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집값 떨어뜨리는 골칫거리 ‘차압주택’
그냥 방치 땐 범죄·절도·외관훼손 등 심각
교대로 집앞 주차·쓰레기통 대신 정리 등
감시기구 조직, 빈 집 아닌 것처럼 보여야
■ 부정적 영향 최소화 하려면
올 한해 차압매물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에 주택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차압률이 높은 지역은 올해도 주택 가격 하락의 여파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차압매물은 지역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도 함께 발생시킨다. 차압주택이 늘면 동네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주택 관련 범죄율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집값 하락이 걱정되면서도 ‘눈엣가시’ 취급을 받는 차압주택을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차압주택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려면 인근 주민들이 적극 협력해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 동네 집값 하락 주범
차압주택 등장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동네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비용 손실을 최소화 하려는 은행들이 차압매물을 ‘헐값’에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차압매물이 낮은 가격에 매매되면 인근 매물의 감정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미 체결된 거래가 취소되거나 셀러들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식으로 지역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 업체 리스판서블 렌딩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차압거래가 많았던 2009년 차압매물 인근에 위치한 약 6,950만채의 주택은 한 채당 평균 약 7,200달러의 주택 가치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2009년 한해 전체 금액으로는 무려 5,040억달러에 달하는 주택 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차압매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은 주택 가치뿐만 아니다. 주택 가치가 하락하면서 재산세 징수 규모가 줄고 정부의 조세수입도 그만큼 감소한다. 은퇴계획이나 자녀 학자금 계획 등을 수정해야 하는 것도 주택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있다.
◇ 각종 범죄온상
차압주택이 각종 범죄를 유발하는 것도 인근 주민들에게는 상당한 골칫거리다. 차압으로 인해 빈 주택들은 관리가 소홀해져 범죄를 유발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게 마련이다. 잔디 관리가 소홀하거나 지붕 등 건물 외관이 훼손된 채로 잠시라도 방치되면 빈집임을 알아챈 범죄자들이 들끓는다.
비어 있는 차압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유형은 불법 거주에서부터 임대사기, 밴달리즘, 마약판매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인근 주민들은 범죄발생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지만 지역 범죄율 상승 등으로 동네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빈집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가장 흔한 범죄유형은 불법 거주다. 불법 거주자들은 집이 비어 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무단 침입해 거주하는 것이다.
불법 거주자들은 각종 집안 시설을 마음껏 사용하며 버젓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웃 주민들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불법 거주 사실을 알아채기도 쉽지 않다. 빈 채로 장기 방치된 차압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기도 최근 성행하고 있다.
차압으로 오랫동안 빈 집만을 골라 마치 집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버젓이 임대 광고를 내는 것이다. 범죄자들은 주로 온라인 생활 정보지를 통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임대료를 미끼로 ‘순진한’ 세입자들을 낚아 한 몫을 챙긴다.
이밖에도 차압 주택을 대상으로 한 절도범죄도 큰 골칫거리다. 절도범들은 빈집만 골라 무단 침입한 뒤 주방가구 및 각종 주택설비로부터 구리 파이프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뜯어간다고 한다. 절도과정에서 건물 벽을 훼손하는 등 피해는 더 커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물 외관이 훼손된 채로 방치될 경우 동네 이미지마저 크게 훼손된다.
◇ 차압방지 세미나 개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차압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차압예방 세미나 등을 개최한다. 차압을 줄이면 차압주택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도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다. 주민 대표나 뜻이 맞는 주민 몇 명이 차압예방 세미나를 개최를 주도한다.
주택관련 비영리 단체에 해당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차압방지 세미나를 개최해 줄 수 있는 지에 대해 문의한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은행이나 부동산 업체에도 세미나 개최 여부를 알아보면 좋다.
주민협회(HOA)가 조성된 지역의 경우 정기적으로 열리는 주민회의를 통해 차압예방 세미나를 개최하면 적합하다.
◇ 차압주택이 나왔다면
특정 주택의 잔디가 장기간 관리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는 등 차압의 낌새가 보이면 우선 주택 소유주의 연락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협회, 커뮤니티 프라퍼티 매니저, 지역 건물안전관리 담당부서를 통해 집주인의 연락처를 파악한 뒤 건물 훼손이나 잔디상태 등과 함께 인근 주민들의 우려를 함께 전달한다.
또 이미 매물로 나온 차압주택이라면 해당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적절한 주택 관리를 요청해 볼 수 있다.
차압주택으로 인한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감시기구를 조직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감시기구를 통해 밴달리즘, 불법 거주 등의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각 도로마다 정해진 담당자를 통해 정기적으로 여러 사항을 점검토록 한다.
며칠째 야간에 불이 켜져 있는 주택, 스프링클러 등에서 누수가 지속되는 주택, 집 앞 쓰레기나 쓰레기통이 정돈되지 않는 주택, 낙서가 있는 주택, 창문 등이 파손된 채로 방치된 주택 등이 주 감시대상 주택이다.
이미 빈 집임이 확인된 경우 인근 주민들이 범죄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빈 집 입구에 주차하거나 잔디나 쓰레기통 등을 대신 정리해 주며 마치 누군가 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범죄자들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차압 주택 소유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면 주택 내부에 주민들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해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하거나 건물 내부로부터 이중 잠금장치 등을 설치해 범죄자의 출입을 원천봉쇄토록 한다.
지역 경찰국에 연락해 집이 비어 있는 사실을 알리고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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