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88년부터 귀하가 통치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와 무역을 연구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수년 전에는 평양, 묘향산, 남포를 둘러 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그 때 저의 입국비자에 승인을 해 주셔서 감사하였습니다. 제가 논문, 저서, 혹은 신문지상에서 제3국 거주 탈북민을 자유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별 무리라 없으실 줄로 믿습니다. 귀하의 백성들이 정치∙경제적 목적으로 귀하의 승락없이 무단으로 탈북하여 범법자가 되었습니다. 제3국에서는 불법입국자로 전락되어 공안원을 피해 다니다가 우여곡절 끝에 남한으로 넘어 와 잘 살고 있는 분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배신자라고 힐책만 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귀하의 <통큰통치>에 반드시 필요한 평양사람들의 식량을 축내지 않아서도 다행이지만, 그 중에는 북한내에서의 골치거리였던 자들도 있었기에 차라리 다행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두만강을 건너서 아직 남한땅으로 오지 못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무려 30만명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귀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2008년에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에 따라 그들이 미국으로도 오기 시작했습니다. 귀하가 강제구인한 제3국 거주 탈북민을 배신자로 간주하여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거나 심하면 공개 처형까지 시키고 있다지만 사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습니까? 오히려 현재의 식량난으로 보면 2,300만명의 인구를 다소라도 줄이는 것이 시급한 사안이 아니겠습니까? 귀하의 오랜 혈맹국인 몽골은 인구 310만명밖에 되지 않아 천연자원이 많으면서도 여전히 빈국의 굴레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귀하의 백성중에서 몽골로 이민갈 주민을 선발하여 거기서 살아가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남한도 한 때 일자리가 없어 전세계로 이민을 많이 간 적이 있습니다. 귀하를 배신하고 탈출한 것만 생각하면 괘씸하시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퍽 다행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이제부터는 제3국 거주 탈북민을 강제 연행 소환조치 하지 마시고 모르는 채 그냥 놔 주세요. 오히려 앞으로 탈북민이 생기더라도 못 본 채 하시는 것이 더 나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그 제3국에서 몰래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을 그냥 제3국에 놔 둘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미워도 싫어도 한때는 귀하의 백성이었는데, 제3국에서 존재도 없이 숨어서 유령처럼 목숨을 연명하며 살아간다니 마음이 아프지 않습니까? 온갖 수모를 당하고, 배고픔에 허기지고, 사기당하고, 협박당하고, 인신매매에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니고 있어도 마음이 아프지 않습니까? 먹여 살릴 여력이 없으시다면 잡아들이지 마시고 먹여준다는 곳으로 가게 그냥 놔 두세요. 그들도 귀하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인권을 누릴 어엿한 사람이잖아요. 인권은 사람이면 누구나가 누릴 기본적인 권리로서 평등권, 생존권(사회권), 및 생명권을 의미합니다. 남한, 미국, 유럽 등으로 가서 인권을 누릴 수 있다면 그냥 보내 주세요. 아참, 며칠 전 엄청난 메세지를 접하셨지요? 독일을 방문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귀하에게 방한 초청을 하였다는 소식 말입니다. 까다로운 ‘공’이 귀하에게 넘어간 상태입니다. 북한을 연구한지 23년이 되는 제가 감히 권고하건데 일단 응하시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봅니다. 다만, 일괄타결(빅딜)에 관한 이대통령의 전제조건에 대하여 나의 아이디어를 활용 해보세요. 그러면 그 ‘공’을 다시 이대통령에게 넘기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해법을 제가 한국일보 미주판 샌프란시스코지( 5월 5일자)에 이미 제시해 놓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본인을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있군요. 제가 그 전제조건을 수락하려면 먼저 윤교수가 제안한 세가지 사항을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귀하의 전제조건도 흔쾌히 수락하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위원장께서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하셨는데,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남한의 대규모경제지원이 절실하지 않습니까? 귀하의 자랑인 <통큰정치>를 기대해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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