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천사’ 가수 김장훈 입원 계기로 본 공황장애
‘독도 지킴이’ ‘기부천사’로 유명한 가수 김장훈이 ‘공황장애’ 재발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퇴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김장훈뿐 아니라 할리웃의 젊은 여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한국 드라마의 소재로도 ‘공황장애’가 종종 등장한다. LA 한인타운의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갑자기 별 이유 없이 심리적으로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거나 불안감이 생기면서 심장이 급하게 뛴다든지,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이 나는 등 몇 가지 신체증세를 동반하는 ‘마음의 병’”이라고 설명했다.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보았다.
호흡곤란·진땀·어지럼 등 신체적 발작 동반
특정 사물·공간서 나타나는 공포증과 달라
발생원인 과학적으로 몰라
갑상전 질환으로 오인도 약물-인지행동치료 중 택일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공황장애는 불안장애(anxiety)에 속한다. 심리적으로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조만철 전문의는 “정신과는 생각에 이상이 오는 병이 있고, 감정에 이상이 오는 우울증, 조울증, 불안증이 있다. 불안장애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공황장애는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도 평소 불안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불안이 너무 심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불안에는 크게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사회 공포증,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공포증(phobias), 광장공포증(agoraphobia), 급성 스트레스 장애, 범 불안장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신체적 공황발작을 나타낸다
아무 이유 없이 극도의 공포심과 불안을 느끼면서 몇 가지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는데, 이것이 공황발작(panic attack) 증세다. 갑자기 일어나는 심한 공포와 불안 때문에 몸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답답하고, 진땀이 나고, 어지럼증이 나며, 메스껍고, 손발이 저리거나 두통이 오고, 기운이 빠지며, 숨이 막히는 듯해 호흡하기 어려우며 거의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같은 신체적 증상은 2~4가지만 나오기도 하며 혹은 여러 증상이 다 나타나기도 한다.
조 전문의는 “환자는 여러 신체적인 증상 때문에 혹시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이러다 죽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거나 혹은 다른 병이 생겼나 두려워해 911을 부르거나, 응급실에 갔다가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공황발작 증세 때문에 여러 번 병원에 갔다가 나중에는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공황발작은 몇 분간 혹은 몇 시간 계속되기도 하지만 며칠간 지속되지는 않는다. 조 전문의는 “대개 몇 분 내지 몇 시간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다가 대부분은 증상이 저절로 없어진다”고 말했다.
#공황장애와 공포증은 다르다
공포증(phobia)은 어떤 특정 사물이나 공간에서 병적인 공포를 느끼는 것으로 고소공포증, 비행기 공포증, 거미 공포증, 쥐 공포증, 폐쇄공포증, 광장공포증 등을 들 수 있다. 엘리베이터 같은 공간에서 추락할까 두렵거나 지하도나 지하철 등 폐쇄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등 구체적 대상이나 상황에서 극도의 공포나 불안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조 전문의는 “공황장애는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별 원인 없이 두려움을 느낀다. 또한 공황장애 환자 중에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광장공포증이 있는 공황장애(panic disorder with agoraphobia)와 그렇지 않은 공황장애(panic disorder without agoraphobia)로 나뉜다”고 지적했다. 광장공포증이 있는 공황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공황발작을 일으키고, 공황발작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가길 꺼려하게 된다.
#병원을 전전하다가 공황장애로 진단
신체적 증상 때문에 응급실에 가서 검사할 경우 환자는 안정제를 받아오거나 여러 검사를 하고 나서도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되는데, 환자는 공포심이나 불안 때문에 병원을 여러 군데 가고 나서야 정신과를 가기도 한다. 공황장애나 공황발작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소심하다든지 하는 성격과도 관계없다. 어떤 연령층이나 올 수 있으며 남녀 환자 비율도 비슷하다.
조 전문의는 “대부분 몸이 극도로 피곤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 때,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족 사망, 실직, 이혼 등 스트레스 때문에 공황장애가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조 전문의는 “최근에 본 환자 중에는 MRI 검사 후 공황장애가 생겼던 환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의 가족 중에는 우울증이나 다른 불안장애가 조금 더 많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갑상선 질환을 공황장애로 오인하기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고 있는 경우 신경과민이라든지 불안장애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로 오진할 수도 있다. 조 전문의는 “공황장애가 의심된다고 찾아왔던 환자를 보니, 목도 부어 있어 다시 내과로 호르몬 검사를 하러 보냈는데, 갑상선 항진증으로 진단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Benzodiazpines), 항우울제로 쓰이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SSRIs),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s), 삼환계 항우울제 등이 쓰인다. 조 전문의는 “공황장애를 겪는 환자는 밖에 나가거나 운전하다가 또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것에 두려워하는 ‘예비불안’을 대개 겪는데, 때문에 치료약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물치료는 공황장애로 인한 신체증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인지행동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두려움이나 공포에 대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합리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훈련하거나 힘들어하는 환경에 조금씩 노출시켜서 신체 경보시스템을 정상화하는 훈련을 치료의 일환으로 하기도 한다. 심장이 뛰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심장을 일부러 뛰게 하기 위해 운동을 시키고, 다시 이완하는 행동요법으로 교정하기도 한다.
#공황발작의 증상
아래 같은 증상이 적어도 4가지 이상 갑자기 나타나면 공황발작으로 본다.
-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두려운 느낌.
- 심장이 두근거리고 빠른 심박수를 나타낸다.
- 식은 땀, 땀이 많이 난다.
- 떨림. 몸이 떨리거나 손, 발이 떨린다.
- 호흡곤란. 숨이 가쁘거나 숨 막히는 듯한 느낌.
-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 메스꺼움, 복통, 속이 불편하거나 아픈 느낌이 난다.
- 가슴통증, 혹은 가슴이 답답하다.
- 두통, 어지럼증, 실신할 것 같은 느낌.
- 주변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고 이인증을 느낀다. 이인증은 자신이 자신 같지 않거나 신체 일부가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 자제력을 잃거나 미칠 것 같아 두려워한다.
- 목이 죄이는 듯한 느낌,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한다.
- 신체 부위 느낌이 마비된 느낌 혹은 둔하거나 따끔거리기도 한다.
- 오한이 나거나 안면홍조처럼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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