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여름처럼 왁자지껄하기보다는 조금 차분하게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하는 시기다. 요란스럽지 않게 조용한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을에 떠나는 와인여행을 권하고 싶다.
캘리포니아 곳곳에는 세계적인 와이너리가 자리 잡고 있는데, 한적하게 떠나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세계적인 셰프가 선보이는 훌륭한 레스토랑이 많으니 미식가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그림 같은 포도농장이 끝없이 펼쳐진 구릉지에서 즐기는 향기로운 와인은 한 해를 마감하는 분주한 마음에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준다.
소 노 마 규모 방대하고 번잡하지 않아
나파밸리 세계적 와인 생산, 가주 메카
테메큘라 다양한 사이즈 선택 폭 넓어
■ 소노마 카운티
와인으로 가장 유명한 나파밸리(Napa Valley) 바로 옆에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는 나파밸리에 필적하는 우수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와이너리 수는 거의 200개나 되는데, 포도나무 재배면적은 총 5만6,000여에이커로, 총 4만 3,000여 에이커인 나파밸리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나파밸리처럼 와이너리들이 몰려 있지 않고 넓은 지역에 퍼져 있어 와이너리 방문이 수월치 않지만, 대신 관광객이 적고 번잡하지 않아 오히려 많은 애호가들이 선호하기도 한다.
소노마 카운티는 지역에 따라 알렉산더 밸리(Alexander Valley), 드라이 크릭 밸리(Dry Creek Valley), 카네로스(Carneros), 초크 힐(Chalk Hill), 나이츠 밸리(Nights Valley),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 등지로 나눠진다. 소노마 카운티는 바닷가 쪽에 가까운 요건 때문에 날씨가 나파밸리보다 약간 더 차고 습하여 매우 우수한 샤도네와 피노누아를 생산한다.
와이너리 인근에는 수백 개의 고풍스러운 작은 호텔과 독특한 부틱, 아트 갤러리, 유명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와이너리에서는 테이스팅은 물론 열기구(hot air balloon) 라이드, 와인컨트리 스파(wine country sp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 자세한 내용: http://www.sonomacounty.com/
■ 나파밸리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메카인 나파밸리는 하이웨이 29번을 타고 가다 보면 도입부가 나온다. 프랑스에 보르도와 부르고뉴가 있다면 미국에는 나파밸리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 와인 매니아들에게는 로망과 같은 곳이다.
나파밸리에는 로버트 몬다비, 베린저 등 최고급 와이너리가 200여개가 자리하는데,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레드와인 1위를 차지한 스태그 리프 와이너리(Stags’ Leap Winery)도 그 중 하나다. 와인 비즈니즈의 활황과 더불어 고급 외식산업의 발전도 함께 이뤄졌는데, 1990년 말 오픈한 ‘프렌치 런드리’(French Laundry)는 세계 10대 식당으로 선정된 바 있는 말이 필요 없는 유명 레스토랑이다. 특히 욘빌(Yountville) 지역은 미국에서 단위 면적당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다이닝의 메카다.
욘빌에는 그 유명한 토머스 켈러가 운영하는 프렌치 런드리, 부숑(Bouchon), 부숑 베이커리, 애드 호크(Ad hoc) 등 최고급 식당들이 즐비하니 와인과 함께 반드시 함께 즐겨 볼 것을 권한다.
- 자세한 정보: www.napavalley.com/
■ 테메큘라 와인 컨트리
LA에서 운전으로 2시간 남짓 걸리는 테메큘라 와인 컨트리(Temecula Wine Country)는 남가주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맛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을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좀 더 한적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테메큘라 와인 컨트리는 5,000여 와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낸 남가주의 대표적인 와인밸리로, 38개의 와이너리 & 빈야드가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와이너리의 종류는 아담한 사이즈의 부틱 와이너리로부터 풀서비스의 리조트 와이너리까지 다양해 골라 찾을 수 있다. 각각 와이너리 & 빈야드에서는 10~15달러 선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으며, 와인은 물론 신선한 올리브 오일도 맛볼 수 있다.
근사한 리무진이나 셔틀을 타고 와이너리들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물론, 말을 타고 와이너리에서 다른 와이너리를 이동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는 등 모든 패키지가 방문객들로 하여금 편리하면서도 로맨틱한 테메큘라 와인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도록 잘 마련돼 있다.
- 자세한 정보: www.temeculawines.com
■ 샌타이네즈 밸리
솔뱅과 롬폭, 샌타바바라 등 유명 관광지 인근에 자리 잡은 샌타이네즈 밸리(Santa Ynez Valley)는 LA에서 두 시간 거리로 비교적 가깝고 경치가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여행지다.
샌타바바라의 와인 산지 4개의 구역(Santa Maria Valley, Los Alamos Valley, Santa Ynez Valley, Santa Rita Hills) 중 하나다. 와인의 맛이나 명성만큼은 아직 나파밸리나 소노마 카운티만큼은 못하지만 중가주 포도밭에서 특별하게 선별한 포도로 만든 피노누아(Pinot Noir)와 샤도네(Chardonnay) 등은 향기가 뛰어나고 신선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와인으로 그 명성이 높다.
- 자세한 정보: http://www.visitthesantaynezvalley.com/
<글 홍지은 객원기자·사진제공 재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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