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가 시세가 모기지 액수에도 못 미치는 ‘침수주택’…
라스베가스 지역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페이먼트 능력과 관계없이 집을 포기하는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전국평균은 23%
차압 네바다 주민의 4분의1
“페이먼트 능력 불구 집 포기”
다운페이 적을수록 디폴트 많아
<노스 라스베가스> 데이나와 스캇 메릿은 거의 매일 모기지 페이먼트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들이 사는 동네의 많은 다른 주민들은 오래 전 페이먼트를 포기했다. 지난 2006년 이곳의 새로 지은 집 69채가 팔린 후 거의 절반 이상이 모기지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집은 차압으로 넘어갔으며 그러면서 집값은 계속 떨어졌다.
메릿의 주택은 전형적인 길을 걸었다. 이 부부는 2006년 38만5,000달러를 주고 이 집을 샀다. 현재 가격은 18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라스베가스의 주택 가격은 계속해 하락하고 있다. 메릿 부부는 돈을 계속 부어야 할지 아니면 빠져 나와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런 고민은 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약 1,100만에 달하는 미국 가구의 주택이 모기지 액수가 시세보다 더 많이 남아있는 ‘침수상태’에 빠져 있다. 이 가운데 200만채 정도가 차압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더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채무를 불이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택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시장조사기관인 코어로직스가 밝혔다.
대학살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가운데 메릿 부부가 사는 헬렌스 푸어로프 길의 주택을 버리고 걸어 나온 사람들은 현재 재정적인 재앙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말한다. 몇몇은 다시 집을 사는 문제를 고려중이라고까지 밝힌다.
그러나 여기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주택가격이 잠식되는 것을 매일매일 지켜보고 있다. 이들도 하나 둘씩 주택을 포기하고 있다. “완전히 갇혀 있는 것 같다. 빠져나갈 길이 안 보인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어떤 것을 위해 돈을 붓고 있는 느낌”이라고 보조교사인 데이나 메릿은 말했다.
하락하는 주택가격에 따른 채무불이행은 특히 라스베가스에서 심각하다. 이곳에서는 모기지가 있는 주택소유주의 66%가 침수상태이다. 전국 평균 23%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차압으로 주택을 잃은 네바다 주민의 4분의1은 페이먼트를 할 능력이 있음에도 집을 버리고 나왔다고 한 조사에서 응답했다.
모지기 채무불이행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크레딧 점수가 150점 내려가게 되고 파산할 경우에는 10년까지 크레딧 보고서에 오점이 남는다. 그리고 보험과 새로운 융자 등 비용이 올라간다. 대부분의 주에서 모기지 은행들에게 차압 등으로 입은 손실을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계좌와 월급 차압 등이 들어오기도 한다. 한마디로 ‘구름에 휩싸인 채’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가치가 없어진 주택에 계속 페이먼트를 하는데 따른 부담은 헬렌스 푸어로프 길에서 두드러지게 확인된다. 지난 해 이 지역에서 채무불이행을 한 주택소유주는 4명이었다. 2009년 17명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다시 4명으로 늘었다. 이 지역에 집을 갖고 있던 데이브 피터슨(38)은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무언가 닥쳐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곧 바로 옳은 조치를 취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어찌 할 수 없을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피터슨은 비교적 빨리 손을 들고 나왔다. 2008년 말 모기지 채무불이행을 했다. 그 역시 라스베가스 교외의 주택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주택을 샀다. 그러나 그가 주택을 샀을 때 가격은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사자마자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나는 기업들이 지출을 살펴보듯 우리의 지출을 살펴봤다. 결론은 집이 독성자산이라는 것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피터슨은 2009년 파산신청을 하고 35만3,000달러짜리 집에서 나왔다. 그는 이 집을 사랑했지만 한 달에 3,000달러나 되는 모기지 페이먼트는 아니었다.
피터슨은 파산의 고통을 겪었다. 와이오밍 주에 사는 그의 부친은 모기지 채무불이행을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부인과 어린 아이가 살 집을 찾았지만 700전대에서 500점대로 떨어진 크레딧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산 2년이 지난 지금 그의 크레딧 점수는 다시 680점으로 올라갔지만 좋은 조건의 주택융자를 받는데 필요한 점수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현재 피터슨은 이전보다 좋은 동네에 월1,350달러로 렌트한 집에 살고 있다. 그리고 월급의 일부는 저축을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재향군인회 융자를 받아 내년에 집을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은 그런대로 괜찮다. 만약 헬렌스 푸어로프에 그대로 있었다면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33세인 인터넷 마케팅업자인 카마라 레몬도 비슷한 감정이다. 그녀는 피터슨과 같은 시기에 집을 샀지만 저축을 까먹다가 피터슨보다 몇 달 일찍 집을 던졌다. 그녀는 언제쯤 가기 집이 샀을 때의 가치를 회복할 것인가 계산해 봤다. 결론은 20년 후였다. 그녀는 2008년 챕터 7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동산 부채는 살던 집과 렌탈 주택 3채를 포함해 총 140만달러였다. 레몬은 “부채를 갚지 않은 것이 불편하다”고 말하면서도 헬렌스 푸어로프를 떠난 것은 가장 잘 한 재정적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레몬은 은행의 손해변제 요구를 피하기 위해 파산을 선택했다.
피터슨과 레몬은 주택 포기가 그래도 쉬웠던 경우이다. 헬렌스 푸어로프의 집을 샀던 69명 가운데 31명이 그랬던 것처럼 피터슨은 다운페이 없이 집을 구입했다. 당시는 그것이 보통이었다. 레몬은 6%의 다운페이를 했다. 이처럼 최소한의 다운페이만 한 사람들은 주택을 포기할 확률이 높다. 100달러 미만의 다운페이를 하고 집을 산 사람 가운데 절반가량이 채무불이행을 한 반면 6만9,000달러 이상 다운페이를 한 사람은 그 비율이 40% 정도이다.
헬렌스 푸어로프에 사는 벨린다와 윌리엄 해그 부부는 8만2,000달러를 다운페이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다운페이에 대해 “다시는 못 보게 될 돈”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이들 부부는 연방정부 컨트랙터로 일하고 있다. 융자재조정에 실패하면서 모기지는 여전히 34만4,000달러가 남아 있다. 집의 현 시세는 18만달러이다. 이들이 한 달에 내는 모기지 페이먼트는 2,044달러이다. 같은 동네의 비슷한 집을 렌트한다면 1,000달러면 충분하다.
이 동네의 레이첼과 조셉 스튜어트 부부도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이들은 페이먼트를 중단하고 은행의 융자 재조정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다운페이를 많이 한 부부는 동네 집들이 하나 둘 차압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봐 왔다. 이들 부부는 주인 없는 집의 쓰레기를 치우고 잡초를 뽑기도 한다. 경기침체로 남편의 척추전문의 일이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바뀌었다. 화학선생이 레이첼은 딜러드 같은 고급 상점이 아닌 타겟 같은 업소들을 이용한다. 머리도 이전처럼 6주에 한 번이 아니라 9주에 한 번씩 다듬는다. 전에는 버리기 바빴던 쿠폰도 열심히 사용한다.
몇 달 전 한 경찰관이 와서 이들 부부가 내는 모기지 페이먼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살집을 찾는 것을 본 후 부부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지난해 융자가 30년에서 40년으로 재조정되기는 했지만 집값 하락에 비춰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만약 모기지의 절반으로 같은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부부의 설명이다.
길 건너에 사는 친구인 메릿 부부도 2006년 8만달러의 다운페이를 하고 집을 샀다. 퇴역해군인 스캇 메릿의 아버지는 언제나 현재의 구덩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지 전망하기 위해 매달 대차대조표를 작성한다. 그에 따르면 8만달러의 다운페이를 포기하더라도 2020년이나 돼야 현 모기지 액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집을 포기하라고 성화지만 언제 그래야 할지 고민”이라고 메릿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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