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11세 되는 딸을 두고 있는 한인주부 이모(40·풀러튼)씨는 혹시나 가슴이 나오기 시작한 아이가 초경을 빨리 할까 봐 걱정이다. 초경을 시작하면 아이의 키가 더 이상 크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씨처럼 사춘기의 첫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자녀를 둔 경우 언제 초경을 하는 것이 정상인지, 남자아이라면 몽정은 언제 하는지, 혹시 성조숙증은 아닌지 걱정하는 한인 부모가 적지 않다. 성조숙증이란 과연 무엇인지,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사춘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초경이나 몽정은 언제쯤 이뤄지는지 등에 관해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보았다.
사춘기는 신체적, 정신적 모두 균형있는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에는 청소년 우울증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특히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 비해 청소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이 2배나 높다.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가 청소년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성 호르몬 조기 분비 등 원인
여자아이 사춘기 11세에 시작
초경 후 2년간 최대 성장기
#성조숙증과 사춘기 성조숙증은 여자아이는 8세 이전, 남자아이는 9세 이전에 이차 성징의 첫 사인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정옥 전문의는 “사춘기 때는 이차 성징의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데, 여자아이의 경우 유방이 먼저 커지고, 젖꼭지가 변하며 다음에 음모가 나타난다. 초경은 이런 징후가 나타나고 나서도 2년 반 후 하게 된다.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고, 남근이 커지는 징후가 나타난 후 3년 정도 지나서 첫 몽정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 초에 나온 사춘기에 관한 최신 보고에 따르면 유방이 나오거나 고환이 커지기 시작하는 이차 성징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사춘기 평균 연령은 여자아이는 11세, 남자아이는 11세 반 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조숙증은 여자아이는 가슴에 몽우리가 생긴다든지, 초경 등 이차 성징이 8세 이전, 남자아이는 고환과 남근이 커지고, 얼굴에 수염이 생기기 시작하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성조숙증의 증상으로는 음모 또는 겨드랑이털, 급성장, 여드름, 냄새 등을 들 수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을 찾아볼 수 있는데, 뇌에서 성 발달 호르몬이 빨리 나와서 고환이나 난소를 자극해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뇌와 상관없이 난소나 고환에서 비정상적으로 호르몬이 나와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드물게는 뇌에 종양이나 암이 생겨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방사선을 통해 뇌가 자극을 받으면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선천성 질환이나 성호르몬 노출,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하며, 역시 드물지만 고환이나 난소에 암이 생겨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소에 쓰는 성장 호르몬 같은 환경 호르몬에도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초경이나 몽정을 시작한다고 키 성장이 바로 멈출까?
사춘기의 하이라이트는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 남자아이는 몽정으로 볼 수 있다. 이때 여자아이나 남자아이 모두 키가 급성장한다. 하지만 초경을 시작했다고 해서 키 성장이 바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여자아이의 경우 최대성장기(peak height velocity)는 초경하기 0.5년 이전, 즉 6개월 전부터 키의 급성장이 시작돼 절정으로 크는 정도는 2년 정도 계속된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와는 달리 몽정하기 바로 전에 키의 급성장이 이뤄진다. 최대성장기에는 키가 눈에 띄게 쑥 크는데, 여자아이는 1년에 대략 9cm 정도, 남자아이는 1년에 10.3cm 정도 성장한다.
여자아이는 초경하기 반년 전부터 키가 급성장하며 초경 후 약 2년간 최고로 자라며, 그 후 2년 정도면 성장이 멈춘다. 이 전문의는 “평균나이를 기준으로 볼 때, 여자아이를 예로 들면, 11세부터 사춘기의 첫 징후가 나타나면 13세까지 절정으로 키가 그며, 15~16세 정도에 성장곡선이 멈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와 키가 크는 시기는 남자와 여자아이의 차이가 2년 정도 차이가 있다. 여자아이들이 대략 2년 정도 빨리 성장 발달이 이뤄진다.
CDC 산하 미 보건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청소년 95%가 남자아이는 14세에 고환이 커지는 사춘기 첫 징후가 나타나며, 여자아이는 유방이 커지는 첫 징후가 12세에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키는 부모의 키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남자아이는 부모 키의 평균에 5cm를 더하며, 여자아이는 부모 키의 평균에서 5cm를 빼면 예상 성장 가능한 키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측된 키는 예상 가능성 키에 불과하다. 영양섭취, 운동, 스트레스, 수면패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키는 더 클 수도 있고 작게 클 수도 있다.
초경 후 생리불순은 정상적
여아 12세 넘어서도 사춘기 징후 없으면 검진을
키 성장은 아기가 태어나면 생후 6개월까지는 16~17cm로 급성장하며 6개월에서 12월까지는 8cm, 2세 때 10cm, 3세 때 8cm, 4세 때 7cm으로 자라다가 4~7세에 6cm, 그 이후부터 사춘기까지는 5~6cm 정도로 서서히 성장한다. 이 전문의는 “키 성장은 사춘기 때 딱 한번 키를 측정해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 성장기의 키가 어떻게 정상 성장속도를 이뤘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기의 생리가 불규칙한 것이 정상인가?
초경 후 첫 2년 정도는 대개 생리가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생리를 14세 정도에 시작한 경우 이후 4년까지도 불규칙할 수도 있지만 아주 이상한 것은 아니다.
자녀의 초경 시기나 생리 패턴은 유전적인 영향이 매우 깊다. 이 전문의는 “엄마가 생리를 하기 시작한 나이에 딸도 비슷한 시기에 초경을 시작할 수 있으며, 패턴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월경불순(dysmenorrhea)으로 생리통이 심해 청소년의 경우 소아과 진단을 받아 결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통이 심하면 알리브를 통증약으로 쓰지만 알리브를 먹더라도 소아과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경우 성조숙증처럼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경우도 문제지만,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경우도 주목해야 한다.
초경이나 몽정이 너무 늦게 나타나는 경우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나오지 못하게 되는 질환 때문에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지를 살펴야 한다.
남자아이는 14세 이상이 돼서도 고환이 커지는 등 사춘기의 첫 징후가 안 나타나거나 여자아이는 12세 이상이 돼서도 유방이 커지는 등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춘기가 늦어지는 것으로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은 아닌지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여자아이의 경우 유방, 음모 등 사춘기가 진행을 하다가 16세까지 초경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산부인과 질환은 없는지 검사해봐야 한다.
또한 정상적으로 사춘기를 겪고 있어도 여자아이는 빈혈이 올 수도 있다. 남자아이의 경우 젖이 너무 나와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이 전문의는 “남자아이의 경우 가슴이 너무 나오는 경우 사춘기 기간 2년 이상 증상이 계속되거나 직경이 2cm 이상이 경우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신적 증상도 체크를
사춘기 때는 눈에 보이는 육체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성장도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 이 전문의는 “최근 청소년 우울증이 큰 문제다. 사춘기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중간단계로 정서적 불안, 또래에 의한 압박감, 성적 호기심, 이유 없는 반항, 부모와의 관계 등 정신적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우울증은 소아과에서 간단한 질문 검사로 우울증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여자아이의 경우 우울증이 남자아이보다 발병 위험이 2배나 높고 자살 위험도 높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면 반항으로 성 문제로 이탈할 수도 있다. 초경을 시작하는 시기에 성관계를 일찍 시작하면 육체적으로 아직 여성의 질이 성숙되지 못한 시기로 클라미디아 같은 성병이나 자궁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남자아이는 사춘기가 늦게 발달되는 경우 내성적으로 성격이 변하면서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며 성장해서도 의존적인 성향을 나타낼 수 있다.
이 전문의는 “당장에 자녀의 사춘기 시기가 시작되자마자 자녀와 대화를 하기 보다는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 교실, 혹은 대화 상담 교실 등을 통해 부모가 먼저 준비해야 한다. 종교나 스포츠, 오케스트라 같은 그룹 활동 역시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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