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브릭스의 더크 노비치키(왼쪽)는 이번 결승시리즈 5차전까지 4쿼터에서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를 52-11로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달라스에 2연패…이번엔 무조건 이겨야
내일 NBA 파이널스 6차전
잘 나가다가 승부의 고비가 오면 ‘얼어’ 버리다니.
이번 NBA 파이널스 시리즈에서 마이애미 히트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봐시 등 수퍼스타 3총사가 모인 팀에서 다 이긴 경기에 ‘철문’을 내려줄 ‘클로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믿기 어렵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특히 현 NBA 최고의 선수라는 제임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고비 때 팀을 건져내는 진정한 수퍼스타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머리를 긁적거리게 하고 있다.
히트는 9일 달라스에서 벌어진 달라스 매브릭스와의 시리즈 5차전에서 다시 한 번 4쿼터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며 103-112로 무릎 꿇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2연패를 당한 히트는 이제 시리즈에서 2승3패로 매브릭스에 역전을 허용, 7전4선승 시리즈에서 물러날 곳이 없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오는 12일에 벌어지는 시리즈 6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14일 최종 7차전에서 최후의 승부를 펼칠 수 있다. 히트로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머지 두 경기가 모두 홈코트에서 벌어진다는 것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이상하게도 승부의 고비 때만 되면 나타
나는 히트의 무기력함이다. 첫 5게임 내용으로 볼 때 히트는 5게임을 모두 이길 수 있었다. 첫 3쿼터까지는 펄펄 날아다니는 플레이로 매브릭스를 압도했다. 하지만 히트는 정작 경기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선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안방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4쿼터 7분14초를 남기고 15점차(88-73)로 앞서 있다가 남은 시간동안 매브릭스에 5-22로 압도당하며 93-95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히트는 4차전에서도 4쿼터 10분12초를 남기고 74-65로 앞서가다 나머지 시간동안 매브릭스의 21-9 스퍼트를 얻어맞고 83-86으로 뼈아픈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이어 이번 시리즈의 최대 고비라던 5차전에서도 4분37초를 남기고 웨이드의 3점포로 99-95로 앞서며 승기를 잡은 듯 했으나 이후 매브릭스에 4-17로 압도당하며 또 한 번 막판 실족의 허탈한 좌절감을 맛보고 말았다.
이 같은 히트의 뒷심 부족은 간판스타 제임스가 팀 리더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는 이번 시리즈 첫 5게임을 합쳐 4쿼터에서 총 11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5차전에서도 그는 17점과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론 좋은 경기를 했지만 정작 4쿼터에선 어시스트만 4개를 기록했을 뿐 득점은 단 2점뿐이어서 제 몫을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상대적으로 매브릭스의 ‘독일병정’ 더크 노비츠키는 시리즈 5번의 4쿼터에서 총 52점을 쏟아 넣으며 확실한 클로저 역할을 해주고 있어 확연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제임스는 5차전 직전 인터뷰에서 “이제 (절박한 자세로 임할) 시간이 됐다. 내 게임을 하면서도 개인적인 플레이에서도 좀 더 공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공격적으로 한다고 무조건 슛을 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여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를 드러냈다.
한편 히트의 에릭 스폴스트라 감독은 이에 대해 “그동안 우리는 경기를 마무리하는데 매우 뛰어났으나 이번 시리즈에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시즌 내내 부족한 점을 향상시켜왔다”고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우도니스 하슬렘도 “(게임)필름을 보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금방 보인다”면서 “우리는 그들(매브릭스)을 꺾을 능력이 있고 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매브릭스는 비록 우승에 1승만 남겼지만 마지막 1승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비츠키는 5차전을 승리한 뒤 “5전3선승제가 아니라 7전4선승제 시리즈”라면서 “시리즈는 끝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아직도 2개 홈게임을 갖고 있다. 우리로선 아직 축하받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못박았다. 시리즈 6차전은 12일 오후 5시(LA시간)부터 채널 7을 통해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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