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휴스턴에 사는 어느 한인부부의 여행 이야기이다. 어느 해 12월 연휴가 되어서 오랜만에 그들에게 3일정도의 휴가가 주어졌다.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는 텍사스에서 10년 이상을 너무 바쁘게 살아온 그들은 자녀들이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문득 생각나 눈 구경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눈을 보러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남편은 북쪽으로 운전해 가다 보면 눈을 만나지 않겠느냐며 무작정 여행을 시작 하였다. 그렇게 해서 떠난 여행은 북쪽으로 끝없이 운전해 나가는 여행 이었는데 밤이 새도록 달려도 눈은 보이지 않았다. 지친 가족들은 집으로 가자고 졸랐고 결국 차를 돌려 그냥 집에 돌아왔다는 조금은 허무한 여행 이야기이다.
목적지 없는 여행은 허망하기만 하다.
오늘 이 이야기를 서두로 조금은 식상한 질문을 하나를 던지고자 한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는가?’ 당신은 이 질문을 잠시 모른 체 할 수 있으나 이 질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단연코 없다. 당신은 지금 어디론가 가고 있으며 이 인생의 여행은 언젠 가는 끝날 것이라는 것을 당신도 알기 때문이다.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목적지 없는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이 없다고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름대로 일시적인 목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만 보아도 언제나 인생의 목표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대학진학이 목표였고, 대학 때에는 취직, 신학대학원 때에는 졸업과 목사안수가 인생의 목표였다. 목사가 된 지금은 목회의 성공 등 일시적인 목표가 늘 필자의 마음과 인생을 사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인생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는 어디로 가는가? 일시적인 목표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최종목적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삶의 목적지를 잃어버리게 되어 무기력해 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목적을 잃어버렸다기 보다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것 뿐이다.
우리의 최종 종착역은 어디인가? 죽음인가? 그냥 그것으로 끝인가?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가? 공자의 제자 계로가 공자에게 죽음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아직 삶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리요." 진실하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인생의 길을 확신으로 제시하는 일은 사람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필자가 기독교인이 되어서 가장 좋은 것은 인생의 목적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는 하나님에게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나(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하나님이다. 그 최종 목적지가 천국이라고 하는 기독교인도 있지만, 사실 천국은 하나님이 계신 곳이며 하나님께로 가면 자연스레 머물게 되는 곳이 천국이다. 당연하게도, 죽음과 함께 우리는 모든 것과 이별한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 가족들, 심지어 우리의 육체와도 이별한다. 그러나 우리가 죽어도 끝까지 이별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다. 나는 이것이 너무 좋다. 순간순간 좋다. 생각할 수록 좋다. 나는 점점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있으며 하나님께로 가고 있다. 정신과의사 스캇 팩(Scott Peck)은 그의 유명한 책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라 하였다. 필자가 군에서 복무할 때 가장 흔하게 듣던 말도 ‘지금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였다. 인생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그래도 지금 나는 하나님께로 가고 있다. 더 나아가서 그 하나님이 나와 지금 함께 계셔서 때때로 천국의 맛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결국 하나님 품에 안길 것이다. 그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분이시다.
제자 바울은 인생의 최종목적지를 깨달은 기쁨을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이시니, 죽는 것도 유익합니다.” (빌립보서 1장 21절) 라고 표현했다. 여러분도 인생의 최종 목적지를 알게 되길 바란다.
(산호세 영락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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