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시월, 산호세에서 있었던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를 마치고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 가운데 “성경을 읽으면서 느끼는 하나님의 사랑은,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 아버지의 회초리를 들고 가르치는 사랑, 즉 부성애적인 사랑과, 신약에 나오는 예수님의 회초리로부터 나를 감싸주시며 대신 자신이 그 회초리에 맞는 모성애적인 사랑이다. 성령은 어느 쪽인가 하면 보혜사이시니 모성애 쪽이라 하겠다. 결국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모성애 같은 사랑을 가지셨다. 그러므로 우리의 죄악에 대해 삼위의 하나님께서 회의를 하신다면, 그 결과는 우리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묵묵히 행동으로 사랑을 표하시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스트롬멘 부부 (Merton and Irene Strommen)는 자신들의 연구 보고에서 가족 구성원 서로가 가까워지는 네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1) 자녀가 청년기에 이르면 부모가 자녀들에 대해 애정을 표하는 일은 필수이다. 자녀들은 자신들이 누구이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남이 표현하는 언어나 행동을 통해 자신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부모라면 누구든지 자연스럽고 자녀가 편안해할 사랑 표현을 찾을 필요가 있다.
(2) 부모와 십대 자녀가 시간을 함께 보낸다면 그들은 부모와의 사랑 표현과 돌보는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갖게 된다. 여기에 개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한국 부모는 자녀로부터 존경 못 받는다고 생각되면, 자신이 그렇게 양육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서운한 마음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심은 대로 거둔다는 이야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3) 부모가 십대와 시간을 함께 보내면 보낼수록 상호간 신뢰를 쌓을 확률이 커지며, 부모의 감독이나 확인 없이 책임감을 키워나갈 확률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4) 서로 돕는 가족은 각 구성원 간에 도움을 줄 줄도 안다. 이로써 얻게 되는 집안의 화평과 자유로 인해 가족 상호간 분쟁을 줄이게 된다. 집안의 분쟁이 줄게 되면 서로가 더 위하게 되며, 자유로워지고, 서로 성장한다. 분쟁이 줄어든다는 일은 곧 성공과 실패를 서로 인정하며, 스스로 일어서려고 하는 독립심도 키워준다는 의미다.
다른 연구보고서들을 봐도 가족 상호간이 보다 나은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가족일수록, 알게 모르게 상호간 많은 혜택을 본다. 한 연구 결과는 가족들과 가깝다고 말하는 십대일수록 사회생활에서 자긍심과 능력, 표현력 및 동료들과의 교류 능력이 뛰어나며, 수치심이 덜하고 동성이나 이성에 대해 교제의 어려움이 없고 불만도 덜하다고 한다. 부모와 더 가까운 십대에게는 부모의 영향력이 늘어나게 된다. 부모와 친한 십대일수록 많은 친구를 사귀며, 청년기에 친구와의 우정이라도 가족의 끈끈한 정을 대신하지 못한다. 긴밀한 가족 관계를 이루는 일은, 십대가 성장해감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지난날의 관계는 부모와 자녀로서의 관계였지만 이제는 친구로서의 관계가 형성되어진다. 자신이 따돌려지는 세상에 대해 십대들은 더욱 민감해하고 상처를 쉽게 받는다. 그러므로 십대는 성인 친구가 필요하다. 이상적으로는 자신들의 부모이다. 부모까지 자식을 따돌린다면, 그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 또한 아버지가 딸을 잘 안아주지 않으면, 쉽게 다른 남자의 품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공을 많이 들이신 것처럼 자녀들이 십대일 때 세미나도 참석하고, 책도 읽고, 배운 것을 자녀들에게 실천도 하며 공을 많이 들였었다. 성인이 된 그들과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저녁 식사를 한다. 지난달에는 아버지날에 모였었는데 둘 다 카드를 하나씩 내밀었다. 자신들이 성장하면서 필요한 때와 장소에 항상 함께 있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말들을 썼다. 딸이 고른 카드가 더 찡하게 만드는 것이 아마도 아들은 아기자기하게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를 닮았나보다. 딸이 고른 카드엔 “아빠, 제 평생에 보살펴주시고, 인내심을 가르쳐주시며, 사랑할 줄 알도록 훈련시켜주심을 감사드려요. 평생 제 문제들을 경청해주시고, 제 자신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인도해주시고, 나의 꿈과 실망들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해주심을 감사해요. 아빠를 꼭 필요로 할 때엔 언제나 가까이서 보살펴주시고, 제 갈 길을 갈 수 있게 풍성하게 사랑해주심을 감사해요. 저를 위해 베풀어주시고, 제게 아빠가 되어주심으로 오늘의 제가 되었어요. 항상 감사드려요, 아빠. 그리고 항상, 항상 사랑해요.”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찡하게 만드는 말은 딸 자신이 카드에 쓴 말이었다. “카드 가게에서 저를 울게 만든 것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이 카드가 다 대신 했어요. 매일 매일 아빠로부터 배울 거예요. 훈계보다는 솔선수범으로 가르쳐주셨어요. 그래서 아빠 같은 분을 아빠로 두고 있는 제가 감사할 따름이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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