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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 me from the unreal to the real.
Lead me from darkness to light.
Lead me from death to immortality.
나를 가짜에서 진짜로 이끄소서.
나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끄소서.
나를 죽음에서 영생으로 이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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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뜨거워지는 8월 중순 오후, 차일피일 미루던
자동차 오일 바꾸러 갑니다. 이미 먼저 온 손님 서넛이
휴게실에 앉아 점심 후 커피를 한 잔씩 들고 있습니다.
카운터 금발 아가씨에게 필요 서류와 자동차 키를
건네주고 작은 컴퓨터가 놓인 책상 옆 소파 끝에 편하게
앉습니다. 컴퓨터 옆에 놓인 조그마한 책 표지가 얼핏
눈길을 끕니다. 신비의 단음절 ‘옴’[OM]과 십자가를
비롯해 세상 모든 종교의 상징들이 동그랗게 모인 문양들
위의 책 제목은 "The Interfaith Prayer Book."
Interfaith dialogue, 종교간 대화, interfaith harmony,
종교 사이의 하모니, interfaith prayer, 종교나 종파를
모두 뛰어 넘는 보편적/초월적 기도 ...... 기분 좋은 단어
’interfaith’는 그렇게 쓰이는 말입니다. 크리스천이 불자와
함께, 이슬람 교도가 가톨릭 신자와 함께, 힌두교 신자가
수피 신앙인과 함께, 유태교 신자가 신토 신앙인과 함께,
그렇게 모두 상생과 화합의 미소와 활짝 열린 가슴으로
함께하는 기도, 그런 기도를 모아 놓은 책이 바로 이
파란색 표지 46쪽 북클랫[a booklet, 소책자]입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 7장 7절]
"Ask and it will be given to you;
seek and you will find;
knock and the door will be opened to you."
예수님 말씀이 목차 위에 인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Jewish Prayer, Hindu Prayer, Buddhist Prayer,
Christian Prayer, Islamic Prayer 등등이 소개되기 바로 직전
서문[Foreword]에 인용된 이 소책자의 의도는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기도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진짜가 아닌 것’ [the
unreal]으로부터 나를 ‘진짜인 것’ [the real]으로 인도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이 세상은 진짜가 아닙니다. 잠 속에서 꾸는 꿈이
깨고 나면 전혀 진짜가 아니듯, 한바탕 사람의 일생이란 것도
화들짝 깨고 보면 매트릭스 안의 신기루더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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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 me from the unreal to the real.
Lead me from darkness to light.
Lead me from death to immortality.
나를 가짜에서 진짜로 이끄소서.
나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끄소서.
나를 죽음에서 영생으로 이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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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토마 삿가마야’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우파니샤드의
기도는 사실 마더 테레사께서 즐겨 암송하던 기도 중 하나입니다.
산스크릿트어 ‘sat’[삿]은 진선미를 모두 아우르는 가장 기분
좋은 말입니다. 그리고 ‘asat’ [아삿]은 다만 ‘sat’이 없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깨우침이 다만 (無知)이 아닌 것처럼,
’삿’ 또한 다만 ‘아삿’의 사라짐을 의미합니다. 진리가 아닌 걸
진리처럼 알고 사는 나를 해방시켜, 본래 진리가 진리임을
다시 알아차리게 이끌어 달라는 게 참 기도의 요점입니다.
그럼 자동으로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영생이 죽음을
물리칩니다. 아니, 몰아내고 물리치는 게 아닙니다. 허깨비들이
저절로 사라지는 겁니다. 본래 ‘어둠’은 실체가 아닙니다. 다만,
빛의 부재일 뿐입니다. 빛이 없는 걸 어둠이라 하지 어둠이란
놈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니란 말씀이죠. 마찬가지로, 죽음이란
것도 다만 영생의 부재일 뿐 따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란 게
바로 ‘진리’의 본래 모습입니다. 죽음이 진짜인 것처럼 믿고 사는
이 집단최면에서 깨어나는 게 바로 깨달음이요 해탈입니다.
그런 진리를 알고 나면 정말 후련하게 자유로워집니다.
홀가분하게 가벼워집니다. 탈각이요 해탈입니다. 해탈을
뜻하는 영어단어 "Enlightenment [인라~잇든먼트]"를 해부해
보면 무엇 무엇 하게 한다는 사역의 접두사 접미사 ‘en’ 사이에
’light’란 말이 들어 있습니다. 가볍다는 뜻과 빛의 의미가 동시에
’light’란 말로 상징되고 있습니다. 진리를 알고 나니 어둠도
죽음도 모두 물러가고 다만 가벼운 빛만 남아 있더란 의미죠.
유태교, 힌두교,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을 모두 초월한
"Interfaith Prayers"들을 거의 다 읽을 무렵 내 차 정비도 모두
끝났다고 파란 눈의 금발여인이 알려줍니다. 혹시 이 팸플릿
가져가도 될까요 하고 묻자 그거 당신꺼에요라고 함박 미소를 지으며
"Of course!"라 하네요. 그렇게 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컴퓨터
옆에 그 파란 표지의 "간종교(間宗敎) 기도서"가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Cheers!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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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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