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기지 금리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실제로 저금리의 혜택을 받고 있는 주택 대출자는 드물다. 모기지 금리가 낮다는 소식을 듣고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를 위해 은행 측에 문의하면 언론에서 발표된 금리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이나 이자율 집계기관이 발표하는 모기지 금리와 대출자에게 실제로 적용되는 금리 간에 왜 차이가 발생할까? 모기지 금리는 주식시세와 마찬가지로 시시각각으로 변동한다. 또 언론에 발표되는 모기지 금리는 발표일 직전 일주일 간의 금리 평균으로 과거 기록이다.
따라서 대출자가 문의하는 시각의 모기지 금리는 이미 발표된 금리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금융전문 웹사이트 마켓워치가 시중에 발표되는 모기지 금리와 실제 적용 금리와 차이가 나는 이유를 분석했다.
대출은행에 문의 땐 수수료 포함된 비율
대출자 크레딧·다운페이 비율과도 연관
■ 수수료를 내야 낮은 이자율 적용
실제 금리와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발표되는 모기지 금리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국책 모기지기관 프레디맥이 집계하는 모기지 금리를 예로 들어 보겠다. 지난 10월27일 마감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의 이자율은 전국 평균 약 4.11%였다.
이 내용만 보면 이자율이 상당히 낮지만 프레디맥은 일명 ‘포인트’로 불리는 수수료 비율도 항상 함께 발표한다. 같은 날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에 대한 수수료 비율은 평균 약 0.8%였다.
결국 모기지 금액의 0.8%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4.11%에 해당되는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모기지 금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선납 이자율 형식으로 부과된다.
같은 기간 온라인 이자율 집계 기관 뱅크레이트닷컴이 발표한 모기지 금리는 조금 달랐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약 4.33%였고 수수료 비율은 평균 약 0.42%로 조사됐다.
뱅크레이트닷컴 측은 이는 이자율 집계 때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제로 포인트’ 모기지를 조사 대상에 많이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택 대출은행이 언론 발표보다 조금 높은 금리를 제시한다면 이는 수수료 비율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만약 포인트를 지불하고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를 원한다면 주택 대출 후 장기거주 계획이 있는 대출자들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선납하는 포인트 비용이 회수되는 시점과 거주 기간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대출자 재정조건
대출자의 재정조건이 모기지 금리 수준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항이고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낮거나 주택 에퀴티 비율이 낮아도 시중보다 높은 금리를 피할 수 없다.
온라인 모기지 업체 렌딩트리닷컴의 카메론 핀들레이 수석연구원은 “크레딧 점수로 대변되는 파이코(FICO) 점수가 낮거나 주택담보 대출비율(LTV)이 높을수록 대출자들의 대출 비용이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가 700점을 밑돌 경우 4% 초반대의 금리를 적용받기 힘들고 LTV가 80%를 초과하면 고금리가 불가피하다. 만약 고가주택 구입을 위해 점보 모기지를 대출받으려고 한다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25~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 구입 주택의 형태나 용도
구입하려는 주택의 형태에 따라서도 적용되는 모기지 금리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콘도미니엄 구입 때는 LTV를 75% 미만(다운페이먼트 25% 이상)으로 유지해야 최근의 낮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융자 때에도 마찬가지로 대상 주택의 에퀴티가 25% 이상 남아 있어야 일단 낮은 금리를 기대해볼 수 있다. 투자용이나 베케이션홈 같은 세컨홈 구입 때에도 실제 거주용 주택보다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은행의 대출 실적
흥미롭지만 대출 은행의 최근 대출 실적에 따라서도 적용금리 간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주택 대출 신청 전 은행별 금리와 수수료 비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렌딩트리닷컴의 핀들레이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주택 대출 실적이 부진한 은행의 경우 대출자들에게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시함과 동시에 공격적인 대출 조건을 내세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최근 대출 실적이 활발한 은행일수록 모기지 금리를 인하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이 핀들레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 소득 증명
은행 측이 요구하는 소득 수준을 증명하지 못하면 최근의 저금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월급 명세서를 통해 소득 증명이 가능한 봉급자에 비해 자영업자들이 주택 대출 때 특히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자영업자의 경우 대부분 최근연도 세금 보고서를 통해 소득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전 연도의 세금 보고서상의 소득 실적이 낮으면 고금리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세금 보고 후 사업이 호전돼 최근 소득이 높아졌다고 해도 직전연도 세금 보고서 외에 소득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면 은행 측은 결국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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