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2006년 대비 약 30%나 떨어져
차압건수 작년 190만채 5년만에 최저
모기지 금리 바닥·일자리도 증가세 뚜렷
“참을 만큼 참았다”여름철‘반등’큰 기대
지난해 12월 잠정 주택판매가 예상 밖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동요는 크지 않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은 오히려 상승을 기록하는 등 주택 경기 회복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주택시장 개선 지역이 늘고 있고 주택 구입 여건이 역대 최상을 이루고 있는 등 주택 경기는 불안정하지만 바닥을 딛고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 회복세 전국으로 확산
전국적으로 주택시장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시장 개선지수(IMI)에 따르면 1월 중 주택시장이 개선된 지역은 전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12월에 주택 시장이 개선된 지역은 35곳이었던 반면 1월에는 76곳으로 확대됐다.
회복세를 보인 지역은 대부분 중소 도시였고 대도시 중에는 달라스, 덴버, 필라델피아 등의 지역이 새로 포함됐다. 협회의 이번 조사에서 주택시장 개선지역들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 닐슨 협회장은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진행되고 있어 주택시장 회복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협회가 전국 주요 도시의 주택시장 개선도를 알리기 위해 매달 발표하는 지수에는 크게 3가지 지표가 포함된다. 연방 노동청이 발표하는 고용률 지표, 국책은행 프레디맥이 집계하는 주택가격 지수, 연방 센서스국의 신규 주택 건축허가 건수 등이 지수의 3대 지표로 포함된다.
이들 지표가 최소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야 주택 시장 개선 지역으로 분류된다.
커트 포튼하우어 협회 부회장은 “전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주택 구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이 잠자던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 수요를 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 주택 구입 여건 역대 최상
주택 구입 여건이 약 40년 만에 최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주택도시개발국(HUD)이 최근의 주택시장 상황을 ‘완연한 바이어스 마켓’이라고 단정할 만큼 주택 구입 여건이 나아졌다.
거듭된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 하락이 1971년 이후 최상의 주택 구입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 HUD의 진단이다.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 하락은 우선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주택시장 전망 웹사이트인 하우징 프레딕터는 최근 중간가구 소득이 평균 주택 구입비용의 2배를 넘어설 만큼 주택 구입 여건이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려온 소비자들도 이제 주택 구입에 나서는 데 망설임이 없는 모습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잠정 주택판매 지수가 1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같은 달 전체 주택거래 건수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12월 잠정 주택판매 지수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다소 큰 폭의 하락을 보였지만 연말 휴가철과 겹친 계절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여름철을 앞두고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택 가격 역시 2006년 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로 주택 구입 여건은 여전히 최적의 상태다. 다만 은행들의 주택 대출 규정이 여전히 까다로워 주택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 구입자들이 많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크레딧에 문제가 없고 주택 구입 자금이 준비된 바이어들에게는 지금이 바로 주택 구입 적기임이 확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의 밥 닐슨 회장은 “현재 모기지 금리가 매우 낮고 주택시장 역시 전국적으로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보다 많은 미국인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 차압 감소
차압 통지를 받는 주택 숫자 역시 최근 크게 줄고 있다. 차압 매물 전문 웹사이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 차압 신청은 총 20만5,02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월별 대비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한해 동안 신청된 차압 건수 역시 약 190만채로 연간 대비 5년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 차압률 감소 원인은 2010년 발생한 부실 차압처리 사태에 따른 지연, 은행 자체적인 업무처리 지연, 취약한 주택 수요 등을 꼽을 수 있다.
키는 것도 최근 차압률이 감소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 내 주택 구입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아 은행들이 굳이 서둘러 차압에 나설 필요가 없는 이유다.
시장 조사기관 코어로직의 마크 플레밍 수석연구원은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적은 데 은행들이 무리하게 차압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필요가 없다”며 “차압매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은행 측의 전략”이라고 최근 차압률 감소 원인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 측이 보유중인 차압매물 재고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차압매물들이 서서히 주택시장에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 연체통보와 경매통보가 전년 대비 각각 23%와 24%씩 감소한 반면 은행 차압매물은 전달에 비해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자 신뢰도 및 고용시장 개선
최근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고 있어 주택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13일 공개된 1월 톰슨 로이터-미시간대학교 소비자 신뢰지수는 74(잠정 집계)를 기록, 전달보다 약 4.1포인트 상승했으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고용시장도 최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주택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사의 지난달 13일 발표에 따르면 12월 중 약 2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돼 주택 구입 수요가 살아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사는 최근 이자율 및 주택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 부담이 매우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사에 따르면 20% 다운페이먼트 기준, 중간 소득의 가구가 중간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 구입비용은 가구 소득의 약 13%대에 불과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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