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욱순 회장 인준으로 겉으로는 수습단계 접어들어
▶ 해결할 일 산더미, 무너진 한인회 위상은 어떻하나
석 달 가까이 끌어오던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장 사태가 결국 권욱순씨를 회장으로 인정하면서 일단락 됐다.사태는 정리됐지만 그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과 상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책임 공방도 뜨거웠고 이같은 일련의 행태를 지켜 본 지역 한인들의 원성도 높았다. 사태가 상당 기간에 걸쳐 해결되는 동안 문제가 됐던 한인회 사태의 주요 쟁점중 권욱순 회장의 공탁금 반환부터 인준까지 되짚어봤다. <편집자주>
▲ 26대 한인회 이사회가 권욱순씨를 27대 회장으로 추대한 후 권욱순씨(왼쪽)가 인진식 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권 회장 공탁금 반환 옮은 선택이었나.
선거세칙에 따르면 서류접수와 함께 들어온 공탁금중 후보 한명당 3만달러의 등록비는 한인회에 들어가야 한다. 선거무효면 돌려준다는 규정은 없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공탁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선거를 무효화 시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권 회장측이 공탁금을 반환하면 인준을 받게 해준다는 사전 언질에 따라 인진식 선거관리위원장에게 1월20일 공탁금을 반환하면서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26대 이사회와 권 회장측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공탁금 반환 시기부터 밀리기 시작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권 회장측 관계자는 공탁금이 들어간 후 사정이 달라졌다고 공개석상에서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27일 인 위원장은 선거무효를 발표했다. 이후 인진식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무효라는 이유로 김상언 후보와 권욱순 후보에게 공탁금 3만달러를 각각 돌려주었다. 예상과 정반대의 시나리오에 권 회장측은 당혹한 모습이 역력했다. 선언 후 한 달여가 지난 지난달 28일 사전 조율 끝에 권 회장을 최종 인준하기에 이르렀다.
◆회장 추대하고 공탁금은 왜 내게 하나.
개정한 정관에 따라 후보가 없을 경우 이사회가 회장을 추대한다고 한인회 정관에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바뀌 거나 새로 만들어진 규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해 새롭게 바뀐 정관 어디에도 추대한(후보가 없을 경우 이사회가 회장단과 이사를 선출할 수 있다-한인회 정관 제6장 21조 6항) 회장이 공탁금을 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권 회장이 인준을 받던 28일 인 위원장은 공탁금 3만달러를 제출하면 당선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가 권 회장이 개인수표를 써주자 당일 당선증을 전달했다. 무엇이 원칙인지 찾아볼 수 없는 경우다. 추대된 회장이 정관에도 없는 공탁금을 내는 것도 문제지만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다가 머니 오더가 아닌 개인 체크로 공탁금을 전달해도 “알았다”며 눈감아 주는 무원칙은 더더욱 문제다. SF한인회의 이번 사태는 해결 됐다고 해도 개운치 않다.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권욱순 회장이 회장으로 인준 받기 전까지 물밑 작업이 치열했다는 전언이다.
26대 이사회의 핵심인물중 한명은 지난 25일 “모 인사를 한인회장으로 밀려고 한다. 이미 우리측 결정도 났고 그 인사도 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히든카드의 존재는 3일만에 사라졌다. 27일 모처에서 권욱순 회장을 포함한 3명과 26대 관계자 2명이 만나 사전 조율을 통해 권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당일 기자회견이 열리기 3~4시간 전에 이미 권 회장을 추대한다는 소문이 일부에서 퍼져있었고 기자에게 사실여부를 묻는 전화도 이어졌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 이미 결정 난 사항을 가지고 한 번 더 이사회를 명목으로 공식 승인절차를 받은 것뿐이다.
◆SF한인회 앞으로 가느냐, 후퇴하느냐
이제 남은 건 SF한인회가 잘 봉합돼서 굴러가느냐가 관건이다. 한쪽에서는 이건 야합이고 인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한쪽은 사태가 수습돼 다행이라며 반색을 표하기도 했다. 26대에 이어 27대 이사장도 맡게 된 한영인 이사장과 문규만 사무총장 등 26대와 27대의 불편한 동거가 ‘찰떡궁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내분 사태로 이어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파벌을 우려하는 인사도 있다. 거기다가 26대에서 제기한 김홍익 전 선관위원장과의 문제도 아직 해결이 나지 않고 있다. 26대 한인회가 공금유용등으로 김홍익씨를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에 고발을 했다고 발표하자 김홍익씨는 “명예훼손을 당했으며 가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갈지도 안개속이다. 지역 한인들은 한인회 사태가 해결된 만큼 26대와 27대가 잘 어우러져 조속히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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