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說)이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두들 4월 1일을 만우절로 정하고 있다. 이날만은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무심코 남을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관공서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 법에도 이날만은 거짓말을 해도 정상 참작을 하겠다는 조항이 없다. 문화 시민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남을 놀라게 만드는 일이 재미라면 좀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거짓말쟁이들에겐 이날만 만우절이 아니다. 작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때, 북한의 소행임을 못 믿겠다는 사람들에겐 그날이 바로 북한의 만우절이었던 셈이다. 북한이 남한의 이러한 사람들에게 재미로 한번 거짓말해본 것인가? 북한에서는 만우절을 ‘자본주의 사회의 황색바람’이라 규정하지만, 만우절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국민을 위하여”라는 거짓말 행태를 보면 국회 내에서는 매일 만우절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하는 재미도 있나보다.
위키 백과사전에 의하면, 한국의 만우절에는 허위 신고가 크게 증가한다. 특히 소방서에 장난 전화가 많이 오는데, 당국은 장난 전화를 받더라도 반드시 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자원의 낭비가 심각하며 시민들의 불편까지 초래한다. 한국 정부는 ‘만우절 장난전화는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고 최대 2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가뜩이나 불경기인데, 남에게 해를 끼치는 헛된 수고는 삼가야할 것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유언비어가 무성한데다 한국 내의 각 시민 단체에서는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고 호기로 삼고 있다. 인터넷 한글 신문을 클릭하다가 급기야는 어느 블로그로 안내되었다. 어느 젊은 여성이 그럴듯하게 실은 글 속에는 자신의 나름대로 왜 그많은 폐기 핵연료들이 그 저장 수조 속에 잠겨있느냐는 이유를 추론하고 있었다. “대단하다” “기자인 것 같다”는 등의 댓글도 있었다. 그녀의 추론은 일본이 사용 후 연료를 재처리해서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그 저장 수조에 몰래 감춰뒀다가 이번 지진 및 쓰나미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알고하는 거짓말인지 모르고하는 거짓말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퍼온 사진 또한 모르는 사람들에겐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로 엮었다. 한국에는 없는 비등수로 (BWR, 후쿠시마 원전 사고 기종)에 쓰는 연료 집합체는 한국형 원자로에 (PWR: 가압수로) 쓰는 연료 집합체의 반 정도의 크기이다. 그래서 연료봉의 수도 적다. 그러나 가압수로용 연료 사진에다, 후쿠시마 원전의 격납용기를 엮어서 교묘하면서도 대담하게 이끌어 나갔다. 한국에는 아직도 핵폐기물 처리장이 없다. 그래서 한국도 현재 886만개의 폐연료봉을 발전소 내의 저장 수조에 두고 있다. 땅도 좁은데다, 폐기장을 환영하는 지자체가 없어 결국 세우기로 정한 곳이 사적지인 경주이다.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녀는 만우절이든 아니든 환상 속의 거짓을 창작하고 있었다. 벌써 일본은 미국에 앞서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에 플루토늄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 후 연료를 저장 수조에 감춰둘 이유가 없다. 이미 원자력계에는 다 알려진 일이고, 미국도 미-러시아 핵무기 감축 협약에 따라 무기용 플루토늄을 희석시켜 상업용 원자로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 글을 읽은 소감은 색안경 쓴 사진 속의 그녀 스스로를 속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네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째,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해적에게 총상을 당한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이국종 교수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다른 부류는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로서 실수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무의식 중에 알고 있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위험에 빠진 남을 보고 구하려 뛰어들기도 한다. 셋째 부류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모르니까 큰일을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저지를 수도 있다. 마지막 부류인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지 저지를 위험이 있다. 무식이 용감하게 만든다고 했던가? 그래서 유언비어도 확인 없이 성실하게 퍼 나르고 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상습적 거짓말쟁이에게는 매일 매일이 만우절이다. 그러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거짓말은 만우절이든 아니든 삼가해야할 것이다. 한때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신정아씨의 박사학위 거짓말이 그 예다. 그녀의 최근 저서 “4001”이 마치 4월 1일같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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