못해 쓴 하버드 출신 중국계 선 수가 난데없는 선풍을 일으키며 시즌 단 두 번째 연승을 이끈 것.
6피트3인치 신장의 가드인 린은 하 이스쿨을 졸업했을 때 체육 장학금을 준다는 대학도 없었고, 하버드를 나온 뒤 2010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뽑히지 않았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덕분에 NBA 사상 첫 ‘차이니스-아메리칸’ 선수가 되기는 했지만 얼마 뛰어보지도 못한 채 작년 말 직장폐쇄 조치가 풀리자마 자 방출됐다.
린은 곧 휴스턴 로케츠에 의해 픽업 됐지만 2주 만에 다시 방출됐고, 닉스 신인 가드 아이맨 셤퍼트가 다친 덕분 에 크리스마스 이틀 후 3번째 NBA 직 장을 찾았다.
닉스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도 그의 실력을 첫 눈에 알아본 것은 아니다. 1 월17일에는 그를 ‘마이너리그’ 팀으로 내려보냈다. 린은 D-리그 이리 베이혹 스 팀에서 사흘 후 28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 곧 바로 다시 NBA 구단으로 올라왔다. 그 리고는 닉스 동료 토니 더글라스의 거 실 소파에서 자고 나간 4일 뉴저지 네 츠와 홈경기에서 마침내 충분히 뛸 기 회가 오자 NBA 커리어 최다 25점 7어 시스트 5리바운드로 폭발하며 닉스의 99-92 승리를 견인했다.
이 경기 후에도 댄토니 닉스 감독은 린을 다음 경기에 스타터로 내보낼 것 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길 거부했 다. 하지만 별다른 옵션이 없어 6일 유 타 재즈와 홈경기에 스타터로 내보냈고 린은 한 술 더 뜬 28점 8어시스트로 전 경기에서 세운 개인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며 또 닉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린
은 이 두 경기에서 합계 80분을 뛰었고 그 내용은 뜯어볼수록 놀랍다. 그는 자유투를 36분당 9.3개나 얻어 냈고, 코트에 섰을 때 팀 어시스트의 47.2%를 기록했다. 물론 샘플 사이즈가 작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자유투를 얻어 내는 선수는 NBA 전체에 르브론 제임 스(마이애미 히트)와 드와이트 하워드 (올랜도 매직), 그 보다 더 큰 어시스트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리그 전체에 스티브 내시(피닉스 선스)밖에 없다.
린이 때마침 ‘픽&롤’ 수비에 약한 팀들을 만난 덕을 톡톡히 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비수들이 한 발짝 물러 서며 점프슛을 쏘게 만들면 그의 약점 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닉스 파워포워드 아마리 스 터드마이어와 센터 타이슨 챈들러는 바로 이 픽&롤 플레이에 강한 빅맨들 이다. 스터드마이어는 선스에서 내시, 챈들러는 뉴올리언스 호네츠에서 크리 스 폴과 픽&롤 콤비를 이루던 선수들 이라 린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한편 2007년까지 UCLA의 어시스턴 코치였던 케리 키팅 현 산타클라라 감 독은 그 당시 린을 장학금을 줄 정도 의 선수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그에게 자비로 입학하는 ‘워크온(walk on)’ 선 수로 UCLA 농구팀에 들어올 것을 권 유했는데, 뒤돌아보면 스타팅 포인트가 드 놓친 판단 같다고 인정했다.
북가주 팔로알토 하이스쿨의 주장이 었던 린은 인근 스탠포드에서도 알아 주지 않았고, 농구팀의 한 자리를 보장 해 주겠다던 대학은 체육 장학금 제도 가 없는 하버드와 브라운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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