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연애할 때 애인이 다방에서 수수께끼를 하나 던졌다. 어느날 밤에 도둑이 들어와서 안방으로 향했다. 인기척을 알아챈 주인은 일어나서 도둑을 잡으려고 몽둥이를 들고 문고리를 잡았다. 문을 살며시 여는 순간 반대쪽에서 이 도둑도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었다. 주인과 도둑의 얼굴이 서로 마주쳤을 때 도둑이 주인에게 뭐라했을까라고 애인이 물었다. 온갖 답을 다 해도 틀렸다고 한다. 결국 모르겠다고 하니 답을 가르쳐준다. “까꿍!”이라고…
지난 주, 이 지역의 한인이 경영하는 보석상을 새벽 네시경에 도둑들이 차로 들이박아 쇠창살을 부수고 침입해서 보석을 쓸어갔다고한다. 감시 카메라가 있어도 스키 매스크를 쓰고 침입했으니 무용지물이고, 훔친 보석들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잡히면 모를까 현재로선 범인들이 오리무중이다. 여러 범죄 소식들을 접하며 아직도 불경기임을 실감한다.
옛날에는 옆집의 주부가 동네 감시를 해서 좋았었다. 골목에 이상한 사람이 오면 유심히 관찰하고, 어느 집 앞에서 서성거리면 그 집에다 주의 전화를 하곤 했던 이웃이 성가시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요즘같은 세상에는 더없이 아쉬운 이웃이다. 남편이 은퇴하고 타주로 이사를 가서 때때로 “옛날이 좋았다”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웃들의 이름 열명만 알고 친하게 지낸다면 급할 때 도움을 청할 열명의 사촌이 생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지난 발렌타인 데이 때, 아내와 외식을 하려고 어느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날이 어두워진 여섯시경 집을 나서 차에 올랐는데, 길 맞은 편에 왠 검고 큰차가 엔진을 걸고 서있었다.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집은 할머니 홀로 계신 집인데 전등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손자보러 가신 것 같았지만 이상해서 시동을 걸지 않고 차안에서 그 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가로등에 비친 그 운전사의 얼굴을 식별할 수는 없었지만 그 녀석도 나를 보고있는 것 같았다. 몇분이 흘렀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 녀석이 천천히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저 이상하다는 생각에 차량 등록 번호를 보는 것을 까맣게 잊고 그 차를 관찰만 하고 있었다. 골목을 돌아가서 눈에 안보일 즈음 시동을 걸고 그 집 앞문을 향했더니 두 녀석이 나오는데 한 녀석은 손에 무슨 판을 들고 나왔다. 20대로 보이는 히스패닉계 녀석들이었다. 그들은 걸어서 그 차가 향했던 반대쪽으로 가길래, 차를 집 앞에 다시 세우고 옆집 나무 뒤에 숨어서 봤더니 길 끝에서 만나 그 차를 타고 떠났다.
다음날 그 집으로 할머니를 방문하니 출타중 도둑이 들었다고 했다. 집에는 평판 TV가 작은 것과 큰 것이 있었는데, 작은 것은 없어졌고 큰 것은 현관문까지 나와있었다고 했다. 셰비 서버번 (Chevy Surburban) 정도의 차니, 훔친 물건을 실어도 엄청나게 많이 실어갈 수 있었다. 경찰서로 가서 보고하겠다고 하니, 어느 집에 사는지도 다 알게된 판에 몸조심해야 된다며 할머니는 오히려 말렸다. 자동차 번호판을 안 적었으니 큰 도움은 안되는 것 같았다. 남의 물건을 훔쳐 나오는 그 젊은이들의 뻔뻔스런 행동이 그들을 놓쳤다는 자책감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몇집 아래 사는 이웃의 경찰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의 이야기를 빌리면, 창문을 깨고 침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보통 털 집을 물색하고 다니는데 벨을 눌러 낮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도 해보고, 뒷마당으로 가서 열린 창문이 있는지도 본다고 했다.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할머니의 집으로 들어간 이 도둑들은 장갑을 사용해서 지문이 남지않았다. 어느 보험 에이전트에 의하면 여섯집 중 한 집은 절도 경보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고 했다.
도둑들은 최단시간에 최대로 훔쳐야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될수록 어디를 먼저 뒤져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보통 여자들은 보석 종류를 자신의 속 내의가 든 옷장 서랍에 보관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자들의 심리상 자신만의 비밀을 깊이 간직할 수 있는 곳으로 착각하고 있다. 반대로 도둑은 여자의 속옷이 든 서랍을 제일 먼저 찾는다고 한다. 할머니의 안방 서랍은 모두 열려 있었다. 또한 아시안들은 현찰을 집에 둔다고 믿는 도둑들이 많다. 그래서 모든 서랍들의 내용물을 침대 위에 다 올려 놓고 골라가는 도둑도 있다. 또 베겟닛을 이용해서 싹쓸어 담아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하여튼 누가 나의 잠자리를 다 뒤지고 갔다면 아주 불쾌하다.
도둑이 들어 “도둑이야!”하면 무서워 모두 숨어버리니, 대신에 “불이야!”하고 외치면 모두 뛰쳐 나온다는 옛날 어른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미국에서는 함부로 “불이야!”했다간 오히려 큰코 다칠 수가 있으니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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