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농법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작은 농장들은 가장 근본적인 면에서 자력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것만으로는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농부들이 농사 외에 다른 직업을 병행하면서 농장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들 농장에 새로운 수입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농장관광이다.
‘전원생활 맛보자’ 농장관광 날로 인기
캘리포니아 농가들 연 5만달러 부수입
딸기밭에서 직접 딸기를 따고 옥수수 밭을 뛰어 다니며 전원생활의 맛을 즐기는 도시민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농장들이 도시 관광객 유치로 재정난을 타개하고 있다. 농장관광 혹은 팜 스테이다.
근년 점점 많은 농가들이 농작물을 심고 가축을 기르는 전통적 농장 일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갓진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맛보고 싶어 하는 도시 관광객을 농장으로 불러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침식사 제공 숙박시설인 베드 엔 브렉퍼스트. 바로 팜 스테이다. 또 다른 농장들은 가을이면 광활한 옥수수 밭에 미로를 만들어 일종의 오락시설을 운영하기도 한다. 농장관광으로 알려진 이런 부업이 많은 농가들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샌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에서 린코나다 목장을 운영하는 짐 매과이어 부부. 이른 아침 짐은 목장의 양과 염소들의 젖을 짜고 돼지들에게 사료를 주고 난 후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그는 카운티의 공선 변호인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아내 크리스틴은 농장에 남아 치즈를 만들고 가축들을 돌본다. 하지만 근년 크리스틴에게는 또 다른 일이 추가되었다. 베드 앤 브랙퍼스트 손님들을 위해 시트를 갈고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다.
린코나다 목장에는 두 개의 객실이 있다. 하나는 농가 한쪽 내밀한 구역에 자리 잡았고, 다른 하나는 헛간 한쪽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팜 스테이 손님들로부터 버는 돈으로 가축들 사료비를 충당한다. 사료비는 농장 지출의 가장 큰 부분 중의 하나이다.
“팜 스테이는 재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요”
미 연방 농무부는 올해 전국 농가수입 중 농장을 통해 얻는 수입은 평균 1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한다. 농장 관광사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농장을 이용해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 농무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농업 센서스에 의하면 지난 2007년 2만3,000 농가가 농장관광 사업을 통해 평균 2만4,300달러의 부수입을 올렸다. 참여 농가의 숫자는 바로 전 센서스인 2002년의 경우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당시 농장 관광사업으로 인한 농가 당 평균 부수입은 7,200달러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의 농업 주인만큼 농장 관광사업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 센서스에 의하면 거의 700개 농장이 관광 사업을 통해 평균 5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농장 관광 사업이 불을 지피는 것은 농촌 생활에 관심을 갖는 도시 거주자들 덕분이다. 오리건, 알시에서 양을 기르며 농장을 경영하는 스코티 존스는 지난해 연방 농무부로부터 4만2,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팜 스테이 U.S.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미 전국의 팜 스테이 명단을 관리하는 사이트이다. 지난해 6월 시작했는데 지금 900개 이상의 농장, 목장들이 등록되어 있다. 매달 20개 정도의 농장들이 추가된다.
농장에 며칠, 혹은 몇 달씩 머무는 대신 노동력을 제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농장 정보를 제공하는 단체(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가 있다. 이 단체의 미국 지부를 관할하는 라이언 골드스미스에 의하면 근년 관심이 매우 뜨겁다. 현재 미국 지부의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은 1만1,600여명이고 50개주 1,300개 농장의 데이터베이스가 이용 가능하다.
수십년 농촌 관광의 대표적 상품이었던 옥수수밭 미로도 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타의 메이즈는 옥수수 밭 미로 설계 및 시공업체이다. 이 회사의 소유주인 브렛 허브스트에 의하면 매년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미로가 만들어진다. 단순한 디자인도 있고 방문객들이 전화 텍스트 메시지로 힌트를 받아가며 미로를 찾는 복잡한 디자인도 있다.
그의 회사는 올해 미 전국에 220개가량의 미로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보다 20개 정도 늘어난 숫자다. 10년 전에는 130개의 미로를 만들었었다.
“작은 농장들이 전통적인 농사만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사업이 농토를 보존할 기회, 도시화 와중에도 가족 운영농장이 존속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농장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 치솟는 보험 부담이다. 많은 농부들이 보험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 시배스토폴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맞는 크리스틴 콜은 지난 4월말 보험회사로부터 쫓겨났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특별하게 중대한 보험 청구를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새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보험사들을 찾아 나섰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보험사들이 농장의 광활한 대지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을 커버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결국 한 보험에 가입을 하게는 되었는데 그 비용이 연간 거의 9,000달러에 달한다. 이전 보험료보다 거의 3배가 되는 액수이다. “내 수입의 10%가 넘는다. 울음이 터져 나오더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몇몇 주들은 농장 측 책임을 경감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인디애나의 경우 농장 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하던 관광객이 부상당할 경우 농장주의 책임한도를 제한하는 법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래도 많은 농장주들은 농장 관광사업을 통한 도시와 농촌 간 교류를 즐기고 있다. 캘리포니아, 홀리스터의 보니 스완크는 연중 채소 농사를 짓다가 매년 가을이면 옥수수 밭 미로와 유령의 집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한다. 최근에는 대학 익스텐션 프로그램의 후원으로 이곳에서 농장관광사업 웍샵이 열리기도 했다.
연간 6주간의 옥수수 미로와 유령의 집 프로그램을 위해 엄청난 계획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덕분에 3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모여들고 이 6주간 농장 연 수입의 4분의1을 벌어들인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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