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성 김(51) 국무부 6자회담 특사에 대한 21일 미국 상원 인준청문회는 말그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청문위원 가운데 회의 주재자인 짐 웹(민주. 버지니아)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만 참석해 `1대 1’로 질의ㆍ응답을 주고받은 뒤 약 40분만에 종료된 것.
회의 예정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청문회장에 입장한 성 김 지명자는 웹 위원장을 직접 방청석으로 안내해 부인 정재은 씨와 두 딸, 형과 조카 등 가족을 일일이 소개한 뒤 증인석에 앉았다.
이어 그는 미리 준비한 모두발언을 통해 개인적 소회와 함께 한ㆍ미간 동맹강화, 자유무역협정(FTA), 북한 문제 및 글로벌 이슈 협력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의회 인준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외교관은 특별한 지위이지만 가족에게는 항상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때때로 딸들이 `이사 그만 다닐 수 있도록 나가서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해 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농담해 폭소를 자아냈다.
성 김 지명자는 모두발언 후 웹 위원장이 "가족이 인사할 기회를 주라"고 권유하자 "가족이 수줍어 한다"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기립(stand up)"이라고 외친 뒤 일제히 일어선 부인 등을 방청객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웹 위원장은 직접 위원장석 뒤편에 배치한 대형 아시아 지도를 가리키며 "한국은 동북아 안정을 위한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면서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한ㆍ미 FTA에 대해서도 "작은 이견을 제쳐놓고 조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침몰 및 연평도 포격 사건, 북한의 권력승계, 일본인 납치문제 등 한반도 안보 현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고, 성 김 지명자는 이에 대체로 무난한 답변을 내놨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는 웹 위원장을 제외한 청문위원들이 단 1명도 참석하지 않아 40분만에 `싱겁게’ 종료됐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들은 대체로 인준 청문회는 출석률이 낮은데다 최근 재정적자 감축 및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문제 등 급박한 국내 현안이 산적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웹 위원장도 청문회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의원들은 최근 정치권 현안 등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성 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은 8월 의회 휴회 전에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저조한 출석률이 한국에 대한 미 정치권의 관심 부족을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미 상원 의원들이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는데다 한국과 달리 인준 청문회는 절차적인 성격이 강하다"면서 "아울러 성 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문회에는 최초의 한국계 주한미대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미 국무부 관계자들과 황준국 정무공사 등 주미대사관 직원들이 많이 참석했으며, 한국과 일본 언론들도 취재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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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한국계 주한대사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성 김 내정자, 청문회서 감회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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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주한미대사 내정자<사진>는 21일 미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사상 첫 한국계 주한대사로 지명된데 대해 각별한 감회를 피력했다.
성 김 대사 내정자는 "나의 부모는 35년전 나를 데리고 미국으로 왔다"며 자신의 이민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부모님은 내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첫 주한 미국 대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그러나 부모님은 어릴적부터 내가 공직에서 일하기를 권유해왔다"고 부모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내가 외교관이 됐을 때 자랑스러워했고, 내가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 일을 하게 됐을 때 너무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성 김 대사 내정자는 일제 강점과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성장을 한데 대해 한국민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은 반세기에 걸친 강점에 이은 분단, 전쟁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수준의 자유롭고 번영스러운 국가가 됐다"며 "이 놀랄만한 성취는 여러 세대에 걸친 한국인들의 재능과 투지, 희생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민들이 성취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한다"면서 "물론 이 놀랄만한 성공 스토리의 과정에서 한미 양국의 강력하고 건설적인 동맹과 파트너십이 기여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장에는 성 김 대사 내정자의 부인 정재은 씨, 두 딸 등 가족들이 함께 했다.
성 김 대사 내정자는 가족들의 헌신과 뒷바라지에 사의를 표했고, 청문회를 진행한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짐 웹 의원은 성 김 대사 내정자에게 가족들을 직접 소개하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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