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2대 남가주 교협회장 선출 변영익 벧엘장로교회 목사 인터뷰
“남가주 1,350여 교회를 대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근 혈압과 당 수치가 많이 올라갔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진정한 화합을 이루는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교협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스트레스가 적지 않습니다.”
7일 타운 인근 벧엘장로교회에서 열린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42대 교협 회장에 선출된 이 교회 변영익(66) 담임목사는 겸허하면서도 준비된 회장이었다. 수석부회장 임무를 잘 수행하고 정관에 따라 경선 없이 회장직에 오른 그는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개척교회 위한 세미나 등 실질 도움 주고
유권자 등록운동 전개 한인사회 섬길 것
3가지 목표 중점… 은퇴 앞 혼신의 노력
이날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변 회장은 “10년 정도 교협과 관계를 맺었지만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3년밖에 안 된다. 더 많이 참여하지 못해 부끄럽다”며 “목회에만 신경 쓰며 미온적으로 협력했는데 과거 교협이 부끄러운 일이 많아 흙탕물 싸움에 뛰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라고 고뇌가 묻어나는 표정으로 말했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목회생활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린다는 심정으로 회장을 맡았다”는 그는 민종기 직전 회장까지 지난 수년간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온 교협이 자신의 대에서 잘못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밤잠을 설쳐 가며 고민하던 그는 3가지 목표를 세웠다. ‘도움을 주는 교협’을 만드는 것이 그 중 으뜸이다. 그는 ‘교협이 왜 필요하냐, 기독교 망신만시키는 단체 아니냐’는 불신감이 목사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개척교회들을 방문해 목회자들을 위로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제대로 된 ‘개척교회 살리기’ 세미나는 여는 것은 물론이다.
또 하나는 ‘모든 교회가 함께 하는 교협’으로 변신시키는 것. “타운 목회자 몇몇이 교협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큰 교회끼리만 해도 안 되고, 작은 교회끼리만 해도 안 된다.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만 그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기에 그는 ‘후원교회 100곳 확보운동’이라는 액션 플랜을 준비 중이다. 그것을 통해 협회 재정에 숨통이 트이면 회장, 수석부회장 후보가 내야 하는 ‘발전기금’도 대폭 줄일 수 있어 뜻있는 사람은 누구나 교협을 위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와 함께 가는 교협’으로 거듭나겠다는 꿈도 그의 가슴 안에 있다. 이를 위해 리더십이 강한 인사를 이사장으로 영입하고 교계에서 유권자 등록운동도 적극 벌이겠단다. 그렇게 할 때에 커뮤니티에서 교협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교회 간의 화합을 통한 인종갈등 예방을 위해 ‘한미 합동 대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성사를 타겟으로 그는 벌써부터 사람들을 만날 약속을 잡는 등 분주하다. 이밖에 2세들을 위한 장학사업, 자연재해 발생에 대한 발빠른 대응 등 좋은 전통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가 목회하는 벧엘한인교회는 어린이 포함 교인이 300명 정도인 중형교회로 그가 1977년 개척해 최근 35돌 생일을 맞았다. 한 담임목사 아래서 한 번의 분열도 없이 ‘사랑의 역사’를 이어와 모범이 되고 있다. 변 목사는 “교협 활동과 목회를 병행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교협을 섬기는 것도 하나님의 일’이라는 말로 교인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교인들의 지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교협 회장을 잘 마친 뒤 1~2년 더 교회를 섬기다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변 회장은 고교 시절 동네 젊은이들을 모아 오막살이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을 정도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뜨거웠으며 6.25 때 5세의 나이로 어머니를 여읜 뒤 계모가 3명이나 되는 고난 속에서 오롯이 정금 같은 신앙을 키웠다.
‘소사’ 생활을 하며 안양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후 12년간 교무과장 등으로 일하다 목사 안수를 받고 도미, ITS 등을 거쳐 2002년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과거 함께 있던 교인은 경제적 부를 이뤘는데 나는 왜 평생 사역하면서 교회를 좀 더 부흥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자책감에 며칠 전 밥을 먹다 울기도 했다. 나는 성공한 실패자다”라고 고백한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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