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유골 모시고 있는 왓트마이 사원
톤레삽(Tonle Sap Lake) 호수 가는 길
시엠립 시내에서 한 시간 거리에 톤레삽 호수가 있다. 시베리야에 세계최대 담수호수인 바이칼 호수가 있다면 동남아 최대 호수 톤레삽 이 나라지도위 한 가운데에 있다. 우기에는 호수의 면적이 제주도의 8배 쯤 된다하니 평야위의 바다처럼 느껴질 것이다. 중국 칭하이 성 라찬강으로 시작하여 라오스, 태국, 미얀마를 거쳐 캄보디아에 이르는 긴 긴 메콩 강이 이 호수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머물다가 베트남 남부에서 메콩 델타를 형성하고 남지나해로 흘러들어간다. 삼백만 분의 일 동남아 지도에도 범람지역이 푸른 점으로 넓게 표시되었다.
금년과 같은 태국의 역사에도 없던 대홍수의 침수가 이곳에는 매년 건기와 우기가 되풀이되기에 이곳 사람들은 도로의 침수는 대수롭지 않은 일 같았다. 호수까지의 짧은 이동 거리이지만 때가 우기에 접어든 탓인지 어젯밤에 내린 비로 도로의 곳곳이 침수되어 물위로 차가 지나가고 도로변의 오두막집은 물이 찰 것을 예상하여 한 계단 높이 마루가 놓여있고 조금 고급주택은 모래주머니를 쌓아 밀려오는 물길을 막고 있다. 그들의 앞마당에 물이 차는 것은 일상의 일이
기에 주민들은 심난하거나 걱정하는 표정 없이 평온한 인상들이며 개구쟁이들은 오히려 물이찬 도로위에서 고추를 들어낸 알몸으로 물장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한국의 미스코리아의 녹원회에서 세워주었다는 한글 유치원 간판이 스쳐 지나고, 수원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 자매결연을 맺고 학교를 지어주었다는 ‘수원 마을‘도 있다고 한다. 성경속의 <선한 사마리안>처럼 <선한 코리안>들의 따뜻한 인정이 이곳에 서려있다.
조촐한 승객을 태운 관광선이 선착장을 떠나 호수가운데로 진입한다. 수상가옥이 줄지어 떠있다. 퇴락하여 곧 가라앉을 것만 같은 낡은 집이 있는가 하면 그중 산뜻한 채색을 한 십자가 달린 교회도 있고 아이들이 재잘대는 유치원 정도의 가옥도 지나친다. 빨래가 널려있고 허물어 질 것 같은 그들의 집 한쪽 모서리에 자리한 화분에는 이름 모를 꽃이 피어있다. 외부에서 보기엔 비록 궁핍한 환경이지만 꽃을 보며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여유는 빈부귀천의 차이 없이 인
간만이 누릴 수 있는 신이 주신 축복일 것이다. 펜실바니아 소재 억만장자 듀퐁 가문이 세웠던 롱우드가든의 유리화원 속 값 비싼 기화요초나 톤레삽 호수위에 초라한 수상가옥 화분속의 한 송이 꽃이 품기는 아름다움은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유람선이 서행하면 따라 붙는 갖가지 행상들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여리게 한다.손으로 젓는 작은 보트를 타고 칠 팔세 되어 보이는 소녀가 아마 동생인 것 같은 갖 태어나 2.3주 되어 보이는 어린애를 안고 뱃전에서 원 달라, 원 달라를 연호하는 애처로운 모습을 볼 때 어린 새끼들을 관광객 앞으로 구걸 보낸 그 소녀의 어미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어떤 사내 꼬마는 아버지가 모는 모터보트에 타고 커다란 구렁이를 목에 감고 눈길을 끌어 원 달라의 자선을 바란다. 달리는 관광선 옆으로 모터보트를 대고 콜라나 음료수 캔이 몇 개 든 바구니를 든 어린 소년이 스턴트맨처럼 뛰어 올라와 사달라고 애걸한다. 1인당 GDP가 $513(2006년 통계. 현재는 많이 상승하였겠지만)의 빈곤한 경제사정이니 이렇게 하여서라도 생계를 유지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집트의 나일강 상류 아스완에서 에리판섬으로 가는 돛의 높이가 십여 미터이상인 나일강의 명물 페리칸이라는 돛단배를 타고 강안(江岸)을 감상하고 가는 물길에 길이 1m .폭 50cm 되는 합판으로 만든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만 같은 쪽배를 타고 관광객의 뱃전에서 구슬픈 그들 민요를 부르며 다가와 1달러를 얻어 쥐고 손바닥으로 노를 저으며 살아져 가던 이집트 소년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맞는 말일까? 톤레삽 호수의 낙조가 황토 물과 어울려 금빛 찬란한 절경을 구경하러 온 사람과 그들에게
한 푼의 적선을 바라고 뱃전에 서성이는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 아름다운 쟈연 경관을 즐기려온 길에서 마음 한편에 아련한 의문만 남긴다.. 불과 수 킬로 떨어진 앙크르 왓 첨탑에 누워계신 황금 빛 부처님은 이들 중생의 고달픈 인생살이를 알고 계실까? 인간의 평등과 한 생명 한 영혼의 고귀함을 설파하신 예수님은 이들의 고통도 알고계실까? 솔로몬 왕의 탄식처럼 헛되고 헛된 인생살이 우리는 모두 고해(苦海)속에 한 치 앞도 모르며 살고 있는 인생 아닌가.
앙코르 시대에 만들어졌던 저수지중 물이 남아있는 바라이 호수는 별로 감흥이 나지 않는 작은 호수다. 다만 주위 상점들이 호수에서 잡은 생선, 닭고기를 구워 나무젓가락 같은 것으로 엮어 팔고 있고 조잡한 상품들이 있지만 관광객들의 눈을 끌지는 못한다. 수많은 한국 관광객이 다녀간 터이라 한인 가이드들은 그가 단골로 지명하는 팔찌 파는 꼬마들을 불러 모아 놓고 한국 노래를 시킨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애들이 손에는 그들이 파는 팔찌 바구니를 들고선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노 사연의 ‘만남‘에서부터 한국 어린이 동요를 줄줄이 합창한다.’그래 내가 너희들을 이 자리에서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닐 거다‘ 대견하고 신기한 장면이라 모두 일 불씩 그들 바구니에 채워준다.
한국전 후 어려운 시대에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이 세계를 돌며 한국을 알렸다. 때 묻지 않은 소년, 소녀들이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순방한 그 나라의 민요나 가요를 불러 주니 열광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의 선명회 단원들은 이제 중년을 넘어 초로의 나이가 되었겠지만 한국이 여러 나라의 도움을 받는데 무형의 공을 이룬 셈이다. 어느 독지가가 이곳의 어린이들을 모아 제 2의 선명회 합창단 같은 것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부질없는 생각도 들었다.
왓트마이 사원
씨엠립 시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왓트마이 사원이 있다. 캄보디아의 공산당 크메르루즈가 집권시 정권을 장악한 폴 포트가 집권 4년 동안 저지른 참상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안경을 끼고 있어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외국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시아누크 정권 시 공무원이었다는 이유 등으로 300만명을 학살한 사실이 그의 몰락 이후 세상에 알려져 우리는 킬링필드라는 영화로 그 참상을 짐작하였다. 그때 학살당한 이들의 일부 유골을 탑 안에 모아 놓고 유리벽을 통하여 외부인사들이 그 끔직한 해골, 팔 다리 뼈들을 공중에 공개하고 있다. 섬찟하여 고개를 돌리고 싶은 장면이다.
그리스 북서부 핀도스 산맥 아득히 높은 바위산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는 메테오라(Meteora)수도원도 세계문화유산중 하나이다. 속세사람들이 범접하기 힘들게 높은 바위산 정상에 지어놓은 수도원에서 일생을 수도자로 살다가 이승을 떠난 수도사들의 두개골을 안치한 방도 일반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생전에 포도주를 많이 마신 사람의 두골은 붉은 색깔을 띤다고 하여 어슴프레한 조명 속에 과연 붉은색, 검은색, 회색의 의 두골들이 있었으나 오직 수도하며 경건한 일생을 평화로이 마친 이들의 유해여서 인지 무서운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왓트마이 사원의 이것들은 오싹 소름이 끼친다.
공산당이 혁명하여 집권하고 나면 그 나라의 아까운 생명들이 학살당하는 것이 근대 공산당사다. 북한은 한 반도의 일부로서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대한민국의 영토이기에 육이오 남침을 처음은 반도(叛徒)들이 난을 일으켰다는 의미로 육이오 사변(事變)으로 불렀었다. 영어로는 Korean War로 불리어지다가 그 후 어느 때 부터서인지 여러 가지 이름으로 애매모호하게 불리다고 이제는 한국의 매스컴도 한국전쟁으로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먹을 것 걱정 없이 사는 세상이 되니 육이오 사변의 참상을 모르는 한국의 순진한 종북 세력들이, 그리고 북한 공산당을 공공연히 찬양하는 철모르는 세대들이 공산당이 득세하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이곳에서 배웠으면 한다.
밤의 향연 SMILE OF ANKGOR
캄보디아의 관광수입의 대부분이 이곳 앙코르왓에서 나온다. 밤의 문화가 없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 유명한 디너 쇼 압살라 민속쇼는 뷔페식 대형 식당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중국의 전통음악 악기 연주와 한국의 고전악기 연주나 일본의 그것들과는 어느 정도 다름을 알 수 있으나.동남아 국가들의 고전 음악이나 의상은 나 같은 문외한 에게는 태국에서 본 민속 쇼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복장이나 음악이나 춤 동작이 거의 같다고 생각된다. 따로 입장료를 내고 볼 수 있는
라는 쇼가 있다. 현대적 무대장치로 레이져 빔을 이용한 화려한 조명으로 캄보디아의 역사와 앙코르왓의 영광을 웅장한 음악과 영상과 실제 인물들이 나와서 펼치는 쇼는 뉴욕의 부로드웨이 극장에 앉아있다는 착각을 불러 올 정도로 꾸민 환상적 쇼이다. 앙코르에 들르면 꼭 보아야 할 코스가 아닌가 싶다. 쇼가 진행되는 무대의 자막에는 영어와 한국어 자막만이 나와서 이 나라에서 한국의 위상을 새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의 짧은 일정으로 세계 문화유산 중 한 곳을 둘러보았다.
과거엔 문명이 번성하였던 곳이었으나 현대 문화의 오지인 앙코르왓 지역에도 현대화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코코넛 열매의 부드러운 속살을 칼로 저며 주는 성숙한 이곳 소녀는 청바지에 노랑 머리로 염색한 세련된 모습이라 서구의 한 처녀처럼 보였다. 비록 가난 하지만 어린이들의 티 없이 순박한 웃음과 맑은 눈동자들 속에 이들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앵콜! 앙코르여!<끝>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