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티 에이징(Anti-Aging)의 진정한 의미
‘안티에이징’하면 단순히 피부노화 예방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안티에이징’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돈을 많이 들여 수술하거나 약 한 알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노화는 피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안티에이징은 쉽게 말해 ‘노화를 늦추며 건강하게 늙기’다. 어려운 것도 아니다. 최근 LA한인타운에서 ‘안티에이징’에 관해 세미나를 갖기도 한 가정의학과 케네스 김 전문의는 “건강하게 먹는 것, 잘 자는 것, 운동하기, 유전자와 병력을 알기, 생활습관을 고치기 등이 모두 맞물려 있다”며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기 보다는 ‘프로에이징’(Proactive aging)으로 단순히 노화를 방지한다는 것을 떠나 다가올 노화를 미리 건강하게 준비하는 것이 진정한 ‘안티에이징’이라 설명했다.
단순히 몸·피부 노화 방지 차원이 아니라
먹고 자고 운동하기 등 생활습관 돌아보며
다가올 노화를 미리 건강하게 준비하는 것
#노인이라도 근력운동 꾸준히 하라
유산소 운동은 최대심박수의 70~80% 정도 일주일에 3회 한번에 20분 정도 꾸준히 해야 한다. 최대 심박수는 220-자기나이를 빼보면 알 수 있다. 운동을 너무 길게 해도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근력 운동이다. 근력운동이라고 하면 단순히 ‘몸짱’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근육을 젊어서부터 만들어두어야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으면 나이 들어 고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젊어서부터 근력을 키우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늦었다면 70이라도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50세 이상 인구가 늘고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50세 이상 인구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옛날 50세와 지금의 50세가 다르다. 김 전문의는 “옛날에는 노화하면 노인만을 생각했는데, 미국만 보더라도 문화,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의 사회를 움직이는 세대가 50대다. 옛날의 50대와는 다르게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겼고, 건강과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화는 생로병사, 즉 하나의 자연스런 삶의 과정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시작해야한다”며 “‘안티에이징’은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겨울나기를 준비하듯이 피할 수 없는 노화를 미리 내다보고 대책을 강구해 천천히 늦추는 것”이라 설명했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사람은 그 나이가 돼서도 자전거를 타고 활력 있게 사는 반면 어떤 사람은 휠체어에 의지해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는 사람이 나온다. 미리 일찍부터 노화를 준비하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식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람은 운 좋게 병을 빨리 발견하지 못해도 골골하게 늙어갈 수밖에 없다.
#암은 유전자 복제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생길 수 있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암 발견이 높아졌다. 김 전문의는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예방의학 때문에 나이 들어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것보다는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암환자는 증가하지는 않았어도 꾸준히 숫자가 줄지 않는 것은 예전보다 사람이 오래 살아 암을 더 많이 발견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즉, 옛날에는 암이 발견되기 전에 다른 요인으로 일찍 사망했다면 이제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나이 많은 암환자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세포가 기능이 쇠퇴하고 돌연변이가 많아질 확률도 올라간다. DNA는 계속 복제돼서 세포를 만드는데, 복제를 하다 보면 오류가 난다. 하지만 세포 안에는 오류가 났을 때는 스스로가 죽게 되는 작용이 있다. 우리 몸은 세포 자체가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또한 신기하게도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될까 해서 어느 정도 세포분열을 마치면 미리 죽게끔 디자인 돼있다.
가족 병력·내 유전자를 알아라
■ 안티 에이징 어떻게 해야 하나
유전적 요인의 질병 미리 예방하는 자세 필요
과다하게 먹는 비타민은 몸에 불필요한 문제 야기
김 전문의는 “DNA는 이중나선으로 돼 있는데, 끝에 텔러미어란 조직이 있다. 플래스틱 조직처럼 DNA를 보호한다. DNA는 새끼줄처럼 서로 꼬여 있다가 풀리는데, 자꾸 꼬았다가 풀리면 유전 정보가 엉망이 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텔러미어가 짧아지면서 그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게 된다. 하지만 암세포는 DNA가 죽지 않고 계속 복제한다”고 설명했다.
■ 암을 예방하고 진정한 ‘안티에이징’을 추구하려면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병이 없어야 한다. 특히 암의 70%는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담배부터 끊으면 모든 암을 35%는 예방될 수 있다. ‘안티에이징’을 위해서는 100이란 수치를 놓고 볼 때 50%는 건강하게 먹기와 운동, 나머지는 호흡(잠)을 잘하기이다. 그 중 건강하게 먹기가 70%라면 운동은 30%의 역할을 담당한다.
건강하게 먹기는 인삼 같은 어떤 특정 음식을 먹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김 전문의는 “한인들 식생활이 너무 탄수화물에 의존돼 있어 문제다”며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각각 30%, 30%, 30% 비율로 골고루 먹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식단을 이해하고, 하루 섭취 칼로리가 어느 정도가 내게 맞는지를 살펴 모든 음식을 고루 먹고, 채소와 과일을 컬러풀하게 하루에 5서빙 이상 고루 먹으면 된다.
김 전문의는 “비타민은 빵을 만드는데 소량으로 쓰는 이스트 같은 것”이라며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빵이 맛있어 지는 것이 아니듯 과다하게 먹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는 우리 몸에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안티에이징은 ‘뭘 먹으면 좋은가’가 아니라 ‘골고루 적당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한인들은 탄수화물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탄수화물은 대개 GI 수치(Glycemic Index, 혈당지수)가 높아 당 전환이 빠르다. 음식이 섭취되자마자 바로 당으로 전환된다.
김 전문의는 “예전에는 지방 섭취를 조심하라고 했지만 이제는 탄수화물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며 “과다하게 들어온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축적되고, 또 당이 떨어지면 몸에서는 근육에서 빼서 쓰면서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GI 수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입에서 달지 않은 음식을 골라 먹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소 호흡도 매우 중요하다. 밤에 잘 때 코를 곤다든지, 요실금이나 전립선 때문에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간다든지 하면 깊게 잠을 잘 수가 없고, 산소 공급도 떨어진다. 김 전문의는 “렘(REM) 수면 전 3, 4기의 수면주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얕게 잠을 자면 엄청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온다. 하지만 3, 4기에 깊게 숙면을 취하면 성장호르몬이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안티에이징 호르몬”이라 지적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혈관을 부식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경제적인 이유나 개인사, 고민거리 때문이라기보다는 잠을 제대로 못 자 호흡을 제대로 못하는 이유 때문에 증가할 수 있어 문제다. 코를 곤다면 먼저 운동을 해서 살을 빼면 완화시킬 수 있다.
김 전문의는 “잠을 잘 자면 스스로 노화를 늦추는 안티에이징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유전자, 병력을 아는 게 중요하다.
자기의 타고 난 유전자를 알아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유전자 때문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 비만, 당뇨 등 대개 병의 70~80%는 유전적인 요인이 매우 크다. 하지만 유전적 스위치를 얼마나 늦게 켜지게 하느냐는 생활습관과 예방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가족의 병력을 체크하고, 병이 나지 않은 상태부터 의사를 규칙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전문의는 “식생활습관, 운동, 잠 모두 달라져 혈압이나 당뇨병을 잘 조정한다면 약물도 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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