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우유·날 채소 피해야
▶ ■ 리스테리아균 감염사태로 본 유의점
최근 콜로라도산 캔탈로프(Cantalope) 멜론의 리스테리아균 감염사태로 사망자가 미 전국에서 18명으로 집계(10월4일자 CDC 발표)되고 감염환자가 20개 주에서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먹거리에 대한 식중독 염려가 커지고 있다. 또 잘라서 판매하는 캘리포니아산 로메인 상추에서도 같은 균에 오염된 제품이 나와 리콜된 바 있다.
리스테리아균뿐 아니라 살모넬라균 감염이 의심된 캘리포니아산 방울토마토 역시 리콜됐다. 리스테리아균, 살모넬라균, 이콜라이균 등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리스테리아증이 왜 위험한지 알아보고 날 것으로 먹는 음식 중 조심해야 하는 음식품에 대해 알아보았다.
냉장고서도 증식 ‘저온성 세균’
캔탈로프 멜론 껍질통해 감염
▲ 리스테리아균 왜 문제인가
리스테리아증은 리스테리아균 감염질환으로 식인성 질환(식중독)이다. 특히 임신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장기 이식한 사람 및 신생아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개는 저온살균을 하지 않은 유제품, 상한 샌드위치용 가공육 때문에 감염된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리스테리아균 감염에 걸려도 별 탈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의사들은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사람은 오염된 음식을 먹고도 아무 증상이 없으면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리스테리아균은 냉장고, 심지어는 냉동고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저온성 세균으로 냉장고 안에서도 쉽게 죽지 않는다. 화씨 44.6도 이하에서 10일 이내 증식한다. 리스테리아균은 오염된 물, 토양, 거름, 동물 배설물, 어패류, 육류, 야채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오염된 토양이나 거름을 통해 채소에 균이 퍼질 수 있다.
캔탈로프 멜론의 경우 껍질이 두꺼워 어떻게 균에 감염될 수 있을까 싶지만 캔탈로프 껍질은 작은 구멍이 많아 흡수성이 뛰어나다. 오염된 흙이나 물로 껍질과 과육에 균이 들어갈 수 있으며 껍질 표면에 있던 박테리아가 칼로 자르다가 과육에 묻을 수도 있다.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면 열이 나고 근육통증, 구토, 설사, 뇌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임신부의 경우는 유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증상은 감염된 후 수일 있다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길게는 2개월 이상의 잠복기가 있다가 감염 첫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리스테리아 감염이 신경까지 퍼지면 두통이 생기거나 목이 뻣뻣해지며, 신경인지 기능의 혼동이나 변화가 생기거나 균형감각을 잃거나 몸에서는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CDC(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1,600명이 리스테리아균 감염으로 인한 질환을 앓고, 이중 25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리스테리아균은 7가지 균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 사람과 동물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균종은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Listeria monocytogenes)다. 대개 가벼운 증상을 겪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회복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 임신부, 신생아에게는 위험할 수도
임신 중에 리스테리아균에 감염이 되어도 임신부만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신생아나 아기에게는 치명적인 감염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에 감염이 되면 유산, 사산, 조산이 될 수도 있고 신생아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신생아 감염이 나타나면 모유수유나 우유를 잘 먹지 않게 되며, 열이 나고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다. 또 합병증으로 패혈증, 뇌수막염에 걸릴 수도 있다.
리스테리아균 감염 때문에 리콜이 된 제품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먹었더라도 너무 걱정하는 것도 좋지 않다. 만약 열이 나거나 근육통,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를 찾아간다. 리콜 된 음식품 외에도 저온살균이 되지 않은 우유, 잘 조리되지 않은 핫도그나 델리 미트(deli meats)를 먹어도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
음식을 다루거나 요리 전에는 꼭 손을 깨끗하게 비누로 씻는다. 조리 후에는 뜨거운 물로 조리기구, 도마, 그릇 등을 닦는다. 채소 과일은 먹기 전에 깨끗하게 씻어야 함은 물론이다. 리스테리아균은 열로 조리하거나 저온살균으로 없앨 수 있다. 리스테리아균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조리할 때 화씨 149도에서 10분 정도, 또는 화씨 162도에서 30초 이상 가열해 먹으면 예방될 수 있다.
▲ 임신부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주의해야 하는 음식
-치즈 중에서 저온 살균되지 않은 치즈 제품은 피한다. 페타(feta), 브리(Brie), 까망베르(Camembert), 블루치즈(blue cheese) 등과 멕시코 스타일 치즈(queso blanco, queso fresco) 등이 있다. 치즈는 살모넬라나 리스테리아균을 갖고 있을 수 있다.
-핫도그, 런천미트, 델리미트 등 가공육도 주의한다. 뜨거운 물로 한번 데쳐 먹거나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가공육에는 지나친 염분이나 보존료가 섞여 있다.
-육류 스프레드도 피한다. 통조림으로 된 육류 스프레드는 괜찮다.
-냉장 훈제 해산물은 피한다. 훈제 해산물(nova-style, lox, kippered, jerky 등으로 표기된 제품)은 대개 훈제연어가 많다. 그러나 훈제 해산물을 익혀 요리하는 경우는 괜찮다. 또 통조림으로 포장된 훈제 해산물은 괜찮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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