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본국 보도에 의하면, A씨는 처남 B씨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100여억 원을 B씨의 수감 직전인 작년 6월 넘겨받아 보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10개월간 감쪽같이 묻혀 있던 지폐 다발이 끝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A씨가 이 돈에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돈을 써버린 A씨는 곧 출소할 처남 B씨의 추궁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고민하던 그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지난번 자신의 밭에서 진행했던 조경공사였다. 처남에게 ‘외부 업체가 들어와 조경공사를 하고 난 뒤에 돈이 사라졌다’고 둘러대면 될 것 같았다. A씨는 처남이 출소한 뒤 사실 확인에 나설 경우, 자신도 사라진 돈을 애타게 찾았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조경업자 안 모 씨를 찾아가 “혹시 조경공사 도중 땅에 묻혀 있던 돈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안 씨가 돈의 출처를 묻자 “조폭들이 인터넷 도박을 했던 돈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의 계획은 안 씨가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틀어져 버렸다.

배부르게 먹으면 속도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배가 너무 부르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번 사건도 A씨가 욕심을 부린 후, 고민하면서 편히 잠을 못 이루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래서 배고파도 발 뻗고 편하게 잠자는 것이 삶의 지혜라 하겠다. 물욕에 눈이 어두워진다면,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지혜는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연로한 직장 동료는 “잘 먹을래? 잘 잘래? (Eat well? Sleep well?)”라는 질문을 때때로 한다. 잘못된 것을 알고 나면 감춰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라는 속담도 나온 것 같다. 성경의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 1:15)”는 말씀은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새겨 들을만하다.

또 한 가지 보도에 의하면, 고물 수집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꾸려오던 이 모 씨 부부는 얼마 전 고물을 수집하던 중 자신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가방을 발견했다. 점심이 가까웠을 무렵 음식점 보일러실 천장에서 고물을 줍던 이 씨는 스티로폼에 덮여있는 종이상자를 발견한 것이었다. 상자 안에는 가방 두 개가 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가방을 연 이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가방 안에는 만 원권 돈다발 수백 개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부부는 주위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돈 가방 두 개를 신속하게 자신들의 화물차로 옮긴 뒤 자리를 떴다. 그러나 부부는 절도 현장에서 족적을 발견한 경찰이 탐문수사에 나서면서 돈 가방을 가져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꼬리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부부는 ‘돈 가방을 주인에게 찾아주려고 잠시 생각했지만 주인이 없을 것 같아 순간 욕심이 생겨 가져갔다’면서 ‘돈 가방을 가져간 뒤 무서워서 잠도 못 잤다’고 진술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코스트코(Costco)로 반품하러 갔었다. 싫증날 정도로 긴 줄 속에 기다려야했다. 차례가 되어서 구입 금액을 반환받아 몇 발자국 가다 세어보니 새 지폐들 속에 20불 지폐가 한 장 더 있었다. 되돌아가서 20불 더 왔다고 했더니, 얼간이 쳐다보듯 빤히 보며 ‘내가 20불을 더 줬다고?’하며 되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바쁜데 귀찮게 군다는 눈빛을 하며 슈퍼바이저를 불러서 함께 현금출납기에 기록된 금액을 찍어보곤, 그 속의 현금을 세기 시작한다. 뒤에서 화난 얼굴을 한 사람들만 보였다. 결국 20불이 부족했다. 고맙다는 말을 한다. 신앙보다는 계산이 안 맞아 떨어져 괴로운 엔지니어의 본능인 것 같다. 백만 불짜리 수표가 한 장 더 왔다면? 그것은 차라리 위험해서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

올해의 세금 보고는 4월 18일이 마감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죽음과 세금은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세무 당국에서 오는 통지서는 환불 수표가 아니면, 마치 저승사자의 통지서같이 보인다. 세금 보고는 모든 보조 서류를 갖춰서 성실하게 보고하면 된다.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할 일은 인터넷 등을 통해 타주에서 물품을 구입한 일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조세 형평국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타주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한 물품에 대한 소비세 (Use Tax, 1935년부터 존재) 징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 세무 보고 양식에도 보고하게 되어있는 타주에서 구입한 물건에 대해 이 소비세를 지불하는 것이 좋든 싫든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다. 아마존 등 대형 인터넷 판매 업체에 캘리포니아로 보낸 물품에 대해 구입자의 주소와 금액을 밝혀줄 것을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번 누락시킨 것이 확인되면, 세무 감사가 몇 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납세에 관한 한, 납세자 개개인의 의무이지 세무 보고를 한 회계사의 의무가 아니다. 내야할 세금 다 내고 조금 못 먹어도 발 뻗고 자는 것이 몇 푼의 세금을 속여 잘 먹는 것보다 속편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