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맨U의 웨인 루니가 실망한 첼시 팬들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뒤쪽은 안토니오 발렌시아.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서 1-0
바르셀로나는 샥타르 도네츠크에 5-1 완승
박지성(30)이 94분을 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U)가 적지에서 간판골잡이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라이벌 첼시를 1-0으로 뿌리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또 강력한 우승후보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는 샥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의 홈경기에서 5-1로 대승을 거두고 일찌감치 4강 티켓을 예약했다.
맨U,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스탬포드 브리지서 승전보
◆맨U 1-0 첼시
3년전 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EPL 라이벌의 충돌에서 맨U가 9년만에 원정승을 일궈내며 4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6일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벌어진 대회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맨U는 전반 24분 라이언 긱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밀어준 볼을 루니가 침착하게 차 넣어 결승골을 뽑은 뒤 이를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U는 지난 2002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스탠포드 브리지에서 승리를 거뒀고 오는 12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지는 2차전 홈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오르게 됐다. 맨U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후반 종료직전 인저리타임에 교체될 때까지 거의 풀타임을 뛰며 전반 한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곳곳에서 첼시의 예봉을 차단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정규리그에서 사실상 우승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올해 유일한 우승의 희망을 이 대회에 걸고 있는 첼시는 페르난도 토레스와 디디에 드로그바를 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맨U 골문을 위협했지만 맨U의 골문을 여는데 필요한 창의적인 플레이가 없었다. 오히려 전반 10여분이 지나면서 맨U의 공세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박지성도 한 몫 했다. 전반 16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볼이 뒤로 흐르자 박지성이 뛰어들며 강력한 오른발슛을 때렸으나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골문 오른쪽으로 흐르고 말았다. 첼시는 19분 역습상황에서 드로그바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강슛을 뿜었으나 맨U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에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점차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맨U는 24분 노장 긱스의 눈부신 어시스트를 루니가 선취골로 연결, 우위를 확립했다. 첼시 진영 오른쪽에서 마이클 캐릭이 반대쪽 공간으로 롱 패스를 찔러주자 긱스가 절묘한 첫 터치로 첼시 수비수를 따돌리고 엔드라인까지 돌진한 뒤 중앙의 루니에게 완벽한 패스를 내줬고 루니는 이를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연결, 오른쪽 골대에 맞고 네트에 꽂히는 선취골을 터뜨렸다.
반격에 나선 첼시는 전반 종료직전 결정적인 동점 찬스를 놓치고 땅을 쳤다. 드로그바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린 예리한 크로스가 골문 앞 토레스의 발끝과 다이빙한 반 데 사르의 손끝을 모두 스치듯 지나간 뒤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고 이 볼을 프랭크 램파드가 왼발로 찼으나 빗맞은 볼이 골라인을 통과하려는 순간 맨U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가 몸을 날리며 걷어내 맨U를 구해냈다.
첼시는 후반에 플로랑 말루다와 니콜라스 아넬카 등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위해 총력전을 폈으나 끝내 안방에서 영패를 면치 못했다.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4강 충돌 코스 99% 확정
◆바르셀로나 5-1 샥타르 도네츠크
같은 시간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홈팀 바르셀로나는 샥타르를 상대로 월등한 전력의 우위를 과시하며 4골차 낙승을 거둬 사실상 4강 진출이 확정됐다. 볼 점유율 7대3, 슈팅수 19대5가 말해주듯 바르셀로나의 일방적인 완승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시작 2분 만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첫 골을 시작으로 34분 다니 알베스가 추가골을 터뜨려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고 후반들어 8분만에 수비수 제라르 피케가 한 골을 보탠 뒤 15분 한 골을 허용했으나 1분 뒤 세이두 케이타의 골에 이어 후반 41분 사비가 마무리 골을 터뜨려 우승을 향한 쾌속항진을 계속 했다.
전날 레알 마드리드가 토튼햄을 4-0으로 일축한 데 이어 이날 바르셀로나도 4골차 대승을 거둠에 따라 양팀은 이번 대회 4강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로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프리메리라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한차례 격돌, 5-0 압승을 거둔 바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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