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 관심을 갖고 보면 역사적인 건물이 여러 군데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은 캘리포니아가 미국영토가 되며 동부의 영향을 많은 곳이다. 1900년대 건물이 있는가 하면 캘리포니아공화국을 거처 미합중국에 일원이 되는 1850년 이후에 세워진 건물들이 아직도 여러 군데 남아있다. 그중에 하나는 캐스트로와 14가에 위치한 오클랜드 제일 유니타리안 교회다. 980번 고속도로 변에 위치한 고색 창연한 건물이 그동안의 역사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 더구나 두 불락 떨어진 곳에는 오클랜드 시장과 후에 주지사를 역임한 “파디”의 저택이 지금도 그 위용을 자랑한다. 현대 건물구조나 모양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150여년 전 건물이기에 더 덧보인다. 지난 30여년 동안 출퇴근길에 매일 보아온 건물들 이다.
전통적인 감리교나 장로교 영향을 받고 이민 온 우리 동포들 에게는 유니타리안 교회하면 생소하게 들린다. 그 교회 건물이 1891년에 세워졌다. 교회부지는 버클리 대학건립에 중추족인 역할 한 “제인 새더”에 의하여 구입되었다. 버클리 대학의 Sather Gate 은 이들의 이름을 붙이리만큼 저명한 가족이었다. 이 교회 건축형식은 동부의 “로마네스크” 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실내 규모나 건물의 아름다음이 퍽 두드러졌고 모든 건축자재는 레드우드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산만 사용했다. 1950년대에 고속도로 980이 계획되며 교회 일부가 헐리게 되었을 때 이곳 지방 인사들에 의하여 도로선이 번경되기도 했다. 이곳은 교회이외에 오클랜드와 이스트베이의 문화의 중심지였다. 초기 교인은 시인 화킨 밀러, 우리가 잘 아는 잭 런던 부부와 새더 가족 등이었다. 그리고 당시의 유명하였던 무용가 이사도라 던칸도 여러 번 공연을 했다. 당대의 지성 랄프 왈도 에머슨이 이곳에서 설교를 했고 노예폐지를 주장한 줄리아 하 우등 셀 수가 없을 정도 인사들이 이 교회를 거처 갔다. 현직 대통령 윌리암 태프트가 이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가 유니타리안 교인이었다고는 하지만 공식 일정 중에 한 교회를 방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이외에도 국제적인 활동도 활발했다. 기독교 이외의 인사를 초청하여 연설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1900년 2월에 인도의 성인 “스와미 비베카난다”에게 강연을 하게 한 그들의 넓은 아량이었다. 당시 영국식민지 연사에게 기회를 주었고 그 종단의 베단타 추종자들은 이 교회의 해밀톤 홀을 지금도 그들의 성지로 삼고 있다고 한다. 유니타리안 신학교가 이교회에서 시작했고 공히 서부의 유니타리안 교회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국제적으로는 1945년 유엔의 창립 준비 모임이 이 교회에서 있었다고 한다. 아마 그 이유로 잭 런던 스퀘에 가면 동판과 각국 국기가 걸렸는가 보다. 그리고 이 교회에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가 조직되었다. 전쟁이 나고 한국의 과학자나 학자들이 이 기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리의 전통적인 기독교 잣대로 본다면 삼위일체를 믿지 않는 유니타리안 교회를 이단이라 하겠지만 그들을 수용한 미국사회의 관대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클랜드가 자랑하는 초교파 성가대(Interfaith Gospel Choir)와 청소년신문 제작이 이 교회에서 빛을 보았다. 이 교회는 항상 선두에 서 지역사회에 봉사는 물론 세계로 손을 뻗는다.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 때 교회가 이재민을 위하여 문을 열었고 구호사업에 앞장을 섰다. 지진으로 건물의 피해를 입고 2년 동안 근처 침례교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동안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건물을 보수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이 교회가 우리에게 주는 뜻이 크다. 교회라 하여 교회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지구촌을 위한 일에 적극적이다. 오클랜드의 백인인구가 소수 민족을 피해 외지로 떠날 때도 그들은 교회와 지역사회를 지켰다. 참 마음이 흐뭇해지는 교회이고 언젠가는 실내도 구경하고 예배에 참석해 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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